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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 마지막 푸른 별을 찾아서

작가 모아사 장르 장르 SF 디스토피아 우주탐사물
◎ 조회수 36 ♡ 추천 0 별로 0
현재 권 지평 마지막 푸른 별을 찾아서

아레스-9의 외계 제국은 인류를 우주로 퍼져서는 안 되는 위험한 종족으로 규정한다. 붉은 왕은 새벽호를 파괴하려 하고, 서윤은 전쟁 없이 살아남는 길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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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 마지막 푸른 별을 찾아서

아레스-9은 붉은 행성이었다.

사막과 암석, 거대한 협곡, 철분이 섞인 먼지 폭풍. 멀리서 보면 화성처럼 보였지만, 가까이 다가가자 그곳에는 문명이 있었다. 붉은 금속으로 지어진 도시들이 대륙 곳곳에 박혀 있었고, 궤도에는 전투 위성이 떠 있었다.

노아가 경고했다.

“고도화된 군사 문명 확인. 다수의 무기 시스템이 새벽호를 조준 중입니다.”

강도현은 즉시 방어 태세를 명령했다.

그러나 상대는 먼저 통신을 보내왔다.

화면에 나타난 존재는 인간과 달랐다. 키가 크고, 피부는 짙은 구릿빛이었으며, 머리에는 뿔처럼 보이는 골격이 있었다. 붉은 갑옷을 입은 그는 왕처럼 앉아 있었다.

그는 자신을 붉은 왕이라고 소개했다.

“지구의 생존자들. 너희가 마침내 여기까지 왔군.”

서윤은 이제 그런 말을 들어도 놀라지 않았다.

“우리를 알고 있습니까?”

“너희의 전쟁 신호는 오래전부터 우주에 퍼졌다. 너희는 스스로의 별을 불태우고도 아직 살아남기를 원한다.”

붉은 왕은 아레스-9의 지배자였다. 그의 문명은 오래전부터 우주의 여러 종족을 감시해왔다. 특히 전쟁으로 고향을 파괴한 뒤 다른 행성을 찾아 나서는 문명들을 위험 대상으로 분류했다.

“그런 종족은 늘 같은 행동을 한다. 처음에는 도움을 구한다. 다음에는 자원을 요구한다. 마지막에는 주인이 되려 한다.”

강도현이 이를 악물었다.

“우리는 침략자가 아닙니다.”

붉은 왕은 차갑게 대답했다.

“아직은.”

새벽호는 아레스-9의 궤도 방어망에 의해 강제로 착륙했다. 대원들은 붉은 왕의 궁전으로 끌려갔다. 궁전은 요새에 가까웠다. 높은 벽, 거대한 병사들, 곳곳의 무기. 아레스-9의 문명은 전쟁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오히려 전쟁을 통제 가능한 질서라고 믿었다.

붉은 왕은 서윤에게 지구의 기록을 보여주었다.

핵폭발. 난민 행렬. 불타는 숲. 바다를 뒤덮은 플라스틱. 전쟁터에서 웃는 병사들. 무인 드론이 사람을 추적하는 장면.

“이것이 너희다.”

서윤은 화면을 외면하지 않았다.

“맞습니다. 하지만 전부는 아닙니다.”

“전부가 아니라는 말로 죽은 별이 살아나는가?”

서윤은 대답하지 못했다.

붉은 왕은 새벽호를 파괴하겠다고 선언했다. 인류가 우주로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 그는 대원들에게 선택권을 주었다. 아레스-9의 감시 아래 남아 살거나, 새벽호와 함께 사라지거나.

대원들 사이에 갈등이 터졌다.

일부는 붉은 왕의 말이 맞다고 생각했다. 인간이 계속 행성을 찾아다니면 언젠가 또 다른 세계를 망칠지도 몰랐다. 마테오조차 깊은 회의에 빠졌다.

“어쩌면 우리가 멈추는 게 맞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강도현은 달랐다.

“우리가 여기서 멈추면 지구 사람들은 죽습니다. 저 왕이 뭐라 하든, 우리에겐 우리 사람들을 살릴 책임이 있습니다.”

서윤은 둘 다 이해했다. 인간은 위험했다. 하지만 인간은 살아남고 싶어 했다. 그 둘 사이에서 평화를 찾는 것이 지평의 진짜 의미였다.

그날 밤, 강도현은 독자적으로 탈출 작전을 시도했다. 그는 아레스-9의 무기고를 장악해 새벽호로 돌아가려 했다. 하지만 작전은 실패했고, 몇몇 대원이 부상을 입었다.

붉은 왕은 분노했다.

“역시 너희는 말보다 무기를 먼저 선택하는군.”

강도현은 피투성이가 된 채 웃었다.

“당신도 무기로 우리를 가뒀잖아.”

두 사람의 말은 모두 맞았다. 그리고 그것이 비극이었다.

서윤은 처형장에 선 강도현을 구하기 위해 붉은 왕 앞에 나섰다.

“그를 죽이면 당신도 우리가 두려워하는 인간과 다르지 않습니다.”

붉은 왕은 그녀를 내려다보았다.

“나는 내 세계를 지키는 것이다.”

“우리도 그랬어요. 모두가 그렇게 말했어요. 내 나라를 지킨다. 내 가족을 지킨다. 내 신념을 지킨다. 그렇게 모두가 지키려다가 지구가 불탔어요.”

붉은 왕의 눈빛이 흔들렸다.

서윤은 계속 말했다.

“당신이 우리를 막으려는 이유는 이해합니다. 하지만 우리를 파괴한다고 인간의 폭력성이 증명되지 않는 건 아니에요. 오히려 우주 전체가 같은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한다는 걸 보여줄 뿐이에요.”

붉은 왕은 침묵했다.

그 순간 아레스-9의 하늘에 검은 문양이 나타났다. 검은 문과 같은 구조였다. 붉은 왕의 얼굴이 굳었다.

“그들이 너희를 따라왔군.”

“그들?”

“심판자들.”

붉은 왕은 처음으로 두려움을 보였다. 그의 문명 역시 오래전 검은 문에게 시험받았다고 했다. 아레스-9은 전쟁 문명이었지만, 스스로를 통제하는 법을 배워 심판을 피했다. 그 대신 다른 위험 종족을 감시하는 역할을 맡았다.

“너희는 아직 심판 전이다. 그래서 내가 막으려 했다. 검은 문이 너희를 실패로 판단하면, 지구만이 아니라 너희와 연결된 모든 흔적이 지워질 것이다.”

서윤은 숨을 삼켰다.

새벽호를 파괴하려던 붉은 왕의 목적은 단순한 증오가 아니었다. 그는 인류를 두려워했고, 동시에 더 큰 심판을 두려워했다.

검은 문양이 사라진 뒤, 붉은 왕은 새벽호를 풀어주었다.

“가라. 하지만 기억하라. 너희가 마지막 문 앞에 섰을 때, 평화를 말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너희는 무기를 내려놓을 수 있어야 한다.”

강도현은 그 말을 들으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새벽호가 아레스-9을 떠날 때, 붉은 왕의 함대는 공격하지 않았다. 대신 붉은 빛의 길을 열어주었다.

그날 이후 강도현은 변하기 시작했다. 그는 여전히 현실적이었지만, 더 이상 모든 문제의 답을 무기에서 찾지 않았다.

서윤은 그것이 작은 변화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우주에서 작은 변화는 때때로 문명의 운명을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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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 #전자책 #eBook #이북 #소설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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