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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 마지막 푸른 별을 찾아서

작가 모아사 장르 SF 디스토피아 우주탐사물
◎ 조회수 40 ♡ 추천 0 별로 0
현재 권 지평: 마지막 푸른 별을 찾아서

두 번째 행성 마레아에는 인간과 거의 똑같은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 그들은 자신들을 제2인류라 부르며, 지구인을 오래전부터 두려워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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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 마지막 푸른 별을 찾아서

마레아는 바다의 행성이었다.

새벽호가 궤도에 진입했을 때, 대원들은 화면 가득 펼쳐진 검푸른 물결을 보았다. 대륙은 거의 없었다. 몇 개의 작은 섬과 빙하 조각, 그리고 바다 위에 떠 있는 거대한 원형 구조물들이 전부였다.

노아의 분석에 따르면 마레아의 대기는 지구와 비슷했고, 수자원은 지나치게 풍부했다. 평균 온도도 안정적이었다. 하지만 육지가 부족하다는 점이 문제였다.

강도현은 화면을 바라보며 말했다.

“인류가 살기에는 좁군.”

서윤은 조용히 대답했다.

“우리가 살기 위해 누군가의 집을 빼앗는다는 전제를 먼저 세우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강도현은 대꾸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침묵 속에는 현실적인 생각이 들어 있었다. 지구에는 아직 수많은 생존자가 남아 있었다. 그들을 모두 살리려면 땅이 필요했다. 물이 필요했고, 식량이 필요했다. 평화라는 말만으로는 사람들을 먹일 수 없었다.

탐사선은 바다 위의 가장 큰 구조물 근처에 착륙했다. 그것은 도시였다. 바다 위에 떠 있는 금속과 유리의 도시. 중심부에는 거대한 탑이 있었고, 그 주변으로 둥근 거주 구역이 펼쳐져 있었다.

놀라운 것은 그곳에 사람이 있었다는 사실이었다.

그들은 인간과 거의 똑같았다. 두 팔과 두 다리, 인간과 비슷한 얼굴, 비슷한 눈. 다만 피부는 지구인보다 조금 더 창백했고, 눈동자는 깊은 바다처럼 검푸른 빛을 띠었다.

그들은 지구인을 보고 놀라지 않았다.

오히려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조용히 무기를 들었다.

아미라는 번역 장치를 켜고 평화의 뜻을 전했다. 한참의 침묵 뒤, 마레아 사람들 중 한 여자가 앞으로 나왔다. 그녀의 이름은 라엔. 마레아 중앙도시의 기록 관리자였다.

라엔은 유창하지는 않지만 이해 가능한 언어로 말했다.

“너희는 결국 왔다.”

서윤은 그 말에 섬뜩함을 느꼈다.

“우리를 알고 있나요?”

“우리는 너희를 기록으로 알고 있다. 첫 번째 지구인. 전쟁의 자식들.”

마레아 사람들은 자신들을 제2인류라고 불렀다. 그들의 조상은 아주 오래전, 지구에서 이곳으로 옮겨졌다고 했다. 누가 옮겼는지는 모른다. 그들은 자신들이 선택받은 사람들이라고 믿는 자들도 있었고, 버려진 실험체라고 믿는 자들도 있었다.

마레아의 역사서에는 지구가 반복해서 등장했다.

푸른 별. 전쟁하는 별. 스스로를 신이라 착각하는 별.

라엔은 서윤에게 오래된 기록을 보여주었다. 기록 속에는 지구의 고대 도시와 비슷한 건축물, 알 수 없는 거대한 검은 문, 그리고 인간들을 관찰하는 빛의 존재들이 그려져 있었다.

“우리의 조상은 지구에서 왔다. 그러나 우리는 지구로 돌아가지 않기로 했다. 지구인은 언제나 같은 길을 걸었기 때문이다. 욕망, 소유, 전쟁, 멸망.”

강도현이 차갑게 말했다.

“우리는 싸우러 온 게 아닙니다.”

라엔은 그를 바라보았다.

“모든 침략자는 처음에 그렇게 말한다.”

마레아 내부에서도 의견은 갈렸다. 일부는 새벽호 대원들을 외교 사절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군사 지도자 카르덴은 그들을 위험한 존재로 판단했다.

카르덴은 대원들을 회의장에 세우고 물었다.

“지구는 어떻게 되었나?”

서윤은 거짓말할 수 없었다.

“무너지고 있습니다.”

“왜 무너졌나?”

“전쟁 때문입니다.”

“누가 전쟁을 일으켰나?”

서윤은 대답하지 못했다.

카르덴은 차갑게 웃었다.

“너희 자신이다.”

그날 밤, 새벽호와의 통신이 차단되었다. 대원들은 사실상 감금 상태가 되었다. 마레아의 일부 세력은 새벽호의 워프 엔진을 빼앗아 지구와의 모든 연결을 끊으려 했다. 그들은 지구인이 다시는 마레아를 찾아오지 못하게 하려 했다.

강도현은 탈출 계획을 세웠다.

“대화로 해결할 수 있는 단계는 지났습니다.”

서윤은 반대했다.

“우리가 무력으로 탈출하면 저들이 믿는 기록이 맞다는 걸 증명하는 셈이에요.”

“그럼 여기서 죽자는 겁니까?”

“죽지 않기 위해서라도 싸우는 방식부터 달라야 해요.”

하지만 상황은 더 악화되었다. 마레아의 젊은 병사 하나가 지구인들을 공격하려다 사고로 사망했다. 카르덴은 그것을 침략 행위로 규정했다. 도시 전체에 경보가 울렸고, 새벽호는 해상 방어망에 포위되었다.

서윤은 마지막으로 라엔을 찾아갔다.

“우리는 완벽하지 않아요. 지구인은 끔찍한 일을 많이 했어요. 하지만 모두가 같은 선택을 한 건 아니에요. 우리 중에는 바꾸려는 사람들도 있었어요. 실패했지만, 그래도 끝까지 막으려 한 사람들이 있었어요.”

라엔은 조용히 물었다.

“그 결과가 지금의 지구인가?”

그 말은 잔인했지만 틀리지 않았다.

서윤은 고개를 숙였다.

“네. 그래서 우리는 도망칠 자격이 없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살아남아야 배울 수도 있어요. 우리가 또 다른 행성을 빼앗으러 온 게 아니라는 걸 증명할 기회를 주세요.”

라엔은 긴 침묵 끝에 그녀를 도왔다.

대원들은 마레아의 하부 수로를 통해 탈출했다. 검은 바닷물이 유리 벽 너머로 출렁였고, 심해 생물처럼 생긴 거대한 기계들이 도시 아래를 지나갔다. 카르덴의 병사들이 뒤쫓아왔지만, 라엔은 도시 방어망의 일부를 일시적으로 정지시켰다.

새벽호는 간신히 이륙했다.

그러나 떠나기 직전, 카르덴의 함선이 발포했다. 새벽호의 외부 모듈 일부가 손상되었다. 강도현은 반격하려 했다.

“저들이 먼저 쐈습니다.”

서윤이 외쳤다.

“쏘지 마세요!”

“우리가 죽습니다!”

“쏘면 이 전쟁은 끝나지 않아요!”

강도현은 이를 악물었다. 그러나 그는 발포 명령을 내리지 않았다. 새벽호는 반격 없이 방어막만 펼친 채 마레아의 중력권을 빠져나갔다.

마레아는 거주 후보에서 제외되었다. 하지만 그곳에서 얻은 것은 단순한 실패가 아니었다. 대원들은 인간과 닮은 또 다른 인간을 만났고, 그들이 지구인을 두려워하는 이유를 이해했다.

라엔은 마지막 통신을 보냈다.

“한서윤. 너희가 찾는 새 행성은 너희를 구원하지 못한다. 너희가 변하지 않으면, 어떤 별도 결국 지구가 된다.”

서윤은 그 말을 오래도록 잊지 못했다.

그날 밤, 노아는 마레아의 기록에서 또 다른 문장을 복구했다.

제2인류 분리 성공.
제1인류는 계속 관찰.
전쟁 본능 억제 실패.
다음 단계: 심판 보류.

엘레나는 화면을 보며 낮게 말했다.

“누군가 우리를 실험하고 있어.”

아미라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실험은 아직 끝나지 않았어요.”

서윤은 창밖의 별들을 바라보았다.

지구가 무너진 것은 인간의 잘못이었다.
하지만 인간이 그렇게 되도록 누군가 지켜보고, 기록하고, 어쩌면 유도했다면.

그렇다면 지평 프로젝트는 단순한 탈출이 아니었다.

그것은 오래된 실험실의 문을 여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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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 #전자책 #eBook #이북 #소설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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