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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의 각성자

작가 모아사 장르 현대 판타지 / 히어로 액션 / 초능력 배틀 / 글로벌 범죄 액션 / 한국형 슈퍼히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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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권 태극의 각성자 8화 상파울루의 붉은 항구

브라질 상파울루의 밤은 뜨겁고 습했다. 도시 외곽 항구에는 거대한 컨테이너들이 산처럼 쌓여 있었고, 크레인들은 어둠 속에서 괴물의 팔처럼 움직이고 있었다. 멀리서는 음악 소리와 자동차 경적이 들렸지만, 항구 안쪽은 이상할 만큼 조용했다. 블랙마스크의 남미 책임자는 루시아노 베가. 겉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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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의 각성자 8화 상파울루의 붉은 항구

브라질 상파울루의 밤은 뜨겁고 습했다.
도시 외곽 항구에는 거대한 컨테이너들이 산처럼 쌓여 있었고, 크레인들은 어둠 속에서 괴물의 팔처럼 움직이고 있었다. 멀리서는 음악 소리와 자동차 경적이 들렸지만, 항구 안쪽은 이상할 만큼 조용했다.

블랙마스크의 남미 책임자는 루시아노 베가.
겉으로는 물류 회사 대표였지만, 실제로는 인신매매와 장기 밀매, 마약 운송을 장악한 카르텔 보스였다. 그는 사람을 화물처럼 분류하고, 목숨을 가격표로 계산했다.

도윤은 항구 입구에서 멈춰 섰다.
멀리 있는 컨테이너들 안에서 수많은 두려움이 느껴졌다. 어른도 있었고, 아이도 있었다. 어떤 감정은 너무 약해서 금방이라도 꺼질 것 같았다.

“여기입니다.”

그의 목소리는 낮았다.

이유나가 컨테이너 번호를 확인했다.

“열 신호는 최소 80명. 하지만 다른 구역에도 더 있을 수 있어.”

민재우는 주변 전력망을 끊을 준비를 했다.

“이번엔 조용히 구출하고 나가는 겁니까?”

강태산은 고개를 저었다.

“루시아노는 도망에 능하다. 사람들을 구하는 동시에 그를 붙잡아야 한다.”

항구 중앙 건물 위에서 웃음소리가 들렸다.
루시아노 베가가 난간에 서 있었다. 하얀 양복, 금목걸이, 손에는 시가. 그는 아래를 내려다보며 손뼉을 쳤다.

“드디어 왔군! 한국에서 온 정의의 사나이!”

도윤은 그를 올려다봤다.

“사람들을 풀어줘.”

루시아노는 크게 웃었다.

“이봐, 영웅. 세상은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솔직해. 돈 있는 사람은 사고, 힘없는 사람은 팔린다. 그게 시장이야.”

도윤의 태극빛이 조용히 피어올랐다.

“사람을 물건으로 보는 놈들은 꼭 똑같은 말을 하더라.”

루시아노가 손가락을 튕겼다.
항구 곳곳에서 무장한 병사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럼 어디 네 정의가 총알보다 빠른지 보자.”




총성이 항구를 뒤흔들었다.
도윤은 즉시 태극장을 펼쳐 컨테이너 앞을 막았다. 총알들이 푸른 막에 부딪혀 튕겨 나갔다. 민재우는 전력망을 타고 전류를 퍼뜨려 조명을 껐다 켰다 반복했고, 이유나는 컨테이너 잠금장치를 금속째 뜯어냈다.

문이 열리자 안에서 사람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들은 빛을 보고도 바로 나오지 못했다. 너무 오랫동안 갇혀 있었기 때문이다. 도윤은 그들에게 한국말이 아닌 짧은 영어로 말했다.

“Run. We are here to help.”

사람들이 하나둘 움직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루시아노의 능력은 그때 드러났다.
그가 손을 펼치자 주변 사람들의 몸이 갑자기 굳었다. 무장 병사들뿐 아니라 구출되던 피해자들까지 인형처럼 멈춰 섰다.

강태산이 말했다.

“혈류 조작이다. 사람 몸속의 피 흐름을 건드린다.”

도윤의 얼굴이 굳었다.

“그럼 사람들을 방패로 쓸 수 있다는 거네요.”

루시아노는 웃었다.

“정답!”

그는 손을 움직여 피해자 몇 명을 앞으로 세웠다.
총구와 도윤 사이에 무고한 사람들이 놓였다. 도윤은 공격할 수 없었다. 루시아노는 그것을 알고 있었다.

“영웅은 참 불편한 직업이야. 지켜야 할 게 너무 많거든.”

도윤은 천천히 숨을 들이마셨다.
분노가 치밀었지만, 사막에서 배운 강태산의 말이 떠올랐다. 삼킨 분노만이 힘이 된다.

그는 사람들의 몸속 감정을 느꼈다.
두려움, 고통, 살고 싶다는 간절함. 피의 흐름까지는 조작할 수 없지만, 그 흐름을 억누르는 악의를 찾을 수 있었다.

도윤은 태극장을 날카롭게 좁혔다.
넓은 방어막이 아니라, 실처럼 가는 힘으로 루시아노의 조작 신호를 하나씩 끊어냈다.

피해자들의 몸이 풀렸다.

루시아노의 미소가 사라졌다.

“너, 점점 귀찮아지는군.”


루시아노는 직접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의 능력은 단순히 피를 조종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는 자신의 혈류를 폭발적으로 가속시켜 인간을 뛰어넘는 속도와 힘을 냈다. 하얀 양복이 붉은 잔상처럼 항구를 가로질렀다.

도윤은 그를 눈으로 따라가기 어려웠다.
순식간에 옆구리에 충격이 왔다. 몸이 컨테이너에 부딪혔다. 숨이 막혔다. 루시아노는 웃으며 다시 달려왔다.

“영웅 놀이도 몸이 따라줘야 하는 거야!”

도윤은 방어막을 펼쳤지만, 루시아노는 빈틈을 노려 계속 파고들었다.
방어막이 넓으면 느리고, 좁히면 다른 곳이 뚫렸다. 도윤은 얻어맞으며 뒤로 밀렸다.

민재우가 전기를 쐈다.
하지만 루시아노는 피의 흐름을 바꿔 근육 반응을 순간적으로 증폭시키며 전기를 피해냈다. 이유나가 금속 컨테이너를 움직여 길을 막았지만, 그는 벽을 타고 넘어왔다.

도윤은 바닥에 무릎을 짚었다.
입안에서 피 맛이 났다. 루시아노는 그의 앞에 서서 고개를 기울였다.

“너는 강해질 자질이 있어. 하지만 너무 많은 사람을 지키려 하니까 약한 거야.”

도윤은 숨을 몰아쉬며 웃었다.

“그 말… 악당들이 꼭 한 번씩 하더라.”

“틀린 말은 아니지.”

“아니. 틀렸어.”

도윤은 천천히 일어섰다.

“사람을 지키려고 하기 때문에 강해지는 거야.”

그 순간 항구 전체에서 구출된 사람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누군가는 아이를 안고 뛰었고, 누군가는 쓰러진 사람을 부축했다. 민재우와 이유나는 그들을 보호하며 길을 열었다.

도윤은 그 감정들을 느꼈다.
두려움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희망, 분노, 살고 싶다는 의지, 서로를 지키려는 마음. 그것들이 도윤의 태극장 안으로 흘러들어왔다.

빛이 커졌다.

루시아노가 처음으로 뒤로 물러났다.

“뭐냐, 그 힘은?”

도윤은 주먹을 쥐었다.

“혼자 강한 힘이 아니야.”


도윤의 태극장이 항구 전체에 퍼졌다.
그것은 방어막이면서 길이었다. 피해자들이 도망칠 수 있는 안전한 통로가 생겼고, 총알과 폭발물은 그 길에 닿지 못했다. 동시에 루시아노의 혈류 조작은 태극장 안에서 균형을 잃었다.

루시아노는 분노했다.

“내가 만든 왕국을 네가 무너뜨릴 수 있을 것 같아?”

도윤은 대답하지 않고 앞으로 걸어갔다.
루시아노가 다시 달려들었다. 이번에는 도윤이 그의 움직임을 보았다. 정확히는 속도를 본 것이 아니라, 공격하기 직전의 악의를 읽었다.

도윤은 반 박자 먼저 손을 뻗었다.
태극장이 루시아노의 발목을 붙잡았다. 루시아노의 몸이 앞으로 고꾸라졌다. 그는 다시 일어나려 했지만, 이유나가 항구 크레인의 금속 와이어를 내려 그의 몸을 묶었다.

민재우가 낮은 전류를 흘려 움직임을 멈췄다.

루시아노는 이를 갈았다.

“나를 잡아도 시장은 사라지지 않아. 누군가는 또 팔고, 누군가는 또 살 거다.”

도윤은 그의 앞에 앉았다.

“맞아. 세상은 한 번에 깨끗해지지 않아.”

그는 루시아노의 금목걸이를 뜯어냈다.

“그래서 한 놈씩 치우는 거야.”

항구에는 경찰과 국제 구조대가 들이닥쳤다.
컨테이너 안의 사람들은 모두 구출되었다. 일부는 울었고, 일부는 도윤의 손을 붙잡고 고맙다고 말했다. 도윤은 그 말에 제대로 대답하지 못했다.

그는 너무 많은 공포를 느꼈고, 너무 많은 고통을 보았다.

그날 밤, 루시아노의 기억 속에서 도윤은 마지막 좌표를 보았다.
북극권 가까운 곳, 얼음으로 뒤덮인 섬. 그곳에 빅토르 크레인의 본부가 있었다.

강태산이 말했다.

“드디어 심장부다.”

도윤은 피 묻은 손을 내려다봤다.

“아니요.”

그는 차갑게 말했다.

“심장부가 아니라 무덤입니다. 이제 그곳에 블랙마스크를 묻으러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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