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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의 각성자

작가 모아사 장르 현대 판타지 / 히어로 액션 / 초능력 배틀 / 글로벌 범죄 액션 / 한국형 슈퍼히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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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권 태극의 각성자 6화 베를린의 검은 은행

사막 작전 이후 세계 언론은 이상한 소문으로 들끓었다. 이집트 서부의 불법 수용소가 무너졌고, 수백 명의 실종자가 구조되었다는 뉴스가 퍼졌다. 하지만 구조 작전의 주체는 어디에도 나오지 않았다. 블랙마스크는 침묵하지 않았다. 며칠 뒤, 유럽 금융 시장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독일 베를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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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의 각성자 6화 베를린의 검은 은행

사막 작전 이후 세계 언론은 이상한 소문으로 들끓었다.
이집트 서부의 불법 수용소가 무너졌고, 수백 명의 실종자가 구조되었다는 뉴스가 퍼졌다. 하지만 구조 작전의 주체는 어디에도 나오지 않았다.

블랙마스크는 침묵하지 않았다.
며칠 뒤, 유럽 금융 시장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독일 베를린에 있는 거대 투자은행 세 곳에서 동시에 비밀 계좌 자료가 삭제되었다. 그 계좌들은 블랙마스크의 자금 흐름을 추적할 수 있는 핵심 증거였다.

강태산은 말했다.

“다음 상대는 돈을 지키는 악당이다.”

그의 이름은 에른스트 발터.
겉으로는 존경받는 금융가였지만, 실제로는 독재자와 범죄 조직의 돈을 세탁해 온 인물이었다. 그는 전쟁에서 번 돈을 깨끗한 기부금으로 바꾸고, 사람들의 피가 묻은 자금을 예술 재단과 병원 기금으로 포장했다.

도윤은 사진을 보며 말했다.

“칼이나 총보다 더 나쁜 사람이네요.”

서하린이 고개를 끄덕였다.

“돈의 흐름을 숨기면 범죄도 사라진 것처럼 보이니까요.”

베를린은 차가웠다.
회색 하늘 아래 오래된 건물들과 현대식 유리 빌딩이 뒤섞여 있었다. 도윤은 거리를 걸으며 묘한 압박감을 느꼈다. 이 도시는 전쟁의 기억과 돈의 냄새를 동시에 품고 있었다.

에른스트의 은행은 도시 중심부에 있었다.
겉으로는 고급스럽고 조용했다. 로비에는 대리석 바닥과 거대한 샹들리에가 있었고, 직원들은 정중하게 웃었다. 하지만 도윤은 그 웃음 뒤에서 썩은 냄새 같은 악의를 느꼈다.

민재우가 작게 말했다.

“여기 직원들 다 악당은 아니겠죠?”

도윤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대부분은 모르는 것 같습니다. 문제는 위층이에요.”

엘리베이터가 최상층으로 올라갔다.
문이 열리는 순간, 에른스트 발터가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잔을 들고 미소 지었다.

“환영합니다. 태극의 각성자.”




에른스트 발터는 싸울 준비가 된 사람처럼 보이지 않았다.
그는 노년의 신사처럼 천천히 움직였고, 목소리는 부드러웠다. 하지만 도윤은 그에게서 깊고 차가운 탐욕을 느꼈다. 그것은 불꽃 같은 분노가 아니라, 얼음처럼 계산된 욕망이었다.

“당신은 사람들을 구한다고 생각하겠지요.”

에른스트가 말했다.

“하지만 세상은 돈으로 움직입니다. 돈을 모르는 정의는 오래가지 못합니다.”

도윤은 그를 노려봤다.

“그래서 전쟁 범죄자의 돈을 숨겨줬습니까?”

에른스트는 웃었다.

“전쟁이 없으면 무기 회사가 무너지고, 무기 회사가 무너지면 노동자가 굶습니다. 악은 언제나 누군가의 생계를 먹여 살리지요.”

도윤은 한 걸음 앞으로 나섰다.

“그런 말로 피해자들 무덤 위에 금고를 세운 걸 정당화할 수는 없습니다.”

에른스트가 손가락을 튕겼다.
순간 사무실 벽면의 금고들이 열리더니, 안에서 검은 카드들이 날아올랐다. 카드들은 얇은 금속처럼 변하며 칼날이 되었다.

이유나가 바로 반응했다.
그녀는 금속 칼날들을 붙잡으려 했지만, 이상하게도 칼날들은 그녀의 조작을 빠져나갔다.

“합금이 아니야. 능력으로 만든 가짜 금속이야!”

에른스트는 미소 지었다.

“돈은 실체가 없습니다. 믿음이 곧 가치죠. 내 능력도 그렇습니다. 사람들이 믿는 가치가 칼이 되고, 방패가 됩니다.”

사무실 바닥에 숫자들이 떠올랐다.
주가, 환율, 채권, 계좌 번호. 그것들이 빛나는 사슬처럼 변해 도윤 일행을 묶으려 했다.

민재우가 전기를 쐈지만 숫자 사슬은 흩어졌다가 다시 모였다.

도윤은 깨달았다.
에른스트의 힘은 사람들의 탐욕과 불안을 이용한다. 돈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공포, 더 많이 갖고 싶다는 욕망. 그 감정들이 이 방 안에서 무기가 되고 있었다.

도윤은 눈을 감았다.
그리고 자신의 욕망을 들여다봤다. 평범하게 살고 싶다는 욕망, 어머니를 지키고 싶다는 욕망, 인정받고 싶다는 욕망. 그것 역시 부정할 수 없는 인간의 일부였다.

“돈이 나쁜 게 아니야.”

그가 천천히 말했다.

“사람보다 돈을 위에 놓는 네가 나쁜 거지.”

태극빛이 그의 발밑에서 퍼졌다.



도윤의 태극장은 숫자와 사슬 사이로 스며들었다.
그는 에른스트의 힘을 부수려 하지 않았다. 대신 그 안에 섞인 감정의 균형을 흔들었다. 탐욕에는 두려움이 붙어 있고, 두려움에는 결핍이 붙어 있었다.

에른스트의 얼굴이 처음으로 굳었다.

“무슨 짓을 하는 거지?”

도윤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는 사슬에 묶인 채 눈을 감고 집중했다. 사람들의 돈에 대한 불안을 자신의 안으로 끌어들였다. 손해에 대한 공포, 가난에 대한 기억, 빚 독촉의 두려움. 그것들은 낯설지 않았다. 도윤도 평범한 월급쟁이였기 때문이다.

그는 그 감정들을 이해했다.
그리고 이해했기 때문에 휘둘리지 않을 수 있었다.

태극빛이 강해졌다.
숫자 사슬들이 하나둘 깨지기 시작했다. 민재우가 전기를 집중했고, 이유나가 실제 금속 금고들을 열어젖혔다. 숨겨진 서버룸으로 가는 문이 드러났다.

에른스트는 소리쳤다.

“그 자료가 세상에 공개되면 금융 시장이 무너진다!”

강태산이 차갑게 말했다.

“무너지는 건 시장이 아니라 네가 세운 거짓말이다.”

서버룸 안에는 수천 개의 비밀 계좌가 저장되어 있었다.
독재자의 돈, 테러 조직의 돈, 불법 무기 거래 자금, 납치와 인신매매로 벌어들인 돈. 화면마다 사람들의 고통이 숫자로 바뀌어 있었다.

도윤은 주먹을 쥐었다.

“이걸 공개하면 많은 사람이 다치지 않을까요?”

서하린이 통신으로 말했다.

“그래서 필요한 자료만 국제 수사기관에 넘길 겁니다. 무고한 사람들의 돈은 보호하고, 범죄 자금만 드러내야 해요.”

에른스트가 마지막 발악을 했다.
그는 자기 심장에 손을 얹고 모든 금융 데이터를 폭발시키려 했다. 숫자들이 검은 태풍처럼 회전했다.

도윤은 태풍 한가운데로 뛰어들었다.

“네가 숨긴 돈 때문에 죽은 사람들의 이름을 하나라도 기억하냐?”

에른스트는 대답하지 못했다.



도윤은 에른스트의 손목을 붙잡았다.
기억이 흘러들어왔다. 고급 만찬장, 비밀 계약서, 피 묻은 다이아몬드, 난민 캠프 옆에서 웃고 있는 무기상들. 그리고 에른스트가 서명한 수많은 거래 문서들.

그 모든 기억 뒤편에는 한 장면이 있었다.
젊은 시절의 에른스트가 가난한 집에서 돈 때문에 가족을 잃는 장면. 그는 그날 세상에서 가장 강한 것은 돈이라고 믿게 되었다. 그리고 돈 앞에 무릎 꿇지 않기 위해, 스스로 돈의 괴물이 되었다.

도윤은 그 기억을 보고도 흔들리지 않았다.

“네가 불쌍하다고 해서 네 죄가 사라지는 건 아니야.”

태극빛이 에른스트의 능력을 감쌌다.
숫자 태풍은 서서히 멈췄고, 검은 카드들은 종잇조각처럼 바닥에 떨어졌다. 에른스트는 무릎을 꿇었다.

베를린의 밤, 거대한 금융 범죄의 증거가 안전하게 확보되었다.
다음 날 세계 주요 수사기관은 동시에 압수수색에 들어갔고, 여러 나라의 정치인과 기업인들이 체포되었다.

그러나 도윤은 기뻐할 수 없었다.
에른스트의 기억 속에서 빅토르 크레인의 다음 계획을 보았기 때문이다.

뉴욕.
세계 최대 규모의 데이터 센터.
인류의 개인정보와 금융 정보, 군사 위성망까지 연결된 검은 서버.

블랙마스크는 돈을 잃자 정보를 무기로 삼으려 했다.

민재우가 말했다.

“이제 미국입니까?”

도윤은 창밖의 회색 하늘을 바라봤다.

“네. 이번엔 세계의 머리를 노리는 것 같습니다.”

강태산은 조용히 말했다.

“크레인이 점점 급해지고 있다.”

도윤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일부러 우리를 부르는 겁니다.”

그는 손바닥에 남은 차가운 감각을 느꼈다.

“그 사람이 원하는 건 세계 정복이 아니라, 제가 끝까지 성장하는 걸 보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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