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시절, 공원에서 만난 낯선 남자아이와 함께한 기차놀이. 아이는 들어본 적 없는 역 이름들을 차례로 부르다가 “다음은 키사라기 역”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다음 역이 “요모즈 역”이라며 반드시 키사라기 역에서 되돌아가야 한다고 경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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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코니코 동영상에서 무서운 영상을 대충 틀어놓고 보고 있었는데,
「키사라기 역」이라는 게 있었다.
관련이 있는지 없는지는 모르겠지만,
나한테도 한 가지 이야기가 있다.
그걸 보고 나서, 왠지 어디선가 들은 적이 있는 것 같아서
한동안 생각해 봤는데, 내가 초등학교 2학년이나 3학년쯤이었을 때
그 역 이름을 들은 적이 있었다.
그것도 전혀 모르는 아이의 입에서.
지금으로부터 12년 정도 전의 일이다.
여름방학 때, 우리 가족과 친척 가족이 함께
근처에 있는 큰 공원으로 피크닉 겸 놀러 갔다.
무슨 구릉공원?
기억은 흐릿하지만, 놀이기구도 어느 정도 있었고 꽤 넓은 곳이었다.
나는 남동생, 사촌 두 명과 함께 총 네 명이서
이것저것 하며 실컷 놀았다.
놀이기구를 타고 놀기도 하고,
술래잡기를 하기도 하고,
고무공으로 축구를 하기도 했다.
저녁 무렵이 되자 웬만한 놀이는 다 해버려서,
다음엔 뭘 할까 하고 의논하고 있었다.
그때 다섯 살 정도 되어 보이는 남자아이가
우리를 빤히 바라보고 있는 걸 사촌이 알아차리고 나한테 알려줬다.
주변에는 부모로 보이는 어른도 없었다.
그래서 일단 말을 걸어봤다.

그 아이는 조금 부끄러운 듯이
“같이 놀래.”
라고 말했다.
그래서 우리 놀이에 끼워 주고,
무엇을 하고 놀지 다시 의논하기 시작했다.
그 아이가
“기차놀이가 하고 싶어.”
라고 제안했고, 모두가 찬성했다.
우리는 줄넘기를 준비해서 놀기 시작했다.
나까지 합쳐서 다섯 명이었기 때문에 줄이 짧았다.
어쩔 수 없이 한 명분의 공간이 모자랐다.

그래서 번갈아 가면서 교대로
맨 앞의 차장 역할을 하며 놀고 있었다.
그런데 그 아이가 차장 역할을 하게 되었을 때,
“전부 다 타 줬으면 좋겠어.”
라고 말했다.
결국 우리는 억지로 전부 줄 안에 들어갔다.
저녁이라고는 해도, 서로 몸이 붙어 있으니 더웠다.
그래도 차례대로 노는 중이었으니 그대로 계속했다.
맨 앞에 선 그 아이는 아주 즐거운 듯이,
“다음은 ○○역입니다.”
하고 안내 방송을 해주었다.
하지만 그 역 이름들은 전부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곳이었다.
효과음도 우리가 하던 것처럼
“덜컹덜컹”이 아니라,
“슈슈!”
였다.
지금 생각해 보면, 기차놀이라면 그 아이가 맞았던 것 같다.
우리는 전철처럼 “덜컹덜컹” 하고 있었으니까.
그렇게 한동안 놀고 있는데, 그 아이가 말했다.
“다음은 키사라기 역입니다.”

그렇게 말하면서 뒤를 돌아보고
우리 얼굴을 하나하나 보기 시작했다.
갑자기 그 아이가 뒤를 돌아보길래,
내가 물었다.
“왜 그래?”
그러자 그 아이가 말했다.
“그다음은 요모즈 역이니까, 키사라기 역에서 되돌아가자.”

그래서 내가 제일 뒤에 있었기 때문에
그 자리에서 뒤돌아 서서 맨 앞이 되었고,
우리는 다시 반대 방향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조금 지나자 부모님들이 우리를 찾고 있었고,
“이제 집에 가자!”
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그래서 그 아이에게
오늘 고마웠다는 식으로 인사를 하려고 했는데,
그 아이는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그때는 그냥
‘어느새 집에 갔나 보다’
하고 생각했다.
딱히 이상하게 여기지도 않았다.
그저 즐거웠다는 느낌으로 끝난 일이었다.
그런데 그 영상을 보고 나서,
갑자기 이 일이 떠올랐다.
그리고 이상하게 무서워지기 시작했다.
그 아이에게 이름을 물어봤던 것 같긴 한데,
아무리 생각해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