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홍천강은 여름이면 피서객이 많이 찾는 강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물이 맑고 얕아 보이지만, 실제로는 바닥이 갑자기 꺼지는 곳이 많고, 비가 온 뒤에는 유속이 크게 빨라진다. MBC 보도에 따르면 홍천강은 평소 유속이 느릴 때도 있지만 비가 오면 최대 초속 5m 이상까지 빨라질 수 있고, 강 밖에서는 그 속도를 가늠하기 어렵다고 한다. 최근 5년 동안 홍천강에서 11명이 숨졌다는 보도도 있었다.
이 때문에 오래전부터 홍천강 주변에는 이런 말이 돌았다.
“저 강은 사람을 잡아간다.”
“남자는 삼키고, 여자는 뱉는다.”
“물귀신이 자기 대신 죽을 사람을 끌어간다.”
처음에는 단순한 물놀이 사고처럼 보였다.
하지만 사고가 반복되자 사람들은 강 자체에 무언가가 있다고 믿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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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홍천강 괴담의 배경
홍천강 괴담은 단순히 “귀신이 나온다”는 이야기만으로 유명해진 게 아니다. 실제로 이 지역은 과거부터 익사 사고가 자주 언급됐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2008년부터 2012년까지 5년 동안 홍천강에서는 연평균 13명의 익사자가 발생해 ‘마의 홍천강’이라는 오명을 쓰기도 했다. 이후 홍천군은 구명조끼 무료 대여소를 운영하고 안전 대책을 강화했다고 한다.
특히 홍천강 사고에서 자주 등장하는 키워드는 다슬기다.
다슬기를 잡으려는 사람들이 처음에는 얕은 곳에서 시작하지만, 바닥만 보고 걷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깊은 쪽으로 들어간다. YTN 보도에서도 다슬기를 잡던 사람들이 바닥의 다슬기만 보고 점점 깊은 곳으로 가다가 사고를 당한다고 설명했다. 물속 바닥에는 이끼가 많아 미끄럽고, 옆으로 조금만 이동해도 수심이 갑자기 깊어지는 곳이 있다고 한다.
이런 현실적인 위험이 반복되면서 괴담은 점점 살을 붙였다.
“분명 얕은 곳이었는데 갑자기 발밑이 사라졌다.”
“뒤에서 누가 발목을 잡아당기는 느낌이 들었다.”
“물속에서 여자의 머리카락 같은 게 보였다.”
“살아 나온 사람은 있어도, 왜 빠졌는지 설명하지 못한다.”
이런 식의 말들이 지역 괴담처럼 퍼진 것이다.
2. ‘하이힐 여인’과 물귀신 소문
SBS 〈그것이 알고 싶다〉 954회는 2014년 9월 13일 방송된 〈홍천강 괴담의 비밀 - 익사체에 남은 손자국〉 편이다. 이 방송을 계기로 홍천강 괴담은 전국적으로 더 유명해졌다. SBS 공식 다시보기 페이지에도 해당 회차 제목이 “홍천강 괴담의 비밀 - 익사체에 남은 손자국”으로 올라와 있다.
방송 관련 기사들에 따르면 이 괴담은 오래전 하이힐을 신은 여자가 홍천강에서 다슬기, 또는 골뱅이를 줍다가 빠져 죽었다는 이야기에서 시작됐다고 전해진다. 이후 외지인이 홍천강에 와서 익사하는 일이 이어지자, 주민들 사이에서는 “그 여자가 물귀신이 되어 사람을 데려간다”는 소문이 돌았다고 한다.
이 괴담의 무서운 점은 설정 자체가 매우 기묘하다는 데 있다.
보통 강에서 다슬기를 줍는 사람은 편한 신발을 신는다.
그런데 괴담 속 여인은 하이힐을 신고 있었다.
강가와 어울리지 않는 차림, 그리고 그 이후 이어졌다는 익사 사고들.
이 부자연스러운 조합이 괴담성을 키웠다.

사람들은 이렇게 말했다.
“그 여자는 아직도 자기가 죽은 걸 모른다.”
“물속에서 사람 발목을 붙잡고 자기 대신 데려가려 한다.”
“특히 외지인을 노린다.”
“밤에 강가를 보면 물 위에 여자가 서 있다.”
물론 이런 이야기들은 확인된 사실이라기보다, 실제 사고가 반복되면서 만들어진 지역 괴담에 가깝다.
3. 〈그것이 알고 싶다〉의 ‘익사체 손자국’ 사건
홍천강 괴담이 가장 크게 퍼진 계기는 한 여성의 죽음이었다.
방송 관련 보도에 따르면, 2년 전 여름 홍천강에서 한 여성의 시신이 떠올랐다. 처음에는 단순 익사처럼 보였다. 하지만 시신의 목 부위에서 무언가에 눌린 듯한 흔적, 즉 ‘손자국’이 발견되며 사건은 미궁으로 들어갔다.
처음 사람들은 또다시 물귀신 이야기를 꺼냈다.
“홍천강 귀신이 데려간 거다.”
“하이힐 여자가 또 나타난 거다.”
“물속에서 누군가 목을 눌렀다.”
하지만 방송과 기사들이 추적한 방향은 괴담이 아니라 범죄 가능성이었다.
보도에 따르면 고인의 가족들은 피해자가 평소 물을 무서워했기 때문에 혼자 강에 들어갔을 리 없다고 주장했다. 또 제작진은 가족 의뢰로 휴대전화 데이터를 복원했고, 사망 직전 홍천강에서 촬영된 46분 분량의 영상을 확인했다는 내용도 보도됐다. 당시 주변에는 부부 외에 사람이 거의 없었고, 남편이 사람들과 마주치기를 꺼렸다는 목격자 진술도 언급됐다.
법의학자들은 익사체에 목을 조른 듯한 흔적이 발견된 점을 주목했다. 기사들에 따르면 여러 정황상 남편이 용의자로 좁혀졌고, 남편은 아내를 살해한 혐의로 무기징역을 받은 것으로 보도됐다.
즉, 〈그것이 알고 싶다〉가 보여준 결론은 이렇다.
사람들은 물귀신을 의심했지만, 진짜 무서운 것은 사람이었다.
홍천강 괴담은 그래서 더 섬뜩하다.
처음에는 귀신 이야기로 시작하지만, 파고들수록 현실의 범죄와 사고가 드러나기 때문이다.
4. MBC 〈심야괴담회〉 ‘검은 강’과 각시바위 괴담
홍천강 괴담은 MBC 〈심야괴담회〉에서도 다뤄졌다. 2021년 8월 5일 방송된 휴가 특집에서 김강우가 ‘검은 강’이라는 괴담을 소개했는데, 사연자는 어린 시절 홍천강에 놀러 갔다가 이상한 일을 겪었다고 전했다. iMBC 기사에 따르면 사연자는 각시바위에서 뒤를 돌아보지 않는 이상한 여인을 봤고, 이후 꿈에서도 그 존재에게 시달렸다고 한다.
이 이야기에서 가장 유명한 문장이 바로 이것이다.
“남자는 삼키고 여자는 뱉는다.”
심야괴담회 관련 기사에 따르면 방송에서는 홍천강이 특히 남자가 많이 죽는 곳으로 알려졌고, “여자들은 물에 빠져도 밀어낸다더라”는 식의 이야기도 나왔다. 다만 방송 내에서도 곽재식은 남성들이 호기심이나 음주 후 물에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는 식의 현실적 해석을 덧붙였다.
각시바위 괴담의 분위기는 이런 식이다.
홍천강 어딘가에 각시바위라 불리는 바위가 있다.
그 근처에서는 물놀이를 조심해야 한다.
강가에 젊은 여자가 서 있는데, 절대 말을 걸면 안 된다.
그 여자는 뒤돌아보지 않고 강만 보고 있다.
그리고 그 여자를 본 사람은 꿈에서 계속 검은 강물을 본다.

물속에서는 누군가가 부른다.
“이리 와.”
“여기 얕아.”
“괜찮아.”
하지만 한 걸음 더 들어가는 순간, 발밑이 꺼진다.
무릎까지 오던 물이 갑자기 가슴까지 차오르고, 발목에는 차가운 손이 감긴다.
살려고 발버둥치지만 바닥은 미끄럽고, 강물은 몸을 안쪽으로 끌고 간다.

이런 식으로 홍천강 괴담은 실제 수난 사고의 위험성과 물귀신 서사가 결합된 형태로 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