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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보 바위 — 죄인을 등에 업은 검은 바위의 기억

모아사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추천 0 비추천 0 댓글 0 조회수 114 작성일 2026-06-23 18:59:49 수정일 2026-06-23 18:59:49
전문 주소 https://moasa.co.kr/horror/184

原著作者:2010/09/27 02:44 なつのさん 「怖い話投稿:ホラーテラー」


시간은 밤 10시를 조금 넘긴 어느 겨울날이었다.


나를 포함해 세 사람이 탄 차는 한밤중의 국도를 평균 시속 80킬로미터 정도로 달리며, 바닷바람 냄새를 따라 바다 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오이보 바위 — 죄인을 등에 업은 검은 바위의 기억.png


내가 사는 마을에서 차로 두 시간 정도 달리면 태평양이 보이는 도로가 나온다. 그 길을 잠시 서쪽으로 가면 해안선을 따라, 겨우 숲이라고 부를 만한 소나무숲이 보인다.


우리가 지금 향하고 있는 곳은 바로 그 소나무숲이었다.


오이보 바위.


그 소나무숲 안쪽에 그렇게 불리는 바위가 있다고 한다. 자세한 내용은 모르지만, 뭔가 어두운 사연이 있는 바위라는 것 같았다.


오이보 바위를 보는 것.

그것이 오늘 담력시험 겸 오컬트 투어의 목적이었다.


제안자는 뒷좌석에서 자고 있는 친구 K였다. 운전석에는 S, 조수석에는 나. 늘 다니던 멤버였다.


차 안에서는 소문을 알아 온 K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멀미로 뻗어 버렸기 때문에, 이제부터 오컬트에 도전한다는 긴장감도 기대감도 전혀 없었다.


정보는 현장에 도착한 뒤에.

일단 가 보고 생각한다.


우리의 담력시험은 대체로 항상 이런 식이었다.


“야, S는 알아? 오이보 바위.”


뒤쪽에서 쓰러진 K의 숨소리가 들려올 무렵, 나는 운전석의 S에게 물었다.


S는 별 관심 없다는 말투로 대답했다.

 

 


“아니, 몰라. 뭐, K 녀석이 덥석 물 정도의 이야기니까 별로 멀쩡한 건 아니겠지.”


“오이보 바위의 ‘오이보’가 무슨 뜻일까?”


“업는다는 뜻 아니었나? 확실한 기억은 아닌데, 옛날에 할머니한테 그런 말을 들은 것 같기도 하고.”


“‘업어 줄까?’ 같은 느낌인가. 아, 뭔지 알 것 같아. 그러면 바위 두 개가 세로로 겹쳐 있는 건가? 눈사람처럼.”


“몰라. 가 보면 알겠지.”


차는 순조롭게 달렸고, 목적지인 소나무숲에 도착했을 때는 정확히 밤 11시쯤이었다.


나는 뒷좌석의 K를 깨우고 차에서 내렸다.

 

 


소나무숲을 사이에 두고 한쪽에는 해안이, 반대쪽에는 작은 바위산이 자리 잡고 있었다.


도로 쪽에서 보이는 바위산의 경사는 사람이 걸어서 올라가기에는 꽤 힘들어 보일 정도로 가팔랐다. 물론 딱히 올라갈 생각은 없었지만.


발밑에는 바늘 같은 솔잎이 흩어져 있었고, 밤의 찬바람에 쓸리며 자라자라 소리를 냈다. 그래도 소나무는 상록수라 가지에는 푸른 잎이 남아 있었다.


춥다.

일단 정말 추웠다.


차의 헤드라이트와 손전등을 들고, 나는 빛을 소나무숲 안쪽으로 비췄다.


S는 차에서 내리지 않고 창문을 연 채 오른쪽 어깨를 밖으로 내밀고 지루한 듯 하품을 하고 있었다.


옆을 보니 막 깨어난 K도 하품을 하고 있었다.


눈앞의 소나무숲에는 우리가 타고 온 차만큼이나 큰 바위들이 여기저기 굴러 있었다.


셀 수 없을 정도는 아니었지만, 아마 양손 손가락으로는 모자랄 것이다.


그 대부분은 강가에서 볼 수 있는, 모서리가 닳아 하얗게 된 둥근 바위가 아니었다.


울퉁불퉁하고 일그러진 모양의 검은 바위였다.


“야, K. 그 오이보 바위가 어느 건데?”


나는 하품을 다 끝낸 K에게 물었다.


“전부.”


“뭐?”


“그러니까 전부. 이 근처에 있는 바위는 다 그렇게 부른다고.”


예상 밖의 대답에 나는 다시 주변을 둘러봤다.

 

 


오이보 바위란, 생각과 달리 특정 바위가 아니라 바위의 종류 같은 이야기인 걸까.


K가 가드레일을 넘어가자, 나도 뒤따라 가드레일을 넘어 소나무숲 안으로 들어갔다.


K는 세워 둔 차에서 가장 가까운 바위 옆에서 멈춰 섰다.


그 바위는 다른 바위들에 비하면 모서리가 적고, 공에 가까운 형태를 하고 있었다. 크기는 세로 2미터, 가로 1.5미터 정도였다.


나는 그 바위를 보고 예전에 박물관에서 봤던 공룡 알 화석을 문득 떠올렸다.

 

2.png


“소문으로는 어딘가에 손자국이나 사람 모양이 찍혀 있어야 하는데 말이야. 사람 모양이라면 어탁처럼 말이지. 이 바위는 아닌가 보네. 안 보인다.”


K는 바위 주위를 빙 한 바퀴 돌고 나서 그렇게 말했다.


하지만 당연히 나는 아직 아무 이야기도 듣지 못했기 때문에, 손자국이라고 해도 무슨 말인지 알 수 없었다.


“야. 그래서 그 오이보 바위가 대체 뭔데? 피비린내 나는 전설이 있다며.”


K는 나를 힐끗 보더니 “크흐” 하고 한 번 웃었다.


그러고는 갑자기 손에 들고 있던 손전등을 자기 턱 밑에 갖다 댔다.


콧등과 볼을 아래에서 비추며, 어딘가 이나가와 준지 같은 말투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오이보 바위의 ‘오이보’라는 건 사실 ‘업다’라는 뜻이거든요…. 그런데 봐요, 이 바위는 아무것도 업고 있지 않죠?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까?”


“아니, 그런 거 됐으니까.”


오이보의 뜻은 S가 말했던 것처럼 업다, 짊어지다라는 뜻이 맞았던 것 같다.


내 말을 무시하고 K는 그대로 이야기를 이어 갔다.


“사실 말이죠, 이 근처에는 옛날에 조금 특이한 죄인 처형 방법이 있었다고 합니다…. 저기 보이죠? 저쪽 산. 울퉁불퉁한 바위산이요.”


K가 턱짓으로 바위산을 가리켰다.


“처형 방법이라는 게 뭐냐면요. 저기서 잘라 낸 바위에 죄인을 묶어 버리는 겁니다. 그리고 굴려요. 산 위에서.”


“굴린다고?”


“저도 그 이야기 들었을 때 생각했죠. ‘아, 이거 왔다’ 하고요. 밧줄로 양손, 양발, 그리고 목을 하나씩 묶는 겁니다. 하나가 끊어져도 바위에서 떨어지지 않도록 말이죠….”


이나가와 준지는 아니었지만, 나도 그 말을 듣는 순간 등골이 오싹해졌다.

 

3.png


“죄인이 업는 바위. 그래서 오이보 바위라고 부르는 겁니다. 소문으로는 각각의 바위마다 한 사람씩, 그렇게 처형당한 죄인의 원념이 스며들어 있다고 하더군요…. 이야, 하지만 인간이라는 건 참 무서운 생물이네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까…?”


그렇게 말하고 K는 손전등 불빛을 딸깍, 하고 껐다.


이야기가 끝난 뒤에도 내 심장은 평소보다 빠른 속도로 뛰고 있었다.


말도 안 된다.


아무리 그래도 사람을 바위에 묶어 산 위에서 굴린다니. 그런 유치하고 잔혹한 처형 방법이 일본에서 실제로 행해졌다는 것은 믿기 어려웠다.


“결국은 그냥 소문이지?”


내가 말하자, 다른 바위 쪽으로 가려던 K가 돌아봤다. 그 얼굴에는 또 턱 밑에서 손전등 빛이 비치고 있었다.


“글쎄요…. 저로서는 뭐라 말할 수 없습니다만…. 그래도 많은 문헌이나 오래된 자료에도 실려 있는 ‘소문’인 것 같더군요…?”


그 말을 남기고 K는 혼자 소나무숲 안쪽으로 가 버렸다.


나는 K를 따라가지 않고, 그 알처럼 생긴, 나보다 조금 더 키가 큰 바위 옆에서 가만히 굳어 있었다.

 

 


그런 일이 정말 있었을까.

나는 알 수 없었다.


다만 옛날 이 근처는 지금보다 훨씬 교통이 불편했고, 주변 지역과 고립된 곳이었다는 이야기는 들은 적이 있다.


그렇다면.


나는 상상했다.


어쩌면 있었을지도 모른다. 죄인을 바위에 묶어 산 위에서 굴리는 처형 방법이.

 

 

5.png


몇 번째인지 모를 만큼 나는 주변을 둘러봤다.


달빛.

보이는 범위 곳곳에 검은 바위의 그림자.


사람을 치어 죽이고, 눌러 죽이고, 문질러 죽였을지도 모르는 수많은 바위들. 지금 나는 그 바위들에게 둘러싸여 있었다.


오싹, 하고 무언가가 내 목덜미를 쓰다듬었다.


순간 어지러움이 몰려왔고, 나는 옆에 있는 바위에 두 손을 짚어 몸을 지탱했다.


안 된다, 안 된다.

나는 상상력이 너무 풍부하다.


눈을 감고, 흔들리는 감각을 평소대로 되돌리려고 의식을 집중했다.


그때였다.


나는 문득 등 뒤에서 사람의 기척을 느꼈다.


S인가 싶었던 순간, 곧바로 위화감이 들었다.


그 기척은 한 사람의 것이 아니었다.


K가 돌아온 건가?

아니, K는 아까 차와 반대 방향으로 갔을 터였다.


그 이전에, 이 기척은 두 사람이나 세 사람 정도가 아니었다.


많은 사람들.


소리.

숨죽인 호흡.

천과 천이 스치는 소리.

자갈을 밟는 소리.


어지러움은 아직 계속되고 있었다.


그래도 나는 천천히 눈을 뜨고 뒤를 돌아봤다.


눈앞에 사람들이 있었다.

 

 


열 명.

스무 명.

아니, 그 이상일지도 모른다.


어지러움 때문에 시야가 흐릿했지만, 모두 기모노를 입고 있었다.


얼굴은 미라처럼 하얀 천으로 감겨 있어 알아볼 수 없었다. 틈 사이로 눈만 보였다.


횃불을 든 사람.

통나무를 든 사람.

밧줄을 든 사람.


나는 소리를 내려고 했다.

하지만 나오지 않았다.


입에 이상한 감각이 있었다.


아무래도 나는 재갈을 물려 있는 것 같았다.


언제부터, 라고 생각할 여유는 없었다.


재갈뿐만이 아니었다.


양손과 양발도 움직이지 않았다.


내 몸은 바위에 묶여 있었다.


가장 소름 끼쳤던 것은 목에 감긴 밧줄을 의식했을 때였다.

 

9.png


뭐야, 이거.

뭐야, 이거.

뭐야, 이거.


마구잡이로 몸부림쳤다.


단단히 묶인 밧줄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주변 풍경마저 바뀌어 있었다.


여기는 산 위였다.


방금 전까지 있던 소나무숲 안이 아니었다.


사람들이 움직이는 기척.


그제야 나는 눈앞에 있는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하려는지 알았다.


나는 지금 죄인이었다.

 

 


하얀 천으로 얼굴을 가린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대표처럼 보이는 자가 한 명 앞으로 나와 내게 뭔가 말하고 있었다. 남자라고 생각했다.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지만, 겨우 천의 입 부분이 움직이는 것은 알 수 있었다.


남자가 내게 고개를 숙였다.


그것을 신호로,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내 곁으로 다가왔다.


굵은 통나무를 든 사람이 그것을 바위 밑에 밀어 넣었다.


수많은 팔이 바위에 닿았다.


그만둬.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나는 몸부림쳤다.

몸부림치고, 또 몸부림쳤다.


덜컥, 하고 무언가가 빠지는 감각.


바위를 타고 전해지는 진동.

 

 


서서히, 서서히.


마치 슬로모션처럼 나는 하늘을 올려다보게 되었다.


누운 자세.


별.

달.


그러고 보니 오늘 달도 보름달이었지.


그런 엉뚱한 생각을 했다.


공기를 찢는 듯한 큰 소리가 났다.


동시에 뒤통수에 충격이 왔다.


죽었다고 생각했다.

 

 


정신이 들었을 때, 나는 소나무숲 안에서 땅바닥에 반듯이 누워 대자로 쓰러져 있었다.


그 상태로 한참을 멍하니 있다가, 나는 내 상황을 확인했다.


숨이 거칠다.

심장 박동이 엄청나다.

머리가 아프다.

상처는 없다, 아마도.


살아 있다.

다행이다. 살아 있다.


천천히 상체를 일으키며, 나는 방금 전의 큰 소리가 차의 경적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S가 울린 것일까.


그런 생각을 하며 나는 일어섰다.


손전등이 땅에 떨어져 있어 주우려고 손을 뻗었다.


그때 나는 내 손바닥에 무언가 묻어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것은 검붉고 끈적한 액체였다.


양쪽 손바닥에 묻어 있었다.

 

 


나는 흠칫해서 주운 손전등으로 눈앞의 바위를 비췄다.


자세히 보니 그곳에도 똑같이 검붉은 액체가 들러붙어 있었다.


두 군데.


정확히 내가 어지러움을 버티려고 양손을 짚었던 자리였다.


손바닥을 확인했다.


나는 다치지 않았다.


“야…. 괜찮냐?”


돌아보니 차에서 내린 S가 가드레일을 넘어 이쪽으로 오고 있었다.


“차 안에서 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쓰러지더니, 그 뒤에는 일어나서 계속 바위만 보고 있더라. 무슨 일 있었냐?”


나는 말없이 S에게 손바닥을 보여 주고, 이어서 바위의 손자국을 가리켰다.


S도 말없이 그것을 보더니, 바위에 묻은 것을 손가락으로 문질러 냄새를 맡았다.

 

7.png


“피네. 다친 거냐?”


나는 고개를 저었다.


S는 뭔가 생각하는 듯한 몸짓을 하더니, “뒤통수” 하고 중얼거렸다.


그리고 말했다.


“만져 봐.”


나는 시키는 대로 뒤통수를 만졌다.


격통.


깜짝 놀라 손을 보니, 끈적임 없는 새빨간 피가 묻어 있었다.


아무래도 뒤로 쓰러졌을 때 머리에 상처를 입은 것 같았다.

 

 


다행히 큰 상처는 아닌 듯했다.


“그런 거지. 아니면 바위에서 피가 배어 나왔다는 이야기가 되어 버리니까.”


아무래도 S는 이 피가 전부 내 것이라고 말하고 싶은 모양이었다.


하지만 나는 뒤통수를 만진 적이 없었다.


석연치 않았던 나는 “하지만…” 하고 말하려 했지만, 그보다 먼저 S가 입을 열었다.


“K는 어디 갔어?”


 

그제야 나는 K의 존재를 떠올렸다.


확실히 소나무숲 안쪽으로 갔을 터였지만, 근처에는 보이지 않았다.


“야, K!”


큰 소리로 불렀지만 대답은 없었다.


나와 S는 서로 얼굴을 마주봤다.


둘이서 찾으러 가자, 소나무숲 안쪽, 바위 그림자 옆에 엎드려 쓰러져 있는 K를 발견했다.


죽은 줄 알았다.

 

8.png


간담이 서늘해진다는 말은 바로 이런 때 쓰는 말일 것이다.


우리는 허둥지둥 다가가 몸을 뒤집고 호흡을 확인했다.


숨은 있었다.


죽지 않았다.


아무래도 기절해 있을 뿐인 것 같았다.


안도의 숨을 내쉬자마자, 온몸에서 쓸데없는 힘이 빠져나가는 것이 느껴졌다.


“야. 일어나, 멍청아.”


S가 K의 뺨을 짝짝 때렸지만, K는 일어나지 않았다.


K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나는 대충 짐작할 수 있었다.


아마 K와 나는 거의 같은 체험을 한 것이다.


죄인이 되어, 바위에 묶이고, 굴러 떨어지는 체험.


나는 S가 울린 경적 덕분에 이쪽으로 돌아왔다.


K는 어디까지 ‘본’ 것일까.


갑자기 정체 모를 공포가 스며 나오듯 밀려왔다.


나는 그것을 괜히 고개를 세차게 흔들며 얼버무렸다.


흔들고 차고 해 봤지만, K는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일어나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그대로 차까지 옮기기로 했다.


가위바위보에서 진 내가 K를 업었다.

 

 

 

 

 


힘이 빠진 사람은 정말 무겁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고 보니 이거, 오이보네.”


차로 향하는 동안 S가 작게 중얼거렸다.


확실히 그렇다고 나도 생각했다.


그래서 뭐 어쩌라고도 생각했다.


결국 K가 깨어난 것은 달리는 차 안에서였다.


그때 나와 S는 내일이 되어도 K가 일어나지 않으면 병원에 데려가자고 의논하던 참이었기 때문에, K가 갑자기 벌떡 일어났을 때는 깜짝 놀랐다.


차도 약간 좌우로 흔들렸다.


“어… 나, 뭐야. 여긴… 차 안인가?”


K는 분명히 혼란스러워하고 있었지만, 이곳이 S가 운전하는 차 안이라고 내가 설명하자 일단 진정한 듯했다.


그러더니 K는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너… 그거, 봤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본 것.

K가 본 것.


‘그거’가 무엇을 가리키는지는 뻔했다.


“어디까지 봤어?”


“굴러 떨어지기 직전까지.”


“아…. 그래. 그건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나는 전부, 끝까지 봤다. 위험했어.”


말이 나오지 않았다.


K는 ‘그것’을 전부 체험했다는 걸까.


우리 둘의 모습을 보고 운전석의 S는 뭔가 말하고 싶은 표정을 지었지만, 결국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운전에 집중하기로 한 것 같았다.


“그건 대체 뭐였을까….”


나는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바위의 기억인지, 죄인의 기억인지. 아마 바위 수만큼 있는 거겠지….”


K는 좌석 위에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 아래쪽으로 크게 숨을 내쉬었다.


“넌 중간까지만 봤다며? 이어서 알려 줄게.”


나는 침을 삼켰다.


그 소리가 내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데굴데굴 굴러서 계속 굴러갔어. 중간에 오른손이랑 왼발이 날아갔지. 솔직히 오줌 지렸어. 여기서가 아니라, ‘그 안’에서 말이야.”


설령 지렸다고 해도 놀릴 생각은 없었다.


나도 무서웠다.


죽는 줄 알았다.


실제로 그대로 굴러갔다면 적어도 ‘그 안’에서 나였던 죄인은 죽었을 것이다.


하지만 K가 다음에 한 말은 내 예상과 달랐다.


“이건 무조건 죽겠다고 생각했어. 그런데 말이야…. 내 바위에 묶였던 놈은 안 죽었어.”


“뭐?”


“다 굴러 떨어지고도 살아 있었어. 그래서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바위 모양이 좋았던 건지 굴러간 방식이 좋았던 건지, 운이 좋았던 건지…. 죽었으면 위험했을 거야. 아마 나, 여기 없었겠지.”


그리고 K는 부르르 몸을 떨더니, 그 떨림을 입 밖으로 짜내듯 다시 한 번 길고 크게 숨을 내쉬었다.


죽었으면 위험했다.


이상한 말이지만, 무슨 뜻인지는 알 것 같았다.

 

 

 


‘그것’은 그만큼 현실적인 체험이었다.


만약 꿈과 현실 사이에 무언가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그런 종류의 것이라고 생각한다.


긴 숨을 다 내쉰 뒤, K는 천천히 얼굴을 들었다.


“별 기대도 안 했던 오이보 바위가, 설마 그렇게 위험한 물건일 줄이야….”


나는 깊이 고개를 끄덕였다.


K도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이지, 좋은 경험을 했네.”


차 안에서 순간 모든 소리가 사라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나는 방금 K가 한 말을 머릿속으로 되풀이했다.


하지만 의미를 알 수 없었다.


다시 한 번.

그래도 의미를 알 수 없었다.

또 한 번.


“완전 대박 아니냐? 소문 퍼뜨리면 거기 엄청난 명소가 될 거라고. 그런 식으로 죽을 뻔한 경험은 좀처럼 할 수 있는 게 아니잖아!”


차 안에 갑자기 빛이 켜졌다.


보니 K가 손전등을 턱 밑에 대고 있었다.


“이야, 신기한 일이란 정말 있는 법이네요.”


그렇게 말하고 K는 기쁜 듯이 “우하하하” 하고 웃었다.


S가 작은 목소리로 내게 속삭였다.


“…이대로 병원 갈까?”


나는 힘없이 고개를 저었다.


“심야 병원 같은 데 가면, 저 녀석만 더 좋아할걸….”


그 후, 나는 창밖을 바라보다가 문득 생각했다.


만약 K가 묶였던 바위가 ‘죽는 바위’였고, 죄인과 함께 K까지 죽어 버렸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만약 그 상태로 K가 잠든 채 일어나지 않았다면.


한참을 고민하고 상상한 끝에, 내가 나름대로 도달한 결론은 이것이었다.


그래도 바보는 고쳐지지 않았을 것이다.


아마 나는 또 K를 오이보, 즉 업게 되겠지.


내가 내쉰 한숨은 차창에 희미한 흰 자국을 남겼다가, 곧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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