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계 종착역 ‘신나가사키역’의 기억
이세계 종착역 ‘신나가사키역’의 기억, 오사카에서 신나가사키역이라는 종착역에 내렸던 기억. 하지만 아무리 찾아도 그런 역은 존재하지 않았다. 그는 정말 다른 세계의 역에 도착했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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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에서 10년쯤 전, 그러니까 아직 학생이었을 때의 일이다.
나는 오사카에서 신나가사키역’이라는 종착역에 내린 적이 있었다.
그런데 나중에 아무리 찾아봐도 이상했다.
오사카에는 그런 이름의 역이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날 나는 그 역에서 내려 병원을 찾고 있었다.
분명 어떤 병원을 찾아가려고 했던 기억은 남아 있다.
하지만 목적지였던 병원은 끝내 찾지 못했다.
처음에는 그냥 오래된 기억이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어느 날 ‘키사라기역’ 이야기를 읽고 나서, 잊고 있던 신나가사키역의 기억이 다시 떠올랐다.
생각할수록 이상한 점이 많았다.
첫째, 왜 굳이 학교 근처나 집 근처가 아니라, 전혀 모르는 역 근처에서 병원을 찾으려 했는지 모르겠다.
둘째, 병원을 찾아다닌 시간대가 분명 밤이었다. 병원은 대부분 저녁 이후 문을 닫을 텐데, 왜 낮이 아니라 밤에 찾아갔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셋째, 당시 나는 ‘오사카인데 왜 나가사키라는 이름이 붙어 있지?’라고 생각했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정작 그 역까지 어떻게 갔는지, 왜 그 역에 가게 되었는지에 대한 기억은 없다.
넷째, 평소라면 어딘가를 갈 때 반드시 인터넷으로 위치를 검색하고 출발했을 텐데, 신나가사키역 근처 병원을 검색했던 기억이 전혀 없다.
그럼에도 나는 병원을 찾으려고 그 역에서 내렸다는 기억만큼은 또렷하게 남아 있다.
역의 모습도 희미하지만 기억난다.
벽 일부가 옅은 분홍색이나 연한 노란색으로 칠해져 있었고, 사람도 꽤 있었다.
완전히 버려진 역 같은 분위기는 아니었다.
혹시 예전 오사카에 실제로 ‘신나가사키역’이라는 종착역이 있었던 걸까.
선로 끝에 차량이 더 이상 갈 수 없도록 막아 놓은 구조물이 있었던 것 같은데, 그런 것이 있으면 종착역이라고 봐도 되는 걸까.
만약 그런 역이 실제로 존재했다면, 이 이상한 기억은 전부 설명될 것이다.
그냥 내가 오래전 역 이름을 착각했거나, 지금은 사라진 장소를 기억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으니까.
하지만 만약 그런 역이 처음부터 없었다면 어떨까.
나는 그날 잠시 다른 세계에 들어갔던 걸까.
아니면 너무 선명한 꿈, 이를테면 명석몽 같은 것을 꾸었던 걸까.
그런데 정말 이세계에 갔던 것이라면 조금 아쉽기도 하다.
그 세계가 이쪽과 거의 똑같았다면, 굳이 다녀온 보람이 없지 않은가.
사람들이 이세계를 상상할 때는 뭔가 훨씬 낯설고 이상한 풍경을 기대한다.
그런데 내가 기억하는 신나가사키역은 너무 평범했다.
조금 색이 묘한 벽, 사람들, 종착역, 그리고 찾지 못한 병원.
그래서 더 이상하다.
너무 평범해서, 오히려 현실이 아니었던 것처럼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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