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0 本当にあった怖い名無し sage 2005/08/11(木) 14:21:40 ID:JCjZUC3D0
처음 이상하다는 걸 눈치챈 건, 어질러진 내 방을 여자친구가 치워주던 때였다.
나는 물건을 정리하는 데 정말 서툴렀다. 혼자 살고 있는 좁은 아파트는 쓰레기봉투며 여러 잡동사니들로 가득 차 있었고, 꽤 엉망인 상태였다.
그렇다고 텔레비전에 나오는 쓰레기집 수준은 아니었다. 발 디딜 곳은 있었고, 청소도 나름대로는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역시 남자 혼자 사는 방이라는 게, 가만히 두면 금방 어질러지기 마련이었다.
결국 가끔 내 아파트에 와주는 여자친구가 방을 정리해주곤 했다.
그날도 마찬가지였다. 여자친구가 집에 와서 방 청소를 시작했다. 나도 여자친구와 반대쪽에서 청소를 하며 책이나 잡동사니를 보면서 필요한 물건인지 아닌지 정리하고 있었다.
그렇게 방이 조금씩 정돈되어 갈 무렵, 여자친구가 그것을 발견했다.
“저기……”

여자친구가 손가락으로 가리킨 곳은 잡지와 비디오테이프 같은 것들에 가려져 있던 콘센트였다.
그 콘센트 안에서, 꽤 긴 머리카락 한 올이 축 늘어진 채 내려와 있었다.
“이거 누구 머리카락이야?”
내 친구들이 전부 남자라는 걸 알고 있던 여자친구는, 나를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봤다.
내 머리는 짧았다. 그렇다고 여자친구의 머리도 저렇게 길지는 않았다.
하지만 나 역시 여자친구 말고 다른 여자를 방에 들인 기억은 없었다.
여자친구가 너무 노골적으로 나를 의심하는 눈으로 쳐다보기에, 나는 콘센트에서 나온 머리카락을 손으로 잡고 천천히 뽑아냈다.
쑥, 하고 빠져나오던 머리카락.
그리고.
뚝.
기분 나쁜 감촉이 손끝에 전해졌다.
나는 나도 모르게 손을 놓아버렸다.
그 감촉은 마치 정말 사람의 두피에서 머리카락을 뽑아낸 것처럼 너무나 생생했다.
길게 뽑혀 나온 머리카락은 청소된 바닥 위에 이질적인 것처럼 떨어졌고, 틈새로 들어온 바람에 살짝 흔들렸다.
나는 무심코 콘센트 구멍 안을 들여다봤다.
하지만 그 안쪽은 새까맣기만 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다음 날 아침.
나는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 있었다.
생각해보면 어제는 콘센트 일 따위는 완전히 잊어버리고 있었다.
그 후 여자친구와 함께 노래방에 갔고, 거기서 마신 술 때문인지 집에 돌아오자마자 죽은 듯이 깊게 잠들어버렸다.
눈을 떴을 때는 전철 시간에 겨우 맞출 수 있을 정도였다.
나는 벌떡 일어나, 잠이 덜 깬 눈으로 대학에 갈 준비를 하려 했다.
바닥에 던져두었던 가방을 집어 들었을 때였다.
그때 내 시선에 콘센트가 들어왔다.
새까만 두 개의 구멍 중 하나에서, 긴 머리카락이 또다시 힘없이 축 늘어져 있었다.
분명 어제 뽑아냈던 머리카락이었다.
길이로 봐도 같은 사람의 머리카락 같았다.
그것은 마치 무언가의 촉수처럼 콘센트에서 뻗어 나와 있었다.
너무나 기분이 나빠진 나는 서둘러 그 머리카락을 뽑았다.
뚝.
또다시 그 생생한 감촉이 손끝에 전해졌다.
“기분 나빠……”
나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그 구멍에 쓰지 않던 라디오카세트의 플러그를 꽂아 넣었다.
그리고 뽑아낸 머리카락은 창밖으로 던져버렸다.
머리카락은 바람을 타고 어디론가 날아가버린 것 같았다.
그 뒤로는 라디오카세트가 꽤 컸던 탓도 있었고, 나는 다시 콘센트의 존재 자체를 잊고 평범한 나날을 보냈다.
방은 또다시 어질러지기 시작했다.
이불 옆에는 만화책이 산처럼 쌓여 있었다.
‘또 여자친구가 와서 정리해주면 좋겠네.’
그런 생각을 하며, 나는 비어 있는 공간만 빗자루로 대충 쓸었다.
쓰레기통은 이미 가득 차 있었기 때문에, 모은 쓰레기는 곧바로 쓰레기봉투 안에 넣었다.
그로부터 한 달쯤 지났을 때였을까.
마침내 그것은 내게 직접 닥쳐왔다.
〈가…… 가가…… 가가…… 가가가……〉
한밤중, 갑자기 울려 퍼진 소리에 내 잠은 끊어졌다.
“아…… 으……?”
괴로운 소리를 내며 몸을 일으킨 나는 전등을 켰다.
방치해두었던 라디오카세트에서 지지직거리는 기묘한 소리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원래 라디오카세트는 산처럼 쌓아둔 만화책 뒤쪽에 있어야 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지금은 라디오카세트가 보였다.
자세히 보니, 쌓여 있던 책들이 무너져 주변에 흩어져 있었다.
설마 라디오카세트 소리 때문에 책이 무너졌을 리는 없다고 생각했지만, 떠오르는 이유는 그것뿐이었다.
〈가가…… 가가가……〉
라디오카세트는 아직도 고장 난 것처럼 이상한 소리를 내고 있었다.
나는 전원 버튼에 손을 가져갔다.
그리고 그때 깨달았다.
전원은 이미 꺼져 있었다.

분명히 오프 상태였다.
꺼져 있는데도 소리가 나고 있었다.
역시 고장 난 걸까.
나는 라디오카세트를 들어 올리려고 양손으로 양쪽 끝을 잡고 힘을 주었다.
그 순간.
질척.
기분 나쁜 감촉이 손바닥에 닿았다.
나는 그대로 눈을 크게 떴다.
라디오카세트 뒤쪽에서 뻗어 나온 전원 코드.
그 코드에 사람 한 명분은 될 것 같은 머리카락이 휘감겨 있었다.
콘센트 코드에 덩굴처럼 휘감겨, 빈틈없이 빽빽하게 얽혀 있었다.
시선을 따라가 보니, 그 머리카락들은 콘센트 구멍 한쪽에서 뻗어 나오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런데 나는 너무 놀란 나머지, 라디오카세트를 있는 힘껏 잡아당기고 말았다.
부직.
부직부직.
뚝.
부직.
라디오카세트에 얽혀 있던 수십만 가닥의 머리카락이 한꺼번에 두피에서 뽑혀 나가는 듯한 감촉이 손끝과 팔 전체로 전해졌다.
동시에 콘센트 너머에서 견딜 수 없을 만큼 끔찍한 비명이 울려 퍼졌다.
콘센트 구멍에서 머리카락들이 일제히 빠져나왔다.
그리고 그 구멍에서, 걸쭉한 새빨간 피가 뿜어져 나왔다.
그 순간 나는 비명을 지르며 그대로 정신을 잃었다.
피로 얼룩진 방.
머리카락이 흩어진 방.
나는 그 방을 깨끗하게 청소한 뒤, 짐을 싸서 그곳을 나왔다.
그리고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본 그 콘센트에서는……
또다시 긴 머리카락 한 올이,
촉수처럼 축 늘어져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