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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토리바코(コトリバコ) — 사람의 원한이 담긴 금기의 상자 [장편]

모아사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추천 0 비추천 0 댓글 0 조회수 122 작성일 2026-05-28 12:40:44 수정일 2026-05-28 12:40:44
전문 주소 https://moasa.co.kr/horror/116

낡은 창고에서 발견된 작은 나무 상자. 하지만 그것은 단순한 상자가 아니었다. 신사 집안 친구는 상자를 보는 순간 공포에 질렸고, “여자와 아이를 죽이는 저주”라며 피투성이 의식을 시작했다. 세 집안이 대대로 숨겨 관리해온 금기의 상자 ‘코토리바코’. 그리고 그 안에는 인간의 원한과 끔찍한 비밀이 봉인되어 있었다.

 

익명 2013년 1월 8일

 

나는 원래 영감 같은 것도 전혀 없고, 이런 곳에 글을 쓰게 될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지난달에 있었던 아주 생생한 이야기를 적어볼까 해서 여기 오게 되었다.


일단 이 이야기의 주인공에게는 허락을 받고 쓰는 것이다.


장문일지도 모른다.

(글재주도 없고 긴 글을 써본 적도 거의 없어서 읽기 힘들 수도 있다.)


이 이야기는 영감이 강한 친구 이야기다.


그 친구는 중학생 때부터 알고 지낸 사이인데, 이제 서른을 앞둔 지금도 자주 놀고 술 마시러 다닐 정도로 가까운 사이다.


그 녀석 집안은 우리가 사는 동네에서도 꽤 큰 신사의 신주 일을 대대로 해온 집안이었다.


평소에는 일반 직장을 다니지만, 새해나 신사 행사, 결혼식 같은 일이 있으면 신관 복장을 하고 의식을 치르는 일을 했었다.

부업인지 본업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집안이었다.


평소에는 신사 근처 집에서 살고 있었다.


그날도 같이 술 마시러 가자는 이야기가 나와서 우선 내 집에 모이기로 했다.


먼저 그 녀석과 여자친구가 도착했고, 게임을 하면서 다른 여자애 한 명을 기다리고 있었다.


신사 집안 친구를 M, 늦게 오는 애를 S, 나를 A라고 하겠다.

M의 여자친구는 K다.


그 순간이었다.


아니, 정확히는 S의 차가 우리 집 마당에 들어온 순간이었을까.


M이 갑자기 말했다.


“큰일이다… 이거 진짜 큰일이다… 어떡하지… 아버지는 오늘 안 계시는데…”


내가 물었다.


“어? M 왜 그래? 또 뭔가 나온 거냐?”


K도 놀라며 물었다.


“괜찮아!? 또 그런 거야?”


M은 얼굴이 새파래진 채 말했다.


“그런 수준이 아니야… 진짜 위험해… S… 설마…”


M은 평소에 영감 이야기나 귀신 이야기, 신사 일 같은 걸 거의 꺼내지 않았다.


하지만 가끔 이렇게 겁에 질린 모습을 보이곤 했다.


나도 S도 K도 그런 걸 알고 있었지만, M이 깊게 이야기하는 걸 싫어했기 때문에 평소에는 거의 언급하지 않았다.


잠시 후 S가 내 방으로 올라왔다.


M은 새하얗게 질린 얼굴로 말했다.


“S… 너… 대체 뭘 가져온 거야? 꺼내봐…”


S는 불안한 표정으로 말했다.


“에? 에? 혹시 나 위험한 거 가져온 건가…?”


M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S는 가방에서 작은 나무 상자를 꺼냈다.


“다음 주에 집 창고를 철거하는데, 청소하다가 나온 거야.”


그 상자는 한 변이 20cm 정도 되는 나무 상자였다.

 

 

코토리바코(コトリバコ) — 사람의 원한이 담긴 금기의 상자 [장편].png


전화로 퍼즐 같다고 했던 건 이거였던 것 같다.


테트리스 블록 같은 작은 나무 조각들이 서로 맞물려 상자가 되어 있었다.


그 순간 M이 소리쳤다.


“더 이상 만지지 마! 절대 만지지 마!!”


그리고는 화장실로 뛰어갔다.


곧 안에서 구토 소리가 들려왔다.


K가 화장실로 가서 M의 등을 쓸어주고 있었다.

정말 좋은 여자친구였다.


한참 후, 토를 끝낸 M이 돌아왔다.


그리고 휴대폰을 꺼내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아버지… 코토리바코… 친구가 코토리바코를 가져왔어…”


“나 무서워… 할아버지처럼은 못 해… 난 못 해…”


M은 울고 있었다.


29살 남자가 아버지에게 전화해서 울고 있었다.


그 정도로 무서운 일이었던 것이다.


나도 울 것 같았다.


M은 계속 누군가와 대화를 이어갔다.


“상자만 보여… 안에 붙어 있는 건 안 보여…”


“흔적은 있는데 남아 있는지는 모르겠어…”


“조금 들어가 있어… 친구 배 쪽에…”


“칠보 모양 같아… 안에 삼각형 있는 그 문양…”


전문 용어 같은 게 많이 나왔지만, 반복해서 나온 단어는 ‘코토리바코’와 ‘십포우’였다.


잠시 후 전화를 끊은 M은 2분 정도 엉엉 울었다.


그러다가 갑자기 무릎을 탁 치며 말했다.


“좋아.”


울음은 멈춰 있었다.


무언가 결심한 얼굴이었다.


M은 갑자기 괴성을 질렀다.


마치 자신의 공포를 억지로 떨쳐내려는 것처럼.


S는 거의 울기 직전이었다.


나와 K도 정말 무서워서 당장이라도 울 것 같았다.


M은 말했다.


“A, 부엌칼이나 커터칼 가져와.”


나는 떨리는 손으로 부엌칼을 건넸다.


M은 다시 말했다.


“내 허벅지를 힘껏 꼬집어!”


무슨 상황인지 전혀 이해할 수 없었지만 시키는 대로 했다.


내가 허벅지를 힘껏 꼬집는 동안, M은 자기 손가락과 손바닥을 칼로 베었다.


아마 통증을 다른 고통으로 덮으려 했던 것 같았다.


그리고는 피 묻은 손가락을 S의 입 안에 넣었다.

 

1.png


“S! 삼켜! 맛없어도 삼켜!”


S는 울면서 말도 제대로 못 했다.


그 후 M은 무언가 주문 같은 말을 반복하기 시작했다.


축문인지 주문인지 알 수 없었지만 다섯 번 정도 반복했다.


노래하듯 읊조리는 느낌이었다.


그 일이 끝난 뒤 M은 말했다.


“아버지가 돌아오면 제대로 봉인해둘 거야… 자세한 건 모르는 편이 좋아.”


우리가 계속 캐묻자, M은 마지막에 이렇게 말했다.


“그 안에 들어 있는 건 원한 그 자체야.”


“안에는 사람 검지 끝이랑 탯줄 같은 게 들어 있다고 하더라…”


“차별이라는 건 절대 하면 안 되는 거야. 사람의 원한은 진짜 무서워… 그런 걸 만들어낼 정도니까…”


“예전에는 저런 상자가 나오면 우리 할아버지가 처리했어.”


“할아버지 대에서 거의 다 끝난 줄 알았는데, 설마 내가 하게 될 줄은 몰랐다…”


“난 집안 일도 제대로 안 배우고 빈둥거렸으니까 진짜 무서웠어.”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렇게 말했다.


“부락 차별이 어쩌고 했지만, 절대 그런 생각은 하지 마라.

S도 지금까지처럼 대해.”


“이제 그런 시대도 아니잖아.”


나는 말했다.


“당연하지.”


그리고 물었다.


“근데 이 이야기 다른 사람한테 해도 돼?”


M은 웃으며 말했다.


“너 진짜 좋아하네. 귀신도 못 보면서.”


나는 대답했다.


“못 보니까 더 좋아하는 거지.”


M은 말했다.


“상관없어. 이야기한다고 들러붙는 것도 아니고.

어차피 아무도 안 믿을 거다.”

 

 

 

 

그리고 어제, M에게 미처 묻지 못했던 걸 물어봤다.


그 자리에 있었던 사람 중 S를 제외한 나와 K는 괜찮은 건가?


또, 우리 집에 오기 전에 그 상자를 가지고 놀았던 S 가족은 괜찮은 건가?


부탁이니까 알려줘! 그거 도대체 뭐였던 거야!? 신경 쓰여서 매일 겨우 6시간밖에 못 자고 있어!


이 세 가지였다.


그리고 M의 대답은 이랬다.


1번과 2번에 대한 답변.


“그건 아이랑 아이를 낳을 수 있는 여자에게만 영향이 있다.”


“S 아버지랑 남동생은 상관없고, 어머니는… 폐경이 지났겠지?”


“S 할머니도 괜찮고. 물론 A(나)도 괜찮다.”


“K는 위험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지만, 만진 시간이 짧아서 괜찮을 거다.”


“정 안 되면 우리 아버지가 있으니까 괜찮아.”


(그날은 M 어머니와 여행 중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3번.


사실 M 자신도 자세한 건 모른다고 했다.


다만 코토리바코는 “아이를 빼앗는 상자(子取り箱)”라는 뜻이라고 했다.


물론 사실인지는 모른다.

나를 안심시키려고 거짓말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어제 대화하는 태도를 보면, 모를 리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히려 그렇게까지 숨기려 한다는 점이 더 무서웠다.


이제 어제 있었던 일을 적겠다.


정말 질릴 정도로 긴 이야기다.


올릴지 말지 굉장히 고민했지만, 네 명이 상의한 끝에 각자 생각하는 바가 있어서 공개하기로 했다.


나 자신도 굉장히 충격적인 이야기를 우연히 듣게 된 거라 아직 혼란스럽다.


또 거의 다섯 시간 가까이 이야기를 했기 때문에 세세한 대화는 기억에 의존해 어느 정도 보충해서 쓴다는 점 이해해주길 바란다.


그리고 주요 발언만 적고 있다. 숨긴 부분도 많다.


(일단 M과 S에게 보여주고 수정도 조금 받은 뒤 올리고 있다.)


문장이 엉망일 수도 있지만 이해해달라.


※ 글 중간에 “부락”이나 “집락” 같은 표현이 나오지만 실제 대화에서는 그렇게 읽지 않았다.


그냥 편의상 쓰는 표현이다.

심한 말이라고 해서 일종의 복자 처리 같은 거라고 생각해달라.


6일 밤 시점에서는 당사자 네 명이 우리 집에 모여 S의 이야기를 듣기로 되어 있었다.


그런데 S가 가족들과, 창고 철거 당시 소동이 있었다는 옆집 할아버지도 함께 이야기하고 싶다고 해서 S 집으로 가게 되었다.


등장인물은 M, S, K, A(나).


그리고 S 아버지는 “S부”, 어머니는 “S모”, 할머니는 “S할머니”, 돌아가신 할아버지는 “S할아버지”.


옆집 노인은 J라고 하겠다.


타이핑하기 귀찮아서.

(S 남동생은 일 때문에 부재 중이었다.)


우선 S가 사건 후, 철거업자가 왔을 때 있었던 이야기부터.


우리 집에서 일이 벌어진 지 이틀 뒤였다.


5월 23일.


의뢰했던 철거업자가 와서 장비를 들여놓고 작업을 시작하려던 순간이었다.


그때 옆집의 J가 S 아버지에게 말을 걸어왔다고 한다.


S 아버지가 창고를 철거한다고 말하자, J는 반대하며 항의했다고 한다.


두 사람이 실랑이를 벌이는 소리를 들은 S는 혹시 그 상자에 대해 아는 게 아닐까 싶어 밖으로 나갔다고 했다.


이 시점까지 S는 가족들에게 그날 일을 말하지 않았다고 한다.


S는 J에게 물었다.


“창고를 부수지 말라는 이유가 그 상자 때문인가요?”


“그 상자는 도대체 뭐죠?”


그러자 J는 엄청나게 놀란 얼굴로 말했다고 한다.


“상자를 발견한 거냐?”


“그 상자는 어떻게 했냐?”


“너는 괜찮은 거냐?”


그리고 S가 그날의 일을 설명하자, J는 자기 책임이라며 계속 사과했다고 한다.


“내가 말해두지 않아서 이런 일이 됐다…”


“미리 알려두지 않아서 이렇게 됐다…”


그리고는 “조만간 너희 가족에게 꼭 해야 할 이야기가 있다”고 말하고 돌아갔다고 한다.


그 후 멍해져 있는 아버지에게 S는 그 사건을 설명했다.


원래는 J 이야기를 들은 뒤 우리에게 말하려 했지만, J가 찾아올 기미를 보이지 않자 초조해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러던 중 내가 전화했던 것이다.


그리고 어젯밤 내 전화를 받은 뒤, M까지 온다면 오늘밖에 기회가 없다고 생각해 J를 설득해서 데려왔다는 이야기였다.


다음은 M의 이야기다.


S 아버지가 “이야기해주시겠습니까?”라고 하자, J는 나와 K가 있다는 이유로 말해도 될지 고민하는 분위기였다.

(우린 외부인이니까.)


그때 M이 입을 열었다.


“먼저 제가 이야기해도 될까요?”


그리고 M이 말하기 시작했다.


“J씨… 원래 그 상자는 지금 당신 집에 있어야 하는 거 아닙니까?”


“지금 시대에 저주 같은 이야기는 대부분 괴담으로 생각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 상자만큼은 다릅니다.”


“저는 할아버지와 아버지에게 수없이 들었습니다.”


“실제로 두 분이 저걸 처리하는 것도 몇 번 봤습니다.”


“상자 이야기를 할 때 두 분은 항상 진심이었습니다.”


“관리 장부도 제대로 존재합니다.”


“그리고 사고였다고는 하지만, 실제로 저 상자 때문에 이 동네 사람이 죽은 적도 있었습니다.”


“이번에 제가 상자와 엮인 일, 그리고 아버지가 이상하다고 생각한 점이 있어서 어젯밤 관리 장부를 다시 확인했습니다.”


“그랬더니 지금 칠포우의 담당 장소가 J씨 집으로 되어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이야기가 이상해집니다.”


“M 아버지는 ‘역시 그랬군’이라고 하셨습니다.”


“원래 약속상 우리 집안 쪽에서는 먼저 접촉하지 않기로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이야기가 다르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원래는 아버지가 직접 오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실제로 상자를 봉인한 건 저였기 때문에 제가 왔습니다.”


J와 다른 사람들은 모두 조용히 듣고만 있었다.


이야기를 이해할 수 있는 건 사실상 M과 J뿐이었다.


M은 계속 말했다.


“그리고 말입니다, J씨.”


“만약 상자가 당신 집에 있었다면, S 아버지가 상자에 대해 모르는 것도 이해는 됩니다.”


“어느 정도 납득도 할 수 있습니다.”


“S 할아버지는 T 집안에서 상자를 넘겨받고 얼마 지나지 않아 돌아가셨죠.”


(참고로 S 할아버지는 우리가 중학생 때 이미 돌아가셨다고 한다.)


“관리 장부에는 T 집안 → S 집안 → J 집안으로 1년 안에 이동한 걸로 되어 있습니다.”


“아마 S 할아버지가 아들에게 설명할 시간이 없었던 거겠죠.”


“그리고 약속된 순서를 생각하면, 원래 S 아버지 차례가 올 가능성은 거의 없었습니다.”


“당신이나 T 집안에서 끝날 가능성이 높았으니까요.”


“그런데 이번에 상자가 나온 건 S 집안 창고였습니다.”


“이건 이상하잖습니까.”


“솔직히 전 집안 일을 제대로 하지 않아서 관리 장부를 진지하게 본 적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어젯밤 아버지와 장부를 보고 정말 놀랐습니다.”


“S 이야기를 듣기 전까지는, 혹시 실수로 전달이 안 된 거고 당신도 상자 존재를 몰랐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당신은 알고 있었죠?”


“알고 있었는데도 전달하지 않았다.”


“그리고 S 집안에 상자가 남아 있다는 것도 알면서 침묵했다…”


“솔직히 이번 일, 무사히 봉인했으니 그냥 모른 척 넘어가도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단순한 착오였고, S 가족이 아무것도 몰랐던 것뿐이라면 결과적으로 괜찮았다고 생각하려 했습니다.”


“정말 엄청 무서웠고, 패닉 상태였지만…”


“오늘도 사실 어젯밤 장부를 보지 않았으면 오지 않았을 겁니다.”


“원래 약속대로라면 우리 집안에서 먼저 이쪽에 오는 건 금지니까요.”


“그러니 오늘 제가 왔다는 건 비밀로 해주셨으면 합니다.”


“하지만 이제는 그냥 넘길 수 없게 된 것 같습니다.”


“저는 화가 나 있습니다.”


“우리 아버지도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얼굴도 모르는 조상들의 약속을 계속 지켜야 한다는 게 얼마나 잔인한 일인지도 이해합니다.”


“도망치고 싶은 기분도 압니다.”


“저 역시 그랬으니까요.”


“저도 그날 상자를 본 순간 도망치고 싶었습니다.”


“정말 잠깐 본 것뿐인데도 진심으로 도망가고 싶었어요.”


“그런 걸 몇 년, 몇십 년씩 보관해야 한다면 얼마나 무섭겠습니까.”


“하지만 만약 이런 일이 이 지역 전체에서 벌어지고 있는 거라면, 다른 상자들의 처리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S는 정말 우연히 상자에 가까이 가지 않았을 뿐입니다.”


“정말 우연히 그날 저를 만나기로 했을 뿐입니다.”


“조금만 어긋났으면 S는 죽었을 수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다른 상자에서도 이미 피해가 나오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건지 말씀해주실 수 없습니까?”


그리고 M은 K를 가리키며 말했다.


“그리고 이 녀석은 그 자리에 있었던 여자입니다.”


“당연히 아이를 낳을 수 있는 몸이죠.”


“외부인이 아닙니다. 피해자입니다.”


그리고 이번엔 나를 가리켰다.


“그리고 이 녀석은 외부인일 수도 있지만… 아닐 수도 있습니다.”


“이 녀석 성은 ○○입니다.”


“이 근처에서 흔한 성 아니죠?”


“○○입니다.”


나는 무슨 소린지 전혀 몰랐다.


하지만 J는 내 얼굴을 보고 중얼거렸다.


“아아… 그렇군…”


그리고 드디어 J의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일부는 S 부모가 설명을 도와주었다.)


“우선 상자에 대해 설명해야겠군요.”


“칫포우(처음엔 십포우라고 들었는데 실제 발음은 칫포우였다)는 S 집안, J 집안, 그리고 예전에 맞은편에 있던 T 집안. 이 세 집안이 관리해왔습니다.”


“상자는 세 집안이 돌아가며 보관합니다.”


“집주인이 죽으면, 다음 순번 집안의 가장이 장례 후 상자를 넘겨받습니다.”


“그리고 그 가장이 죽을 때까지 보관한 뒤 다시 다음 집안으로 넘깁니다.”


“그렇게 계속 반복됩니다.”


“상자를 받은 집안의 가장은 반드시 후계자에게 상자의 존재를 알려야 합니다.”


“후계자가 없으면, 후계자가 생긴 뒤 알려줍니다.”


“정 끝내 후계자가 생기지 않으면 다음 순번 집안으로 넘깁니다.”


“다른 조 역시 비슷합니다.”


“세 집안이기도 하고 네 가구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다른 조가 관리하는 상자 이야기는 서로 절대 꺼내지 않습니다.”


“상자를 돌려가며 보관하는 이유는 상자 안의 ‘내용물’을 희석시키기 위해서입니다.”


“상자를 맡은 집안은 절대로 여자와 아이를 상자 근처에 오게 해선 안 됩니다.”


“그리고 상자를 맡지 않은 집안은 맡은 집안을 감시합니다.”


“또 M 집안에서 부적을 받아 상자에 붙어 있는 오래된 부적과 교체합니다.”


“약속된 기간 동안 보관해 내용물이 약해지면 M 집안에 가져가 처리와 공양을 맡깁니다.”


“M 신사와는 아주 오래전부터 그런 약속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자 M이 말을 이었다.


“그래서 우리 집안은 예전 약속대로 가져온 상자를 처리… 아니, 공양해왔습니다.”


“이 지역에 존재하는 모든 상자와 현재 보관자를 기록한 관리 장부도 만들고요.”


그러자 J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맞습니다…”


“원래라면 제가 S 할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상자를 넘겨받았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정말 무서웠습니다.”


“용서해주십시오…”


“T 집안 아버지가 죽고, 그 뒤를 이어 상자를 맡은 S 할아버지마저 곧바로 돌아가셨습니다.”


“남자에게는 영향이 없다고는 들었지만… 그래도 무서웠습니다.”


“그래서 저는 S 아버지가 언제 상자를 들고 올지 두려워하며 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장례가 끝나고 시간이 지나도 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T와 상의했습니다.”


“어쩌면 S 아버지는 상자 존재를 모르는 게 아닐까.”


“이대로라면 상자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게 아닐까 하고…”


“그래서 우선 S 아버지에게 슬쩍 떠봤습니다.”


“그리고 아무것도 모른다는 걸 확인했습니다.”


“그 후에도 계속 창고를 감시하며, 상자는 S 집안 창고에 그대로 두기로 했습니다.”


“T는 부적만 교체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이사를 갔습니다.”


“마쓰에로 갔다고 들었습니다.”


“그렇게 하면 다른 조 사람들은 ‘아, 저 집안은 끝났구나’ 하고 생각할지도 모른다고…”


“원래 넘겨받아야 할 제가 S 집안을 계속 감시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약속된 시기가 오면 제가 창고에서 상자를 꺼내 M 신사로 가져가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정말… 정말 죄송하지만…”


“그 사이 S나 S 어머니가 상자에 가까이 갔다가 죽는 일이 생긴다 해도…”


“어차피 S 집안은 상자 존재를 모르고 있었고…”


“다른 조의 상자에 대해 언급하는 건 금기였으니까…”


“들키지 않을 거라고 T와 이야기했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그래서 다른 조 상자 상황은 모릅니다.”


“이런 일이 또 있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죄송합니다…”


J는 바닥에 엎드려 계속 사죄했다.


S 아버지는 돌아가신 S 할아버지에게서 “창고에는 가까이 가지 마라”라는 말만 들었었다고 한다.


실제로도 굉장히 음산한 창고였기 때문에 일부러 다가갈 생각도 하지 않았다고 했다.


S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이번에 어차피 철거할 거라면 정리나 하자고 하다가, 그 과정에서 S가 상자를 발견해버린 것이었다.


S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할머니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하지만 S 할머니만은 어딘가 납득한 듯한 얼굴로 말했다.


“그래서 창고 근처엔 못 가게 했던 거였구나…”


그 말과 함께 방 안은 조용해졌다.


누구도 쉽게 입을 열지 못했다.

 

 

 

 

 

 

그 뒤로도 이야기는 한동안 이어졌다.


하지만 분위기는 이미 완전히 가라앉아 있었다.


누구 하나 쉽게 말을 꺼내지 못했다.


나 역시 머릿속이 혼란스러웠다.


단순한 괴담이라고 넘기기엔 모두의 표정이 너무 진지했다.


특히 M은 평소와 전혀 달랐다.


억지로 침착한 척하고 있었지만, 아직도 두려움이 남아 있는 게 보였다.


S는 거의 울기 직전이었고, K 역시 얼굴이 새파랬다.


잠시 침묵이 흐른 뒤, 내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럼… 그 상자는 지금 어떻게 된 거야?”


M이 대답했다.


“지금은 우리 집에서 봉인 중이야.”


“아버지가 돌아오신 뒤 제대로 처리할 거다.”


나는 다시 물었다.


“그럼 이제 끝난 거야?”


하지만 M은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잠시 고개를 숙인 채 생각하더니 조용히 말했다.


“모르겠다…”


“솔직히 말하면… 끝났다고 장담 못 해.”


“원래라면 이런 일이 생기면 안 됐거든.”


“상자는 계속 관리되고 있어야 했고, 부적도 정기적으로 교체됐어야 했어.”


“근데 오랫동안 방치됐잖아.”


“그 사이 안에 있는 게 얼마나 강해졌는지도 몰라.”


그 말을 듣는 순간 방 안 공기가 더 무거워진 느낌이었다.


S 어머니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그럼… 우리 딸은 괜찮은 거니?”


M은 잠시 S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말했다.


“일단은 괜찮습니다.”


“제가 응급으로 막았습니다.”


“하지만 완전히 안전하다고는 아직 말 못 합니다.”


그 순간 S가 결국 울음을 터뜨렸다.


S 어머니도 함께 울기 시작했다.


J는 계속 고개를 숙인 채 죄송하다고 반복했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솔직히 나도 정신적으로 한계였다.


도망치고 싶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눈을 돌릴 수가 없었다.


M은 마지막으로 우리 모두를 바라보며 말했다.


“이 이야기는 그냥 괴담처럼 듣고 넘기는 게 좋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적어도 하나만은 기억해둬라.”


“사람의 원한이라는 건 절대 우습게 보면 안 된다.”


“그리고 그런 원한을 만들어내는 짓도 하면 안 된다.”


“코토리바코는… 결국 인간이 만든 거니까.”


그 말을 끝으로 그날 이야기는 끝났다.


하지만 나는 아직도 가끔 그날 일을 떠올린다.


그리고 지금도 가끔 생각한다.


만약 그날 S가 우연히 M을 만나지 못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하고.


그 상자가 아직도 어딘가에 존재하는 건 아닐까 하고.


정말로, 다른 지역에도 아직 남아 있는 건 아닐까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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