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개요
부산 돌려차기 사건은 2022년 5월 22일 오전 5시쯤 부산광역시 부산진구 서면 일대에서 발생한 사건이다. 피해자는 새벽 시간대에 귀가 중이었고, 가해자는 피해자를 일정 시간 뒤쫓은 뒤 오피스텔 공동현관 부근에서 갑자기 공격했다. 이 사건이 “돌려차기 사건”으로 불리게 된 이유는 CCTV에 포착된 공격 장면 때문이다. 가해자가 피해자의 뒤쪽에서 발로 머리 부위를 강하게 가격하는 장면이 알려지면서, 언론과 대중 사이에서 ‘부산 돌려차기 사건’이라는 이름으로 굳어졌다. 대법원 확정 판결 보도에 따르면 가해자는 피해자를 성폭행할 목적으로 약 10분간 뒤쫓아간 뒤 오피스텔 공동현관에서 폭행한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이 사건은 단순한 폭행 사건이 아니었다. 피해자는 공격을 받고 의식을 잃었고, 가해자는 쓰러진 피해자를 CCTV 사각지대로 끌고 간 것으로 조사됐다. 이 부분은 이후 재판에서 매우 중요한 판단 근거가 됐다. 처음에는 살인미수 혐의가 중심이었지만, 항소심 과정에서 성범죄 시도 정황이 추가로 확인되면서 사건의 성격이 크게 달라졌다. 항소심 재판부는 가해자의 행위가 성폭력 범죄를 목적으로 한 폭행이었고, 폭행 당시 살인의 미필적 고의도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범행 경위

[사진 출처: 그알 유튜브]







사건 당일 피해자는 새벽 시간에 혼자 귀가하고 있었다. 가해자는 피해자와 전혀 모르는 사이였던 것으로 알려졌고, 피해자를 따라가다가 오피스텔 공동현관 부근에서 갑자기 공격했다. CCTV에 남은 장면은 사건의 충격을 더 크게 만들었다. 피해자는 뒤에서 공격을 받아 방어할 틈도 없이 쓰러졌고, 가해자는 쓰러진 피해자에게 추가 폭행을 가한 뒤 피해자를 CCTV가 보이지 않는 쪽으로 옮긴 것으로 조사됐다. 법률신문 보도에 따르면 가해자는 피해자를 뒤따라가 건물 1층에서 폭행해 의식을 잃게 하고, 피해자를 CCTV 사각지대로 끌고 가 성범죄를 시도한 혐의를 받았다.
이 사건에서 특히 중요한 부분은 “왜 피해자를 사각지대로 끌고 갔는가”였다. 단순 폭행이라면 피해자를 쓰러뜨린 뒤 도주했을 가능성이 크지만, 가해자는 의식을 잃은 피해자를 다른 장소로 이동시켰다. 항소심에서는 이러한 이동, 피해자의 의류 상태, 추가 증거 등을 종합해 성범죄 목적이 있었다고 판단했다. YTN 보도에 따르면 항소심 과정에서 피해자의 의류 등에서 가해자의 DNA가 확인됐고, 범행 직후 성폭력 관련 검색 정황도 언급됐다. 재판부는 직접증거가 충분하지 않더라도 전체 정황을 종합하면 성범죄 시도 목적을 인정할 수 있다고 봤다.
피해자는 이 사건으로 신체적 피해뿐 아니라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해자에게 영구적 장애가 남을 가능성,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공포심 등을 고려했다. 또한 피해자는 사건 이후에도 가해자의 보복 가능성을 두려워해야 했고, 형사 절차에서 피해자가 충분히 보호받지 못한다는 문제를 계속 제기했다. 이 사건은 단순히 한 번의 범죄로 끝난 것이 아니라, 피해자가 사건 이후에도 장기간 싸움을 이어가야 했다는 점에서 많은 사람들의 공분을 샀다.
수사와 재판 과정
처음 이 사건은 살인미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에서는 가해자에게 징역 12년이 선고됐다. 당시 재판부는 가해자의 폭행이 매우 위험했고 피해자의 생명에 중대한 위협을 가했다고 봤지만, 성범죄 혐의는 본격적으로 다뤄지지 않았다. 1심 판결 이후 피해자와 피해자 측은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성범죄 정황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후 항소심 과정에서 검찰이 추가 증거를 확보하면서 사건은 새로운 국면으로 들어갔다. 연합뉴스는 검찰이 항소심 과정에서 피해자 청바지에서 가해자의 DNA를 검출하는 등 추가 증거를 찾아내 강간살인미수 혐의로 공소장을 변경했다고 보도했다.
항소심에서 가장 큰 변화는 혐의가 살인미수에서 강간살인미수로 바뀐 점이다. 검찰은 가해자가 의식을 잃은 피해자를 상대로 성범죄를 시도했으나 인기척 등을 이유로 미수에 그친 것으로 봤다. 가해자는 성범죄를 부인했고, 살해할 고의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범행 당시 술과 약물 영향으로 심신미약 상태였다는 취지의 주장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무방비 상태의 피해자의 머리 부위를 반복적으로 가격했고, 피해자가 위중한 상태에 빠졌음이 분명한데도 성폭력 범죄로 나아갔다고 보아 살인의 미필적 고의를 인정했다.
2023년 6월 항소심은 가해자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함께 신상정보 공개 10년,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제한 10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20년 등의 명령도 내려졌다. YTN 보도에 따르면 항소심 재판부는 강간살인미수 혐의를 인정하면서 “성범죄 목적 폭행”이라는 점을 중요하게 판단했다. 또한 미수에 그쳤더라도 사람의 생명을 침해한 죄가 가볍지 않고, 성폭력 범죄의 수단으로 폭행을 가한 점에서 죄질이 매우 무겁다고 봤다.
이후 사건은 대법원까지 올라갔다. 2023년 9월 21일 대법원은 항소심 판단을 그대로 확정했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사실오인이나 법리오해의 잘못이 없다고 봤고, 징역 20년이라는 형량도 심히 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로써 가해자의 징역 20년은 최종 확정됐다. 대법원 확정 판결 이후 이 사건은 강력범죄의 양형, 성범죄 수사, 피해자 권리 보장, 신상공개 제도의 한계를 한꺼번에 드러낸 사건으로 평가됐다.
사건이 남긴 쟁점
이 사건이 사회적으로 크게 번진 이유는 범행 자체의 잔혹성뿐만이 아니었다. 대중이 가장 크게 문제 삼은 부분 중 하나는 초동수사였다. 피해자는 사건 직후부터 성범죄 가능성을 의심할 만한 정황이 있었다고 주장했지만, 처음 수사에서는 그 부분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후 항소심에서야 성범죄 관련 증거가 추가로 확보되며 공소장이 변경됐기 때문에, “초기 수사가 제대로 됐다면 더 빨리 진실에 접근할 수 있지 않았겠느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2026년 2월 서울중앙지법은 피해자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국가가 1,500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성폭력 정황이 강하게 의심됐는데도 필요한 진술과 추가 증거 확보가 부족했다고 판단했다.
또 하나의 쟁점은 피해자의 형사절차 참여권이었다. 한국 형사재판 구조에서 피해자는 사건의 당사자임에도 재판 절차의 중심에 서기 어렵다. 피고인과 검찰은 항소와 상고를 할 수 있지만, 피해자는 직접 상고권을 갖고 있지 않다. 이 사건에서 피해자는 법정 안팎에서 적극적으로 문제를 제기했고, 그 과정에서 피해자가 수사기록을 확인하거나 자신의 피해를 충분히 설명하는 데 얼마나 많은 장벽이 있는지가 드러났다. 연합뉴스는 이 사건이 신상공개 제도 개선과 피해자 상고권, 피해자 참여권 논의를 촉발한 계기가 됐다고 보도했다.
신상공개 제도 역시 큰 논란이 됐다. 사건이 이미 재판에 넘겨진 뒤에는 피고인의 신상을 공개할 법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성범죄 혐의가 뒤늦게 인정되기 전까지는 가해자 신상공개가 쉽지 않았고, 이로 인해 중대범죄 피의자·피고인 신상공개 제도의 공백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이후 정부와 국회에서는 중대범죄자의 신상공개 범위와 머그샷 공개 등을 확대하는 방향의 제도 개선 논의가 이어졌다. 2024년 1월 25일부터 시행된 중대범죄신상공개법은 중대범죄 피의자뿐 아니라 일정 요건의 피고인도 법원 결정을 통해 신상공개가 가능하도록 하고, 최근 얼굴 사진 공개의 근거도 마련했다.
이 사건은 또한 “범죄 이후 피해자는 얼마나 보호받는가”라는 질문을 남겼다. 피해자는 범죄 직후의 고통뿐 아니라 재판 과정, 언론 보도, 가해자의 태도, 보복 가능성 속에서 계속 불안을 겪었다. 강력범죄 사건에서 피해자 보호는 단순히 가해자를 처벌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피해자가 안전하게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정보 제공, 법률 지원, 신변 보호, 심리 치료, 수사기록 접근권, 2차 피해 방지 장치가 함께 작동해야 한다. 부산 돌려차기 사건은 이러한 제도가 현실에서 충분히 작동하지 못했을 때 피해자가 얼마나 긴 싸움을 해야 하는지를 보여준 사례가 됐다.
현재까지의 후속 상황
2024년에는 피해자가 가해자를 상대로 낸 민사 손해배상 소송에서 1억 원 배상 판결이 나왔다. 부산지법 민사 재판부는 가해자가 법정에 출석하지 않고 의견서도 제출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원고의 주장을 인정하는 방식으로 판단했고, 피해자의 청구 금액 전부를 인용했다. 이 판결은 형사처벌과 별개로 피해자가 입은 손해에 대해 민사적으로 배상 책임을 인정한 것이다.
2026년에는 국가배상 문제도 이어졌다. 서울중앙지법은 피해자가 수사기관의 부실 수사 책임을 물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국가가 1,500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당시 피해자의 상태와 정황상 성폭력 가능성이 강하게 의심됐음에도 수사기관이 필요한 조치를 다하지 않았다고 봤다. 이 판결은 단순히 금액의 문제가 아니라, 수사기관의 부실한 대응이 피해자에게 추가 고통을 줄 수 있다는 점을 법원이 인정했다는 의미가 있다.
가해자의 보복 협박 혐의도 별도의 사건으로 이어졌다. 가해자는 수감 중 동료 수감자에게 피해자의 주소 등을 언급하며 보복성 발언을 한 혐의로 추가 기소됐다. 2026년 2월 1심에서는 가해자에게 징역 1년이 추가로 선고됐고, 재판부는 가해자가 중대한 범죄를 저지르고도 수감 중 반성하지 않은 채 추가 범행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2026년 7월 기준으로 이 보복 협박 사건의 항소심은 가해자의 불출석으로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부산 돌려차기 사건은 단순히 “새벽 귀갓길 폭행 사건”으로 요약하기 어렵다. 이 사건은 한 여성이 일상적인 귀가 중 무방비 상태에서 공격받은 사건이자, 처음에는 제대로 드러나지 않았던 성범죄 정황이 피해자의 문제 제기와 추가 수사를 통해 뒤늦게 법정에서 인정된 사건이다. 동시에 형사사법 절차에서 피해자가 얼마나 소외될 수 있는지, 수사기관의 초기 판단이 사건 전체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중대범죄자의 신상공개와 피해자 보호 제도가 어디까지 보완되어야 하는지를 보여준 사건이다.
결국 이 사건이 남긴 가장 큰 질문은 “가해자를 얼마나 처벌할 것인가”에만 머물지 않는다. “피해자는 사건 이후 어떻게 보호받아야 하는가”, “수사기관은 어떤 정황을 놓치지 말아야 하는가”, “강력범죄 피고인의 신상공개는 어떤 기준으로 이뤄져야 하는가”, “피해자가 재판 과정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낼 방법은 충분한가”라는 질문까지 함께 남겼다. 부산 돌려차기 사건은 그래서 한 개인의 비극을 넘어, 한국 사회의 범죄 대응 체계와 피해자 보호 제도를 다시 돌아보게 만든 대표적인 사건으로 기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