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번역괴담 열리지 않는 방|도시락 가게 2층에서 발견된 봉인된 일본식 방,
도시락 가게 2층, 아무도 쉬지 않던 어두운 공간. 벽인 줄 알았던 미닫이문 안에서 벌레 사체와 기괴한 인형의 흔적이 발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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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때 아르바이트하던 곳 2층에 있던 그 방은, 아마도 말 그대로 ‘열리지 않는 방’이었던 것 같다.
그곳은 도시락 가게였고, 2층에는 휴게실과 자재 창고가 있었다.
그런데 아무도 2층에서 쉬려고 하지 않았다.
큰 창문이 있었는데도 낮에도 어둡고, 축축한 느낌이 감돌았다.
자재를 가지러 갈 때도 다들 절대 혼자 올라가려고 하지 않았다.
나보다 한참 뒤에 들어온, 미대생인 여자 아르바이트생이 하나 있었다.
귀엽긴 했지만 조금 특이한 애였고, 본인은 영감이 있다고 했다.
그 여자만은 이상하게도 2층에서 담배를 자주 피웠다.
그래서 무겁지 않은 자재를 가져오는 일은 대체로 그 여자에게 부탁하게 됐다.
대신 쉬는 시간 외에 담배를 피우는 건 모른 척해주는 식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가게 자재 재고 조사를 하게 됐다.
당연히 그 여자도 인원에 포함됐고, 직원 A와 직원 B, 그날 시프트였던 나, 그리고 아르바이트 치프였던 선배까지 해서 총 다섯 명이 하기로 했다.
그런데 직원 B와 선배가 전철 사고 때문에 늦어졌다.
그래서 일단 셋이서 먼저 시작했다.
나는 아래층에서 체크표 같은 걸 복사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위층에서 비명이 들렸다.
깜짝 놀라 계단을 뛰어 올라가는데, 갑자기 머리가 축축하게 젖었다.
손으로 만져보니 통증은 전혀 없었는데, 머리에서 엄청난 양의 피가 흐르고 있었다.
놀라긴 했지만, 위에서 그 여자가 계속 비명을 지르고 있었기 때문에 일단 2층으로 올라갔다.
올라가 보니 여자는 벽 쪽을 향해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외치고 있었다.
직원 A는 바닥에 주저앉아 있었고, 바지에 오줌을 지린 상태였다.

여자가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쪽을 보았다.
그동안 벽이라고 생각했던 곳이 사실은 미닫이문이었다.
그 안에는 다다미 두 장을 가로로 나란히 놓은 정도 크기의 작은 방이 있었다.
바닥에는 작은 벌레들의 사체가 2cm 정도 두께로 쌓여 있었다.
그런데 방 한쪽 구석만 지름 30cm 정도로 둥글게, 아무것도 없는 공간이 있었다.
벽은 얼핏 보기에는 평범한 일본식 방 벽처럼 보였다.
하지만 자세히 보니 흙에 길고 검은 머리카락 같은 것이 섞여 발라져 있었다.
미닫이문 안쪽도 똑같은 상태였다.
무슨 일인지 이해가 되지 않아 멍하니 서 있는데, 늦게 오던 선배가 도착했다.
피투성이가 된 나를 보자 곧바로 구급차를 불렀고, 나는 병원으로 실려 갔다.
병원에 도착하니 직원 B가 와 있었다.
그는 나에게 말했다.
“유급 휴가랑 위로금 줄 테니까, 선반에서 물건이 떨어져 다친 걸로 해줘.”
솔직히 돈도 필요했고, 너무 무서워서 다시는 그 아르바이트 장소에 가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시키는 대로 했다.
상처는 생각보다 깊지 않아서 몇 바늘 꿰매는 정도로 끝났다.
아르바이트는 2주 정도 쉬어도 된다고 했다.
하지만 아무래도 그 일이 계속 신경 쓰였다.
그래서 열흘쯤 지났을 때, 가게에 한번 가보았다.
가게에는 선배가 있었다.
직원 A는 몸이 안 좋아져 장기 휴양 중이라고 했다.
그 여자 아르바이트생은 학교도 그만두고 고향집으로 돌아가겠다며, 부모님과 함께 인사를 하러 왔다고 했다.
하지만 여자는 가게 안으로 한 발짝도 들어오지 않았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약에 취한 사람처럼 멍한 상태였다고 했다.
선배는 직원 B를 추궁해서 들은 이야기를 나에게 해주었다.
그 가게는 원래 평범한 오래된 민가였다고 한다.
하지만 사람이 오래 머물지 못하는 집이라 소유자가 곤란해했고, 그래서 아주 싼값에 빌린 장소였다고 했다.
직원 B도 자세한 사정까지는 몰랐다.
다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언젠가 반드시 무슨 일이 생길 줄 알았다.”
그 미닫이문을 찾아내 열었던 건 그 여자였다.
그리고 여자는 계속 같은 말을 반복했다고 한다.
“안에서 머리가 빙글빙글 도는 인형 같은 게 나왔어요.”
직원 A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큰 충격을 받은 상태였다.
내장이 약해져 아직 입원 중이었고, 가족들의 뜻에 따라 아마 곧 회사를 그만둘 거라고 했다.
나는 2층을 보여달라고 했다.
그 방은 깨끗하게 청소되어 있었다.
미닫이문도 떼어냈고, 벽도 새로 칠해져 있었다.
하지만 2층의 분위기는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여전히 기분 나쁠 정도로 음습했다.
나는 그날 바로 아르바이트를 그만뒀다.
그 가게는 내가 다니던 대학교 근처 역 앞에 있었지만, 그날 이후 졸업할 때까지 한 번도 그 앞을 지나가지 않았다.
시간이 꽤 흐른 뒤, 일 때문에 그 역에 내릴 일이 있었다.
문득 그 가게가 떠올라 보러 가봤다.
그런데 도시락 가게는 없어지고, 요즘식 카페로 바뀌어 있었다.
놀랍게도 그 카페의 점장은 예전의 그 선배였다.
도시락 가게는 내가 그만둔 직후 작은 화재가 나서 문을 닫았고, 같은 계열 체인의 카페로 바뀌었다고 한다.
처음에는 직원 B가 그곳의 점장을 맡고 있었는데, 그가 다른 회사로 이직하게 되면서 선배가 가게 권리를 사들였다는 이야기였다.
나는 도저히 신경 쓰였던 2층 이야기를 물었다.
선배는 조금 곤란한 듯한, 그리고 싫은 듯한 얼굴을 했다.
그러더니 말했다.
“역시 분위기가 너무 안 좋아서, 리모델링하고 굿 같은 것도 한 다음 창고로 쓰고 있어.”
그리고는 이렇게 덧붙였다.
“이거, 아마 그 애가 봤다고 했던 그거겠지?”
선배는 나에게 엽서 한 장을 보여주었다.
그 여자에게서 온 그림 전시회 초대장이었다.
수신인은 예전 도시락 가게 이름으로 되어 있었다.
엽서 앞면에는 이상한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머리가 옆으로 기묘하게 찌그러져 있고, 크고 하얀 몸을 가진 존재.
얼굴에는 눈도 코도 없고, 입만 길게 찢어져 있었다.
손발은 비정상적으로 가늘었다.
마치 하얀 봉제인형 같은 것이 춤을 추고 있는 그림이었다.
그 엽서는 2년쯤 전에 온 것이라고 했다.
장소가 멀어서 갈 수 없겠다고 생각하면서도, 적혀 있던 화랑에 문의해봤다고 한다.
하지만 화랑 측에서는 그런 전시 예정은 없다고 대답했다고 했다.
선배는 말했다.
“왠지 버리기도 찝찝해서 말이야.”
그러고는 그 엽서를 다시 서랍 안에 넣었다.
그 후로도 나는 선배와 한동안 연락을 주고받았다.
그런데 올해 봄, 선배에게서 전화가 왔다.
가게가 노후화되어 새로 지어야 하게 됐고, 이참에 부모님을 돌보기 위해 고향으로 돌아가겠다는 내용이었다.
그 뒤로 몇 번 연락을 해보았지만, 휴대폰을 바꾼 건지 연결되지 않았다.
여름 문안 인사 엽서도 보내봤지만, 수취인 불명으로 되돌아왔다.
결국 그게 무엇이었는지는 아직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이제 다시는 그곳에 가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