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풍백화점 붕괴 이후 떠돌던 기묘한 목격담들 >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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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삼풍백화점 붕괴 이후, 그 자리를 둘러싸고 여러 도시괴담이 전해졌다. 삼풍백화점 쇼핑백을 든 모녀를 태웠다는 택시기사의 이야기부터, 아크로비스타와 옛 주유소 주변에서 들렸다는 기묘한 목격담까지, 참사 이후 사람들 사이에서 조심스럽게 회자된 소문들    &n…
목차

     

    삼풍백화점 붕괴 이후, 그 자리를 둘러싸고 여러 도시괴담이 전해졌다. 삼풍백화점 쇼핑백을 든 모녀를 태웠다는 택시기사의 이야기부터, 아크로비스타와 옛 주유소 주변에서 들렸다는 기묘한 목격담까지, 참사 이후 사람들 사이에서 조심스럽게 회자된 소문들 

     

     

     

    삼풍백화점 쇼핑백 괴담

    삼풍백화점이 무너진 뒤, 그 일대에는 오래도록 여러 이야기가 따라붙었다.


    밤이 깊어지면 어디선가 흐느끼는 소리가 들린다든지, 이미 세상을 떠난 사람들을 봤다는 말, 혹은 아무도 없는 곳에서 누군가 지나가는 인기척이 느껴졌다는 식의 소문들이었다.


    물론 이런 이야기들은 대부분 확인되지 않은 도시괴담에 가깝다.

    하지만 큰 참사가 있었던 장소에는 늘 사람들의 기억과 공포가 남는다.

    삼풍백화점이 있던 자리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그중에서도 오래전부터 전해지는 이야기 하나가 있다.

    이른바 ‘삼풍백화점 쇼핑백 괴담’이다.

    이야기는 삼풍백화점이 있었던 자리 근처, 한 택시 정류장에서 시작된다.

     


    어느 봄날, 박명철이라는 택시기사는 평소처럼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택시들은 줄지어 서 있었고, 기사들은 차 안에서 쉬거나 담배를 피우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명철은 자판기에서 뽑은 커피를 들고 주변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그때 앞쪽에 서 있던 택시에서 같은 회사 동료인 김 씨가 내렸다.


    “커피 한 잔 할래?”

     

     


    명철이 가볍게 물었지만, 김 씨는 손을 저었다.

    그는 담배 한 대만 피우고는 서둘러 자기 택시로 돌아갔다.


    명철은 남은 커피를 마시며 별생각 없이 앞차를 보고 있었다.

    그런데 이상한 장면이 눈에 들어왔다.


    김 씨의 택시 뒷문이 열렸다.


    하지만 아무도 타지 않았다.

    명철의 눈에는 분명 그렇게 보였다.

     

     


    잠시 뒤, 뒷문이 탕 하고 닫혔다.

    요즘은 자동문 택시도 있으니, 김 씨가 장난삼아 문을 작동해보는 건가 싶었다.


    ‘싱거운 사람이네.’


    명철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그런데 곧 김 씨가 미터기를 꺾었다.

    그리고 손님도 태우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 상태로 그대로 출발해버렸다.


    명철은 고개를 갸웃했다.

     

     


    ‘손님도 안 탔는데 어디를 가는 거지?’


    이상하긴 했지만, 마침 자기 택시에도 손님이 타는 바람에 더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그는 곧바로 일을 시작했다.


    “분명히 여자가 탔단 말이야”

    하루 영업을 마치고 회사로 돌아왔을 때였다.

     

     


    이상하게도 사무실 분위기가 어수선했다.

    몇몇 기사들이 모여 웅성거리고 있었고, 누군가는 낮은 목소리로 “진짜 봤다더라” 같은 말을 하고 있었다.


    명철이 들어서자 동료들이 그를 쳐다봤다.


    “자네 오늘 낮에 김 씨 봤지?”

    “서초동 쪽에서 김 씨 바로 뒤에 있었다면서?”


    명철은 고개를 끄덕였다.

     

     


    “봤죠. 이상하긴 했어요. 손님도 안 탄 것 같은데 갑자기 출발하더라고요.”


    그 말에 주변이 순간 조용해졌다.


    얼굴이 창백하게 질린 김 씨가 입을 열었다.


    “아니야. 손님이 탔어.”


    그는 아직도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사람처럼 보였다.

     

     


    “젊은 여자가 탔어. 유치원생쯤 되어 보이는 아이 손을 잡고 있었고. 분명히 뒷좌석에 탔다고.”


    기사들은 서로 눈치를 보았다.


    김 씨는 계속 말했다.


    “그 여자, 쇼핑백을 들고 있었어. 하나도 아니고 세 개나. 커다란 백화점 쇼핑백이었어.”


    누군가 물었다.

     

     


    “무슨 쇼핑백?”


    김 씨는 잠시 망설이다가 말했다.


    “삼풍백화점 쇼핑백.”

     

    삼풍백화점 붕괴 이후 떠돌던 기묘한 목격담들.png

     


    그 순간, 사무실 안의 공기가 차갑게 가라앉았다고 한다.


    삼풍백화점은 이미 무너지고 없었다.

    그 이름이 적힌 쇼핑백을 들고 새로 쇼핑을 하고 나올 사람도 없었다.


    누군가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요즘 세상에 삼풍백화점 쇼핑백을 들고 다니는 사람이 어디 있어.”


    그 말을 들은 김 씨는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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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풍백화점 터 위에 세워진 아크로비스타 A동 괴담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가 일어난 자리는 지금도 많은 사람들에게 무거운 기억으로 남아 있다.

    사고 이후 시간이 흘러 그 자리에 고급 주상복합 아파트가 들어섰지만, 일부 사람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그곳과 관련된 여러 괴담이 조용히 떠돌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많이 언급되는 이야기는 아크로비스타의 A동, B동, C동 위치와 관련된 소문이다.

     

     


    괴담에 따르면 아크로비스타는 단순히 삼풍백화점 부지 위에 하나로 지어진 것이 아니라, 각 동마다 과거 삼풍백화점의 다른 구역과 겹쳐 있다고 한다.

    C동은 과거 삼풍백화점 남문 쪽 대형 주차장 부근에 세워졌고, B동은 중앙홀과 이어지는 일부 구역에 닿아 있으며, A동은 사고 당시 가장 직접적인 피해가 있었던 자리와 겹친다는 식의 이야기가 전해진다.


    물론 이 내용은 공식적으로 확인된 자료라기보다는 인터넷 괴담과 입소문 속에서 반복되어 온 이야기다.

    하지만 이 소문을 믿는 사람들은 유독 A동에 관한 이야기가 많다는 점을 근거로 든다.


    그들은 이렇게 말한다.

    “정말 아무 일도 없었다면 왜 A동 이야기만 유독 많았겠느냐”고.

     

     

     


    괴담 속에서는 아크로비스타 공사 당시에도 이상한 일이 있었다고 전해진다.

    B동과 C동을 지을 때는 특별한 사고 이야기가 거의 들리지 않았는데, 유독 A동 공사 현장에서는 인부들과 관련된 불길한 소문이 많았다는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A동 공사 현장에서 크고 작은 사고가 잦았다고 말하고, 또 어떤 이들은 현장 작업자들 사이에서 이상한 기운을 느꼈다는 말이 돌았다고 주장한다.

    다만 이러한 이야기는 공식 기록으로 확인된 사실이라기보다는, 삼풍백화점 터와 연결되어 만들어진 도시전설에 가깝다.


    공사 현장에서 들렸다는 괴이한 소문도 있다.

    아무도 손대지 않았는데 무전기에서 잡음이 섞인 목소리가 들렸다거나, 한밤중 공사장 안쪽에서 여자가 흐느끼는 듯한 소리가 났다는 이야기다.


    현장에 있던 누군가는 단순한 전파 간섭이나 바람 소리라고 넘겼고, 다른 누군가는 “그곳이 원래 그런 자리라서 그렇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처럼 같은 현상을 두고도 사람마다 해석은 달랐다.

     

     


    그렇다면 완공 이후에는 어땠을까.


    아크로비스타가 완공되고 사람들이 입주한 뒤에는 오히려 겉으로 드러난 괴담이 많지 않았다.

    고급 아파트라는 이미지가 강했고, 실제로 외부 사람들에게 알려진 이야기도 그리 많지 않았다.


    하지만 괴담을 믿는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

    “소문이 없는 것이 아니라, 밖으로 나오지 않았을 뿐이다.”

     

    1.png


    특히 A동 로비나 저층부 주변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사람의 형체를 보았다는 이야기가 간혹 전해진다.

    엘리베이터 앞이나 로비 한쪽, 사람이 거의 없는 늦은 시간대에 누군가 서 있는 것처럼 보였는데, 가까이 다가가면 아무도 없었다는 식의 이야기다.


    또 일부 입주민들이 입주 후 이유 없이 가위에 눌렸다는 소문도 있다.

    잠을 자다가 몸이 움직이지 않고, 귓가에서 누군가 우는 듯한 소리를 들었다거나, 방 안에 사람이 서 있는 느낌을 받았다는 식이다.


    물론 이런 경험은 피로, 스트레스, 수면장애로도 충분히 설명될 수 있다.

    하지만 삼풍백화점이라는 장소의 기억과 겹치면서, 사람들은 그것을 단순한 수면 현상으로만 받아들이지 않게 된다.

     

     

     

    그런데 이상한 점이 하나 있다.

    이 정도 이야기가 있다면 인터넷이나 주변에서 더 많이 알려져야 할 것 같은데, 실제로는 생각보다 관련 소문이 크게 퍼져 있지 않다.


    괴담을 전하는 사람들은 그 이유를 집값 때문이라고 말한다.


    고급 아파트나 유명 주상복합 단지에서는 나쁜 소문이 퍼지는 것을 매우 꺼린다는 것이다.

    특히 귀신이 나온다거나, 과거 참사와 관련된 불길한 이야기가 계속 언급되면 부동산 이미지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그래서 실제로 불편한 경험을 한 사람이 있더라도 밖으로 크게 말하지 않는다는 식의 해석이 붙는다.

    자신이 사는 집의 가치가 떨어질까 봐, 혹은 단지 이미지가 나빠질까 봐 침묵한다는 이야기다.

     

     

     


    이런 설명은 다른 고급 주거지 괴담에서도 자주 등장한다.

    겉으로는 모두가 만족하며 사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주민들만 아는 불편함이나 내부 사정이 있고, 그것이 외부로 잘 드러나지 않는다는 식이다.


    비슷한 예로 자주 거론되는 곳이 타워팰리스다.


    타워팰리스는 한때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초고급 주상복합의 상징처럼 여겨졌다.

    화려한 외관, 높은 집값, 뛰어난 입지, 상징성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선망하는 곳이었다.


    하지만 일부 사람들은 타워팰리스에도 실제 거주자들만 아는 불편함이 있었다고 말한다.

    아침마다 지하주차장에서 차량이 몰려 교통 혼잡이 생기고, 고층 주거 특성상 환기가 답답하며, 창문이 크게 열리지 않아 폐쇄감을 느끼는 사람도 있다는 것이다.

     

     

     


    또 건물 구조상 조망권이 기대만큼 좋지 않은 세대도 있고, 햇빛이나 먼지 문제를 불편하게 느끼는 사람도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런 불만이 대중적으로 크게 퍼지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그곳은 이미 고급 주거지라는 이미지가 강하고, 거주자들 역시 자신이 사는 곳의 가치를 떨어뜨릴 만한 이야기를 굳이 외부에 알리고 싶어 하지 않기 때문이다.


    괴담을 전하는 사람들은 아크로비스타 역시 비슷하다고 말한다.

    정말로 무언가를 보았든, 이상한 일을 겪었든, 그것을 밖으로 말하는 순간 단지 이미지와 집값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조용히 묻어둔다는 것이다.


    특히 아크로비스타 A동에 관한 소문은 이런 식으로 설명된다.

     

     


    처음에는 삼풍백화점 자리라는 이유로 꺼림칙하게 보는 시선도 있었고, 일부 사람들은 그 터 자체를 불길하게 여겼다고 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아크로비스타는 고급 아파트로 자리 잡았고, 집값 역시 크게 올랐다.


    이 과정에서 “귀신이 나온다”, “이상한 일이 있다”는 소문은 점점 겉으로 드러나지 않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붙었다.


    결국 괴담 속 논리는 이렇다.

    사람들이 정말로 아무것도 보지 못해서 조용한 것이 아니라, 보았어도 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이유는 공포보다 현실적인 문제, 즉 부동산 가치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아크로비스타 주민들이 삼풍백화점 이야기에 민감하다는 소문도 있다.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는 한국 현대사의 큰 참사였고, 그 자리에 사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그 이야기가 계속 언급되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울 수 있다.

    그래서 주민들 사이에서도 굳이 삼풍백화점 이야기를 꺼내지 않는 분위기가 있었다는 말이 전해진다.


    외부인이 그곳을 두고 부정적인 이야기를 하거나, 삼풍백화점과 연결해 괴담처럼 말하면 주민들이 불쾌하게 반응했다는 식의 이야기도 있다.


    이 부분 역시 실제 주민 전체의 입장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괴담이 만들어지는 방식으로 보면 충분히 이해되는 구조다.


    사람들은 참사가 있었던 장소를 쉽게 잊지 못한다.

    그리고 그 자리에 새 건물이 들어서면, 과거의 비극과 현재의 일상이 겹쳐지면서 여러 이야기가 생겨난다.

    누군가에게는 단순한 고급 아파트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여전히 수많은 희생자의 기억이 남아 있는 장소로 보이는 것이다.


    결국 아크로비스타 A동 괴담은 단순히 “귀신이 나온다”는 이야기만은 아니다.

     

     

     


    이 괴담의 핵심은 세 가지다.


    첫째, 삼풍백화점이라는 실제 참사의 기억.

    둘째, 그 자리에 세워진 고급 주거 공간에 대한 묘한 거리감.

    셋째, 집값과 이미지 때문에 불길한 소문이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는 의심이다.


    그래서 이 이야기는 다른 아파트 괴담보다 더 현실적인 느낌을 준다.

    귀신보다 무서운 것이 사람들의 침묵이고, 불길한 소문보다 더 강한 것이 부동산 가치라는 식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물론 아크로비스타에서 실제로 초자연적인 현상이 있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A동에서 유독 많은 사고가 있었다거나, 입주민 대부분이 가위에 눌렸다는 식의 이야기도 검증된 사실로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도시괴담은 언제나 사실과 소문, 기억과 상상이 뒤섞이며 만들어진다.

    삼풍백화점 터에 대한 사람들의 불안감, 참사에 대한 집단 기억, 그리고 고급 아파트라는 현실적인 이해관계가 겹치면서 아크로비스타 A동 괴담은 지금도 조용히 떠돌고 있는 것이다.

     

     


    누군가는 말한다.


    “그곳에 귀신이 없어서 조용한 게 아니다.

    말하면 손해가 되니까, 아무도 말하지 않는 것뿐이다.”


    그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삼풍백화점이라는 이름이 여전히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지지 않는 한, 그 자리에 얽힌 괴담 역시 완전히 사라지기는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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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풍주유소에서 일했다는 아르바이트생의 이야기

    삼풍백화점이 무너진 뒤, 그 근처에는 오랫동안 삼풍주유소가 있었다고 한다.

    당시 사고 직후에는 비상대책본부로 쓰였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그곳에서 심야 아르바이트를 했다는 한 학생의 이야기도 괴담처럼 남아 있다.


    그는 방학 동안 돈을 벌기 위해 야간 아르바이트를 찾고 있었다.

    그러다 보수가 괜찮은 주유소 일을 구하게 되었고, 밤 시간대에 근무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별일 없었다.

    하지만 새벽이 가까워질수록 주변은 이상할 정도로 조용해졌다.

    차도 거의 다니지 않았고, 멀리 보이는 도로만 가로등 불빛 아래 희미하게 드러났다.


    어느 날 밤, 그는 졸음을 쫓기 위해 밖에 나와 잠시 앉아 있었다.

    그때 도로 한복판에 두 사람이 보였다.

     

     


    어머니로 보이는 젊은 여자와 어린 딸이었다.

    두 사람은 손을 잡고 천천히 걸어가고 있었다.

     

    삼풍주유소에서 일했다는 아르바이트생의 이야기.png


    이상한 점은 그들이 인도가 아니라 차도 한가운데를 걷고 있었다는 것이다.

    한밤중의 도로 위를, 마치 주변을 전혀 의식하지 않는 사람들처럼 말이다.


    학생은 처음엔 잘못 본 줄 알고 눈을 비볐다.

    하지만 두 사람은 여전히 거기에 있었다.

     

     


    그리고 그들의 손에는 쇼핑백이 들려 있었다.

    방금 백화점에서 쇼핑을 마치고 나온 사람들처럼 보였다고 한다.


    학생은 가로등 아래로 지나가는 쇼핑백의 글자를 보았다.


    그것은 삼풍백화점 쇼핑백이었다고 한다.


    그는 순간 몸이 굳어버렸다.

    말을 걸 수도, 움직일 수도 없었다.


    모녀는 아무 일도 없다는 듯 도로를 가로질러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고 한다.

     

     


    그 뒤로도 그는 몇 차례 이상한 것을 보았다고 했다.

    목이 없는 사람의 형체가 지나가는 것을 봤다는 말도 있었고, 동료들과 함께 설명하기 어려운 인기척을 들은 적도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런 목격담도 점점 줄어들었다.

    사람들은 “이제는 사라졌나 보다” 하고 말했지만, 누군가는 이렇게 말했다.


    사라진 게 아니라, 사람들이 더 이상 말하지 않는 것뿐이라고. 

     

     

    -------------

     

    버려진 신년 카드

    마지막으로, 이런 이야기도 전해진다.


    어느 사람이 이사를 준비하다가 오래된 짐을 정리하던 중, 1995년에 받은 삼풍백화점 신년 축하 카드를 발견했다고 한다.


    낡은 종이 한 장일 뿐이었다.

    하지만 카드에 적힌 ‘삼풍백화점’이라는 이름을 보는 순간, 이상하게도 손끝이 서늘해졌다고 한다.


    그 사람은 잠시 망설이다가 결국 그 카드를 바로 버렸다고 했다.

     

     


    그저 오래된 물건이었을 뿐이다.

    하지만 어떤 이름은 시간이 지나도 쉽게 평범해지지 않는다.


    삼풍백화점이라는 이름 역시 그렇다.


    그곳은 이제 지도 위에서 사라졌다.

    건물도, 쇼핑몰도, 그날의 풍경도 남아 있지 않다.


    하지만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는 아직도 무너진 백화점이 남아 있다.

    그리고 그 기억은 때때로 한 장의 쇼핑백, 한밤중의 울음소리, 텅 빈 엘리베이터의 경고음 같은 모습으로 다시 나타난다.

     

     


    믿을 수 없는 이야기일 수도 있다.

    그저 참사의 기억이 만들어낸 도시괴담일 수도 있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그곳은 아직도 이렇게 기억된다.


    사라진 백화점의 쇼핑백을 든 사람들이,

    아직도 밤길 어딘가를 걷고 있는 곳으로.


     

    출처: https://m.cafe.daum.net/subdued20club/RaxJ/103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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