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풍백화점 붕괴 직전 괴담 우리 가족을 태운 이상한 택시
삼풍백화점 붕괴 당일, 백화점으로 향하던 가족 앞에 갑자기 낡은 택시가 멈춰 섰다. 아무도 부르지 않았지만 가족은 이상하게도 그 택시에 올라탔고, 얼마 뒤 삼풍백화점은 무너지고 만다. 사라진 택시와 아버지에게 걸려온 침묵의 전화, 그날 가족을 살린 것은 우연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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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아주 오래전 일이 되었지만, 그날의 기억은 아직도 머릿속에 선명하게 남아 있습니다.
아마 많은 분들이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를 기억하실 겁니다. 한순간에 거대한 건물이 무너져 수많은 희생자를 낳았던,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남긴 비극적인 사건이었죠.
제가 들려드릴 이야기는 바로 그날 있었던 일입니다.
그날 저는 어머니, 그리고 사촌누나와 함께 삼풍백화점에 가기로 했습니다. 당시 저는 서초구 반포동 미도아파트에 살고 있었고, 삼풍백화점은 집에서 걸어갈 수 있을 만큼 가까운 곳에 있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가볍게 걸어서 백화점까지 가 쇼핑을 한 뒤, 저녁에는 아버지와 합류해 식당가에서 식사를 하고 차를 타고 돌아올 생각이었습니다.
어린 시절 제 눈에 삼풍백화점은 꽤 화려하고 멋진 공간이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그 건물은 겉모습만 번지르르했을 뿐, 내부 상태는 끔찍했겠지만, 그때의 저는 그런 것을 알 리 없었습니다.
백화점 구조도 아직 기억이 납니다. 안으로 들어가면 큰 홀이 먼저 보였고, 그 홀을 중심으로 양쪽으로 구역이 나뉘어 있었습니다. 지하에는 서점과 잡화 매장, 그리고 식당가도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렇게 우리는 평소처럼 삼풍백화점 쪽으로 걸어가고 있었고, 길만 건너면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 순간, 정말 이상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분명 도로에는 차가 많았지만, 조금 전까지만 해도 택시는 한 대도 눈에 띄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횡단보도를 건너려는 찰나, 어디선가 나타난 택시 한 대가 우리 앞에 멈춰 선 것입니다.
이상했던 점은, 셋 중 누구도 택시를 잡으려고 손을 든 적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기사와 눈이 마주친 것도 아니었고, 택시를 탈 이유도 없었습니다. 원래 목적지는 바로 눈앞의 삼풍백화점이었으니까요.
게다가 신호는 분명 보행자 쪽이었고, 사람들이 길을 건너기 시작한 상태였습니다. 보통 기사라면 그런 상황에서 손님을 태우기 위해 보행자 앞을 가로막는 행동은 하지 않죠. 그런데 그 택시는 마치 우리 셋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멈춰 섰습니다.
더 이상했던 것은 그다음이었습니다.
분명 방금 전까지 우리는 백화점에서 뭘 살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이상하게도 아무도 이상하다고 느끼지 못한 채 택시에 올라탔습니다. 누가 먼저 타자고 한 것도 아니고, 왜 타야 하는지 의논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냥 너무도 당연하다는 듯 셋 다 그 택시에 몸을 실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설명하기 어려운 순간입니다. 원래라면 놀라거나, 왜 길을 막느냐며 화를 냈을 상황인데도 말입니다.
그렇게 우리는 삼풍백화점 대신, 남부고속터미널 근처에 있던 갤러리아백화점 쪽으로 가게 됐습니다. 삼풍백화점과 아주 멀지는 않았기 때문에 이동 시간은 길지 않았습니다. 제 기억으로는 제가 한쪽 창가 쪽에 앉았고, 가운데에 어머니, 반대편에는 사촌누나가 앉아 있었습니다.
곧 갤러리아백화점 지하 쪽에 도착했고, 오른쪽 문으로 사촌누나와 어머니가 먼저 내렸습니다. 저도 뒤이어 내린 후 문을 닫으려고 몸을 돌렸는데, 그 짧은 사이 택시가 사라져 있었습니다.
그 택시는 낡은 차량이어서 문을 닫을 때 소리가 제법 크게 나는 편이었습니다. 그래서 더 또렷하게 기억합니다. 만약 누군가를 태우고 출발했다면 분명 문 닫히는 소리나 엔진 소리라도 들렸어야 했습니다. 게다가 제가 돌아보던 순간에는 제 몸이 차와 문 사이에 있는 위치여서, 그 짧은 찰나에 차가 조용히 빠져나간다는 것도 이상한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당시에는 그저 “어? 벌써 갔나?” 정도로만 생각했고, 크게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습니다.
처음에는 아무도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백화점 안에서도 정확한 정보가 전달되지 않았고, 라디오에서 관련 소식이 흘러나왔을 때도 어머니는 “지붕 일부가 떨어진 정도인가 보다” 하고 가볍게 여기셨습니다.
하지만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것은 곧 느낄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갤러리아백화점 4층 가전 코너 근처를 지나갈 때였습니다. TV 매장 앞에 직원들이 한곳에 모여 심각한 표정으로 화면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저도 이상한 느낌에 가까이 다가가 TV를 봤고, 그 순간 충격적인 장면을 마주했습니다.
화면 속에는 완전히 무너져내린 건물 잔해가 펼쳐져 있었습니다. 먼지와 파편으로 가득한 참혹한 현장이었고, 뉴스 화면 한편에는 분명히 ‘삼풍백화점 붕괴’라는 자막이 떠 있었습니다.
제가 알던 분홍빛의 화려한 백화점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 자리에는 마치 전쟁터를 연상시키는 폐허만 남아 있었습니다.
그제야 저는 어머니께 다급히 그 사실을 알렸고, 그 순간 모든 상황이 이해됐습니다. 왜 바깥에서 계속 헬리콥터 소리가 들렸는지, 왜 구급차와 소방차가 쉴 새 없이 지나갔는지, 왜 삼풍백화점 방향으로 가는 길목이 통제되고 있었는지 말입니다.
그때 확신했습니다.
그 정체 모를 택시가 우리를 그곳에 가지 못하게 막았던 것이라고.
만약 그 택시가 나타나지 않았다면, 우리는 예정대로 삼풍백화점 안으로 들어갔을 겁니다. 그리고 어떤 일을 겪었을지는 생각조차 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은 그것만이 아니었습니다.
아버지도 원래 계획대로라면 사고가 일어나기 직전 삼풍백화점에 도착하셨어야 했습니다. 그런데 그날, 회사로 계속 전화가 걸려왔다고 합니다. 문제는 그 전화들에서 아무 말도 들리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말 그대로 수화기 너머엔 침묵뿐이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계속 걸려오는 무언의 전화 때문에 아버지는 회사에서 발이 묶였고, 결국 예정 시간에 맞춰 삼풍백화점으로 오지 못하셨습니다.
그리고 얼마 뒤, 늘 듣던 뉴스 라디오를 통해 삼풍백화점 붕괴 속보를 접한 아버지는, 가족들이 모두 그 안에 있었을 거라고 생각해 큰 충격에 빠지셨다고 합니다.
결국 저희 가족은 모두 무사했습니다.
하지만 지금도 저는 가끔 생각합니다.
우리 앞에 갑자기 멈춰 섰던 그 낡은 택시는 대체 무엇이었을까요.
그리고 아버지를 붙잡아 두었던, 아무 말 없는 그 전화의 정체는 또 무엇이었을까요.
그날 우리 가족을 살린 것은 정말 우연이었을까요.
아니면 누군가의 보이지 않는 개입이 있었던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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