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연이 어느 날 이상한 꿈을 꾸었다고 한다.
꿈속에서 그녀는 어두운 버스정류장에 혼자 앉아 있었다.
주변에는 사람도 없고, 지나가는 차도 없었다.
가로등만 희미하게 깜빡이고 있었고, 이상할 정도로 공기가 차가웠다.
그때 멀리서 까만 버스 한 대가 천천히 다가왔다.

버스는 아무 소리도 없이 노사연 앞에 멈춰 섰다.
문이 열리자 안쪽은 어둡고 조용했다.
노사연은 이상하게도 아무 의심 없이 그 버스에 올라탔다.
버스 안에는 낯익은 사람들이 앉아 있었다.
이은주, 이언, 그리고 터틀맨이었다.
세 사람은 방금 전까지 신나게 웃고 떠들고 있었다.
서로 장난을 치는 것처럼 분위기가 밝아 보였다.
그런데 노사연이 버스에 올라타는 순간,
세 사람의 웃음소리가 뚝 끊겼다.
이은주도, 이언도, 터틀맨도
노사연을 보자마자 표정이 굳어졌다.
버스 안은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노사연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왜 자신을 보자마자 저렇게 정색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
그녀는 버스 안쪽으로 천천히 걸어 들어갔다.
그런데 마침 이은주 옆자리가 비어 있었다.
노사연은 아무 생각 없이 그 자리에 앉으려고 했다.
그 순간, 이은주가 갑자기 노사연의 팔을 꽉 붙잡았다.
차갑고 섬뜩한 손이었다.
노사연이 놀라서 이은주를 바라보자,
이은주는 굳은 얼굴로 낮게 말했다.
“언니…… 거기 앉으면 안 돼요.”
노사연이 당황해서 물었다.
“왜?”
그러자 이은주는 노사연의 팔을 놓지 않은 채
아주 조용한 목소리로 말했다.

“여기 최진실씨 자리예요.”
그 말을 듣는 순간, 노사연은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버스 안에 있던 이언도, 터틀맨도 아무 말 없이 노사연을 바라보고 있었다.
방금 전까지 떠들썩하던 버스 안은 마치 시간이 멈춘 것처럼 조용했다.
노사연은 그제야 이 버스가 평범한 버스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다음 순간, 식은땀을 흘리며 잠에서 깼다고 한다.
꿈이었지만 너무 생생했고,
이은주가 붙잡았던 팔의 차가운 감각이 한동안 남아 있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