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의 한 아파트에서 혼자 살게 된 남자는 매일 밤 옆방 여성과 스쳐 지나가곤 했다. 어느 날 벽의 작은 구멍을 발견한 그는 충동적으로 옆방을 엿보게 되었고, 그곳에는 언제나 “새빨간 무언가”만 보였다. 몇 달 뒤, 갑자기 빨간색이 사라진 날 그는 옆방 여성이 죽었다는 사실을 듣게 된다. 그리고 집주인은 마지막으로 소름 끼치는 말을 남겼다.
2013년 1월 9일
어느 지방 출신의 한 남자가 도쿄의 대학에 진학하게 되어 아파트에서 혼자 살게 되었다.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은 생활 때문에 정신없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지만, 몇 달이 지나 겨우 생활이 안정되었을 무렵, 자기 방 옆에 한 여성이 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아르바이트가 끝나는 시간이 늘 늦어서, 새벽 2시쯤 자신이 사는 아파트 2층으로 계단을 올라가면 항상 젊은 여인과 스쳐 지나가곤 했다.
긴 머리에 마른 체형이었고, 꽤 어두운 곳에서도 아름다운 사람이라는 것이 느껴졌지만, 그녀는 언제나 고개를 숙이고 있어서 얼굴을 본 적은 없었다.
어느 날, 아르바이트가 일찍 끝나 저녁 무렵 방으로 돌아온 남자는 자기 방 벽에 작은 구멍이 뚫려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 구멍은 문제의 여성 방 쪽을 향하고 있었다.

젊은 여성의 방을 엿보는 건 나쁜 일이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남자는 참지 못하고 결국 그 구멍을 들여다보고 말았다.
하지만 보인 것은 “새빨간 무언가”뿐이었다.
옆방의 벽지인지, 아니면 빨간 포스터 같은 것으로 구멍을 막아둔 것인지 알 수 없었다.
그 뒤로 남자는 죄책감을 느끼면서도 매일 구멍으로 옆방을 들여다보게 되었다.
빨간색 말고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는 걸 알면서도, 문득 정신을 차리면 또 들여다보고 있는 것이다.
밤 2시를 넘기기 전까지는 언제나 변함없이 “새빨간 무언가”만 보였다.
그런데 몇 달이 지난 어느 날 저녁, 구멍을 들여다보자 이번에는 반대편이 새까맣게 보였다.
이상하게 여긴 남자가 방 밖으로 나가 보니, 마침 옆방 문을 열려고 하던 집주인과 마주쳤다.
“무슨 일 있으신가요?”
남자가 물어보자, 집주인은 말하기 곤란한 듯 그 여성이 죽었다는 사실을 알려주었다.
“병 같은 거였던 것 같아. 나도 자세한 건 몰라.”
매일 방을 엿봤다는 죄책감 때문인지, 남자는 괜히 견딜 수 없는 기분이 되어 변명하듯 말했다.
“그래도 가끔 마주쳤을 때는 그렇게 아파 보이지 않았는데요…”
“병이라고 생각했을 뿐이야.”
그렇게 말한 집주인은 이어서 이렇게 말했다.
“왜냐하면 그 아이… 눈알이 새빨갰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