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칸다라(姦姦蛇螺) 숲속 금지구역의 저주
原著作者:2009/04/14 13:44 匿名さん「怖い話投稿:ホラーテラー」より転載
초등학교에서 중학교 다닐 무렵, 나는 시골뜨기라 세상 물정도 잘 몰랐고, 특히 친했던 A, B와 셋이서 매일 바보 같은 짓을 하며 꽤 거칠게 살았다.
나와 A는 가족들에게도 거의 포기당한 상태였지만, B만큼은 어머니가 반드시 신경 써주고 있었다.
물론 태도는 엄격했지만, 그래도 결국 B를 위해 이것저것 움직여주는 사람이었다.
그런 B 모자가 중학교 3학년 때, 꽤 심한 싸움을 벌인 적이 있었다.
내용은 말하지 않았지만, B가 정신적으로 어머니를 심하게 상처 입힌 것 같았다.
어머니를 완전히 망가뜨릴 정도로 몰아붙이고 있을 때, 아버지가 집에 돌아왔다.
상황을 한눈에 알아차린 아버지는 B를 무시한 채 말없이 어머니에게 다가갔다.
옷과 머리가 엉망이 된 데다 죽은 물고기 같은 눈으로 멍하니 바닥을 바라보고 있는 어머니를 보고, 아버지는 B에게 말했다.
B 아버지:
“너는 사람을 여기까지 짓밟을 수 있는 인간이 되어버렸구나. 엄마가 너를 얼마나 생각하는지, 왜 모르는 거냐.”
아버지는 B를 보지 않고, 어머니를 끌어안은 채 말했다고 한다.
B:
“시끄러워. 너도 죽여줄까? 어?”
B는 전혀 들을 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아버지는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고, 담담하게 말을 이어갔다.
B 아버지:
“너는 네게 무서운 게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하냐?”
B:
“없어. 있으면 한번 보여줘 봐.”
아버지는 잠시 침묵한 뒤 말했다.
B 아버지:
“너는 내 아들이다. 엄마가 너를 얼마나 걱정하는지도 나는 잘 안다. 하지만 네가 엄마에게 이런 식으로 짓밟는 짓밖에 못 한다면, 나도 생각이 있다.
이건 아버지로서가 아니라 한 사람의 인간, 타인으로서 하는 말이다.
먼저 분명히 말해두겠다. 내가 이 이야기를 한다는 건, 네가 죽어도 상관없다고 각오했다는 뜻이다. 그래도 괜찮다면 들어라.”
그 말에서 뭔가 엄청난 기백 같은 것을 느꼈다고 한다.
하지만 B는 “좋으니까 말해봐!” 하고 도발했다.
B 아버지:
“숲속에 출입금지 구역이 있는 거 알지? 거기로 들어가서 안쪽으로 가봐라. 그다음은 가보면 안다. 거기서 지금처럼 한번 날뛰어 봐라. 할 수 있으면 말이다.”
아버지가 말한 숲은 우리가 살던 곳 근처에 있는 작은 산, 그 산기슭에 있는 곳이었다.
말하자면 수해 같은 곳이었다.
산 자체는 평범하게 들어갈 수 있었고, 숲 전체도 보통 숲이었다.
하지만 안으로 들어가다 보면 중간에 출입금지가 된 구역이 있었다.
비유하자면 네모 안에 작은 원을 그리고, 그 원 안에는 들어가지 말라는 식이었다.
극히 부분적인 금지구역이었다.
거의 2미터 높이의 울타리로 둘러싸여 있었고, 울타리에는 굵은 밧줄과 철조망이 감겨 있었다.
울타리 전체에는 마름모 모양이 이어진 하얀 종이가 얽혀 있었고, 독자적인 시데 같은 느낌이었다.
크고 작은 방울도 셀 수 없을 만큼 달려 있었다.
이상하게 부분적인 구역이라 울타리의 배열도 뒤틀려 있었고, 어쨌든 평범하지 않다는 말밖에는 나오지 않았다.
또 특정한 날에는 무녀들이 입구에 몇 명 모여 있는 것을 본 적이 있었다.
그날은 주변 일대가 출입금지가 되기 때문에 뭘 하는지는 알 수 없었다.
여러 소문이 떠돌았지만, 가장 널리 퍼진 소문은 “사이비 종교의 세뇌 시설이 있다”는 것이었다.
애초에 그 지점까지 가는 것 자체가 귀찮았기 때문에, 그 안쪽까지 갔다는 이야기는 거의 없었다.
아버지는 B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어머니를 데리고 2층으로 올라갔다.
B는 그대로 집을 나와, 기다리고 있던 나와 A와 합류했다.
거기서 우리도 그 이야기를 들었다.
A:
“아버지가 그렇게까지 말할 정도면 보통 일은 아니네.”
나:
“소문으로는 사이비 종교 아지트라던가. 잡혀서 세뇌나 당하라는 건가? 무섭다면 무섭긴 한데…… 어쩔 거야? 갈 거야?”
B:
“당연히 가지. 어차피 아버지 허세야.”
재미 반 호기심 반으로 나와 A도 따라가기로 했고, 셋이서 그곳으로 향하게 되었다.
이것저것 도구를 준비했고, 시간은 아마 새벽 1시가 조금 넘었을 무렵이었다.
의기양양하게 현장에 도착한 우리는 가져온 손전등으로 앞을 비추며 숲으로 들어갔다.
가벼운 차림으로도 걸어갈 수 있는 길이었고, 우리는 늘 지카타비를 신고 다녀서 걷기는 쉬웠다.
하지만 문제의 지점까지는 거의 40분 가까이 걸어야 했다.
그런데 들어간 지 5분도 되지 않아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우리가 숲에 들어가 걷기 시작한 것과 거의 동시에, 무언가 소리가 멀리서 들리기 시작했다.
밤의 고요함이 그 소리를 유난히 크게 부각시켰다.
처음 눈치챈 것은 B였다.
B:
“야, 뭔가 들리지 않냐?”
B의 말에 귀를 기울여보니, 확실히 들렸다.
낙엽을 질질 끄는 듯한 바스락거리는 소리와, 나뭇가지가 툭, 툭 부러지는 소리.
그 소리가 먼 곳에서 희미하게 들려오고 있었다.
먼 곳에서 희미하게 들린다는 점 때문인지, 그다지 공포는 느끼지 않았다.
생각해보면 동물 정도는 있겠지 싶어서, 우리는 개의치 않고 계속 나아갔다.
동물이라고 생각한 뒤로는 신경 쓰지 않게 되었지만, 그대로 20분 정도 나아갔을 때 B가 또 뭔가를 눈치채고 나와 A를 멈춰 세웠다.
B:
“A, 너 혼자 잠깐 걸어봐.”
A:
“? 왜?”
B:
“됐으니까 빨리.”
A는 의아해하면서 혼자 앞으로 걸어갔다가 다시 우리 쪽으로 돌아왔다.
그 모습을 보고 B는 생각에 잠긴 듯한 표정을 지었다.
A:
“야, 뭐야?”
나:
“설명해!”
우리가 그렇게 말하자 B는 “조용히 하고 잘 들어봐”라고 하더니, A에게 시킨 것처럼 혼자 앞으로 걸어갔다가 다시 돌아왔다.
그 행동을 두세 번 반복하고 나서야 우리도 눈치챘다.
멀리서 희미하게 들려오던 그 소리는 우리의 움직임에 맞춰 움직이고 있었다.
우리가 걸으면 그 소리도 걷기 시작했고, 우리가 멈추면 그 소리도 멈췄다.
마치 이쪽의 상태를 알고 있는 것 같았다.
뭔가 서늘한 공기가 느껴졌다.
주변에는 우리가 들고 있는 손전등 외에는 빛이 없었다.
달은 떠 있었지만 나무들에 가려 거의 의미가 없었다.
우리가 손전등을 켜고 있으니, 이쪽 위치를 알 수 있는 것 자체는 이상하지 않았다.
하지만 함께 걷고 있는 우리조차 서로의 모습을 확인하려면 눈을 찌푸려야 할 정도로 어두웠다.
그런 어둠 속에서 빛도 없이 대체 뭘 하고 있는 걸까?
왜 우리와 똑같이 움직이고 있는 걸까?
B:
“장난하냐. 누가 우리를 따라오고 있는 거냐?”
A:
“가까워지는 기척은 없지? 저쪽은 아까부터 계속 같은 위치에 있는 것 같아.”
A의 말처럼 숲에 들어온 뒤 지금까지 20분 정도, 우리와 그 소리 사이의 거리는 전혀 변하지 않았다.
가까워지는 것도 아니고 멀어지는 것도 아니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같은 거리를 유지하고 있었다.
나:
“감시당하는 건가?”
A:
“그런 느낌이긴 해…… 사이비 종교 같은 거라면 이상한 장치 같은 것도 갖고 있을 것 같고.”
소리로 판단하자면 여러 명이 아니라 한 사람이 계속 우리에게 달라붙어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잠시 멈춰 생각한 끝에, 섣불리 정체를 확인하려 하는 건 위험하다고 판단했다.
우리는 일단 주위를 경계하면서 그대로 앞으로 나아가기로 했다.
그 뒤로도 계속 그 소리가 달라붙은 채 걸어갔지만, 드디어 울타리가 보이기 시작하자 그 소리 따위는 아무래도 상관없어졌다.
그 소리보다 울타리의 모습이 훨씬 더 이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셋 모두 그 울타리를 실제로 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상상 이상이었다.
동시에 지금까지는 없었던 어떤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평소에는 귀신 같은 것을 비웃던 우리 눈에도, 그 너머에 있는 것이 ‘현실적인 것’이 아님을 암시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것도 어중간하게 위험한 것이 아니라, 정말 말도 안 되게 위험한 무언가가.
설마, 그런 의미로 사연 있는 장소였던 건가?
숲에 들어온 뒤 처음으로, 지금 우리가 위험한 장소에 와 있는 게 아닐까 생각하기 시작했다.
A:
“야, 이걸 부수고 안으로 들어가라는 거야? 누가 봐도 정상 아니잖아!”
B:
“시끄러워. 이런 걸로 쫄지 마!”
울타리의 이상한 모습에 주춤하던 나와 A에게 B가 소리쳤다.
그리고 가져온 도구들로 울타리를 부수기 시작했다.
부수는 소리보다도, 울타리에 달린 수많은 방울 소리가 엄청나게 울렸다.
하지만 이 정도일 줄은 상상도 못 했기 때문에, 우리가 가져온 도구는 너무 빈약했다.
아니, 애초에 울타리가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튼튼했다.
특수한 소재라도 쓴 건가 싶을 정도로 꿈쩍도 하지 않았다.
결국 기어오를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밧줄 덕분에 오르는 것 자체는 그리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울타리를 넘은 순간, 강렬한 위화감을 느꼈다.
폐쇄감이라고 해야 할까.
마치 우리에 갇힌 듯한 답답함이 느껴졌다.
A와 B도 같은 느낌이었던 듯, 한 발을 내딛는 것을 망설였다.
하지만 이미 울타리를 넘어버린 이상, 갈 수밖에 없었다.
앞으로 나아가려고 걷기 시작하자마자 셋 모두 눈치챘다.
계속 우리를 따라다니던 그 소리가, 울타리를 넘은 뒤로 딱 끊겼다는 사실을.
솔직히 그런 건 이제 아무래도 좋다고 느껴질 정도로 기분 나쁜 공기였다.
하지만 A가 내뱉은 말 때문에 그 불쾌한 분위기는 더 짙어졌다.
A:
“혹시 말이야…… 그 녀석, 계속 여기 안에 있었던 거 아닐까? 이 울타리, 여기서 보이는 범위만 봐도 출입구 같은 건 없잖아. 그래서 가까이 못 온 거라면……”
B:
“그럴 리 없잖아. 우리가 소리 움직임을 눈치챈 곳조차 여기서는 이제 보이지도 않아. 그런데 우리가 숲에 들어온 시점부터 우리 상태를 알 수 있을 리가 없잖아.”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B의 말이 맞았다.
금지구역과 숲 입구는 꽤 떨어져 있었다.
시간으로는 40분쯤이라고 했지만, 우리도 천천히 걸은 것은 아니었고, 거리로 따져도 꽤 됐다.
하지만 ‘현실의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스친 뒤라서, A의 말을 머리로는 부정할 수 없었다.
울타리를 본 뒤부터 절대 위험하다고 느끼기 시작한 나와 A와 달리, B만은 더욱 강경했다.
B:
“귀신인지 뭔지 모르겠지만, 네 말대로라면 그놈은 이 울타리 밖으로 못 나온다는 거잖아? 그런 놈은 별거 아니야.”
그렇게 말하고 B는 앞장서서 성큼성큼 안쪽으로 들어갔다.
울타리를 넘고 20분에서 30분쯤 걸었을 무렵, 희미하게 반대편 울타리가 보이기 시작했다.
그때 이상한 것을 발견했다.
특정한 여섯 그루의 나무에 금줄이 쳐져 있었다.
그 여섯 그루의 나무를 여섯 개의 밧줄로 묶어 육각형의 공간을 만들고 있었다.
울타리에 걸려 있던 것과는 다른, 정식으로 보이는 시데도 달려 있었다.
그리고 그 중앙에는 새전함 같은 것이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그것을 본 순간, 셋 모두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특히 나와 A는 정말 큰일이 났다고 초조해지기까지 했다.
아무리 바보 같은 우리라도 금줄이 보통 어떤 장소에서, 무엇을 위해 쓰이는지 정도는 어렴풋이 알고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도 이곳을 출입금지로 만든 이유는 틀림없이 눈앞의 이 광경 때문이었다.
우리는 결국 와서는 안 될 곳까지 와버린 것이다.
나:
“네 아버지가 말한 거, 아마 이거겠지.”
A:
“여기서 날뛰는 건 무리야. 명백하게 위험하잖아.”
하지만 B는 강한 태도를 꺾지 않았다.
B:
“꼭 나쁜 거라고 정해진 건 아니잖아. 일단 저 상자나 보자고. 보물이라도 들어 있을지도 모르잖아.”
B는 줄을 지나 육각형 안으로 들어가 상자에 다가갔다.
나와 A는 상자보다 B가 무슨 짓을 할지가 불안했지만, 일단 B를 따라갔다.
상자는 비바람에 그대로 노출돼 있었던 탓인지 녹투성이였다.
윗부분은 뚜껑처럼 되어 있었고, 그물망으로 안이 보이는 구조였다.
하지만 뚜껑 아래에 또 판자가 깔려 있어 결국 안은 보이지 않았다.
게다가 상자에는 분필 같은 것으로 엄청난 것들이 적혀 있었다.
아마 가문 문장 같은 의미의 것이라 생각했는데, 앞뒤좌우 각각의 면에 여러 개의 문장 같은 것이 그려져 있었다.
게다가 전부 다른 문양이었다.
겹치는 것은 하나도 없었다.
나와 A는 최대한 만지지 않으려 했고, 아무렇지 않게 만지는 B에게도 거칠게 다루지 말라고 주의시키며 상자를 조사했다.
아무래도 바닥이 땅에 직접 고정되어 있는 듯했다.
그리 무겁게 느껴지지는 않았는데도 들어 올릴 수 없었다.
어떻게 안을 볼 수 있는지 구석구석 살펴보던 중, 뒤쪽 면만 분리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B:
“오, 여기만 떼어낼 수 있어! 안 볼 수 있겠다!”
B가 상자의 한 면을 떼어냈고, 나와 A도 B 뒤에서 안을 들여다보았다.
상자 안에는 네 귀퉁이에 페트병처럼 생긴 항아리 같은 것이 놓여 있었다.
그 안에는 무언가 액체가 들어 있었다.
상자 중앙에는 끝이 붉게 칠해진 5센티미터 정도의 이쑤시개 같은 것이 이상한 형태로 놓여 있었다.
/\/\>
이런 모양으로 여섯 개.
닿아 있는 네 곳만 붉게 칠해져 있었다.
나:
“이게 뭐야? 이쑤시개인가?”
A:
“야, 페트병 같은 거 안에 뭐가 들어 있어. 기분 나쁘다.”
B:
“여기까지 와서 페트병이랑 이쑤시개냐. 의미 모르겠네.”
나와 A는 페트병 같은 항아리를 조금 만져본 정도였지만, B는 손에 들고 냄새까지 맡았다.
그것을 원래대로 돌려놓은 뒤, 이번에는 /\/\> 모양의 막대에 손을 뻗었다.
그런데 땀이 나 있었던 건지, 손가락 끝에 잠깐 달라붙었다.
그 탓에 손을 떼는 순간 모양이 살짝 틀어지고 말았다.
그 순간.
치링치리링! 치링치링!
우리가 온 방향과는 반대쪽, 육각형 지점의 더 안쪽에 희미하게 보이던 울타리 쪽에서 엄청난 기세로 방울 소리가 울렸다.
셋 모두 “으악!” 하고 소리를 지르며 놀라, 동시에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B:
“누구야, 제기랄! 장난치지 마!”
B는 그 방향으로 달려 나갔다.
나:
“바보야, 그쪽으로 가지 마!”
A:
“야 B! 위험하다고!”
당황해서 뒤쫓으려는 순간, B가 갑자기 멈춰 섰다.
손전등을 앞쪽으로 향한 채 움직이지 않았다.
“뭐야, 장난치는 거야?” 하고 나와 A가 안심하며 급히 다가갔을 때, B의 몸이 잘게 떨리기 시작했다.
“야, 왜 그래……?”
말하면서 무의식적으로 손전등이 비추는 곳을 보았다.
B의 손전등은 줄지어 선 나무들 중 한 그루, 그 뿌리 근처를 비추고 있었다.
그 그늘에서 여자의 얼굴이 이쪽을 엿보고 있었다.
얼굴 반쪽만 쑥 내밀고, 눈부셔하는 기색도 없이 우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위아래 이빨을 드러내듯 “이이이” 하고 입을 벌리고 있었고, 눈은 고정되어 있었다.
“으아아아아아!”
누구의 비명인지도 모를 소리와 동시에, 우리는 일제히 뒤돌아 달렸다.
머릿속은 새하얘졌고, 몸이 제멋대로 최선의 행동을 취한 느낌이었다.
서로를 돌아볼 여유도 없이, 각자 필사적으로 울타리를 향해 달렸다.
울타리가 보이자마자 그대로 달려들어 급히 기어올랐다.
위까지 올라가자 곧장 뛰어내렸고, 바로 입구로 돌아가려 했다.
그런데 혼란한 탓인지 A가 제대로 울타리를 오르지 못해 좀처럼 이쪽으로 넘어오지 못했다.
나:
“A! 빨리!”
B:
“야! 빨리 와!”
A를 기다리며 나와 B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나:
“저게 뭐야!? 대체 뭐냐고!?”
B:
“몰라, 닥쳐!”
완전히 패닉 상태였다.
그때.
치리링! 치링치링!
엄청난 대음량으로 방울 소리가 울려 퍼지고, 울타리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뭐지? 어디서 나는 거지?
나와 B는 패닉에 빠진 상태에서도 주위를 확인했다.
입구와는 반대쪽, 산으로 향하는 방향에서 소리가 울려오고 있었다.
가까워지고 있는지 소리와 울타리의 흔들림이 점점 격해졌다.
나:
“위험해, 위험해!”
B:
“아직이야!? 빨리 하라고!”
우리의 말이 오히려 A를 더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는 건 알았지만, 재촉하지 않을 수 없었다.
A는 정신없이 필사적으로 울타리를 기어올랐다.
A가 겨우 꼭대기까지 오르려던 바로 그때, 나와 B의 시선은 이미 그곳에 있지 않았다.
우리는 덜덜 떨었고, 온몸에서 땀이 뿜어져 나왔으며, 목소리도 나오지 않았다.
그걸 눈치챈 A도 울타리 위에서 우리가 보고 있는 방향을 보았다.
산 쪽으로 길게 이어지는 울타리를 따라, 게다가 이쪽 편에 그것이 달라붙어 있었다.
얼굴뿐이라고 생각했던 그것은 벌거벗은 상반신뿐인 존재였다.
오른팔과 왼팔이 각각 세 개씩 달려 있었다.
그 팔들로 능숙하게 밧줄과 철조망을 붙잡은 채, 입을 “이이이” 하고 벌리고 있었다.
마치 거미가 거미줄을 타고 이동하듯 우리 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상상을 초월하는 공포였다.
“으아아아아!”
A가 반사적으로 위에서 뛰어내려 나와 B에게 쓰러지듯 떨어졌다.
그 충격에 정신이 든 우리는 곧바로 A를 일으켜 세우고, 단숨에 입구를 향해 달렸다.
뒤는 볼 수 없었다.
앞만 바라보고, 필사적으로 달렸다.
전력으로 달리면 30분도 안 걸렸을 텐데, 몇 시간이나 달린 것 같은 기분이었다.
입구가 보이기 시작하자, 뭔가 사람 그림자도 보였다.
설마……?
셋 모두 급정거하고 숨을 삼킨 채 그 그림자를 확인했다.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몇 명이 모여 있었다.
그것이 아니었다.
그걸 확인한 순간, 우리는 다시 달려 나가 그 사람들 사이로 뛰어들었다.
“야! 나왔다!”
“설마…… 정말 그 울타리 너머까지 갔던 거냐!?”
“어이! 빨리 부인에게 알려!”
모여 있던 사람들은 술렁거리며 우리에게 달려왔다.
무슨 말을 들었는지 바로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셋 모두 머릿속이 새하얗고 멍한 상태였다.
그대로 우리는 차에 태워졌다.
이미 새벽 3시가 넘었는데도, 행사가 있을 때 쓰는 집회소로 끌려갔다.
안으로 들어가니 우리 집에서는 어머니와 누나가, A 쪽은 아버지가, B 쪽은 어머니가 와 있었다.
B의 어머니는 그렇다 쳐도, 평소 제대로 대화조차 해본 적 없던 우리 어머니까지 울고 있었다.
A도 그때 아버지의 표정은 평소 본 적 없는 것이었다고 했다.
B 어머니:
“다들 무사했구나……! 다행이야……!”
B의 어머니와는 달리, 나는 어머니에게 맞았고 A도 아버지에게 맞았다.
하지만 지금까지 들어본 적 없는 따뜻한 말도 들었다.
잠시 각자 가족들과 시간을 보낸 뒤, B의 어머니가 말했다.
B 어머니:
“죄송합니다. 이번 일은 제 남편, 나아가서는 제 책임입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정말……”
그녀는 몇 번이고 고개를 숙였다.
남의 집 일이라고는 해도, 아이들 앞에서 부모가 그런 모습을 보이는 것은 역시 기분이 좋지 않았다.
A 아버지:
“이제 됐습니다, 부인. 이렇게 모두 무사하지 않습니까.”
우리 어머니:
“그래요. 당신 탓이 아니에요.”
그 뒤로는 거의 부모들끼리 이야기가 진행되었고, 우리는 멍하니 있었다.
시간도 늦었기 때문에 서로 무사한 것만 확인하고 끝난 느낌이었다.
그때는 아무 설명도 듣지 못한 채 해산했다.
하룻밤이 지나고 다음 날 낮쯤, 나는 누나에게 두들겨 맞듯 깨워졌다.
눈을 뜨자, 어젯밤의 연장선인 것처럼 누나의 표정이 굳어 있었다.
나:
“뭐야?”
누나:
“B 어머니한테 전화 왔어. 큰일 난 것 같아.”
수화기를 받아 전화를 받자, B의 어머니가 엄청난 기세로 소리쳤다.
B 어머니:
“B가…… B가 이상해! 어젯밤 그곳에서 뭘 한 거야!? 그냥 울타리 너머로 간 것뿐이 아니었어!?”
도저히 대화가 될 분위기가 아니었다.
일단 전화를 끊고 나는 B의 집으로 향했다.
같은 전화를 받은 듯 A도 와 있었고, 둘이서 B의 어머니에게 이야기를 들었다.
이야기에 따르면, B는 어젯밤 집에 돌아온 뒤 갑자기 두 손과 두 발이 아프다고 소리치기 시작했다고 한다.
아파서 움직일 수 없는 것인지, 양손과 양발을 쭉 뻗은 상태로 쓰러졌고, 그 자세로 “아파, 아파” 하며 몸부림쳤다고 했다.
어머니가 어떻게든 대응하려 했지만, B는 “아파!” 하고 외칠 뿐, 무슨 뜻인지 알 수 없었다.
필사적으로 방까지 옮기긴 했지만, 계속 그런 상태라 우리 쪽은 어떤지 궁금해 전화를 했다는 것이었다.
이야기를 듣자마자 B의 방으로 향했다.
계단에서부터 B가 소리치는 것이 들렸다.
“아파, 아파아!”
그 말을 반복하고 있었다.
방에 들어가자, 역시 손발은 쭉 뻗은 채 몸부림치고 있었다.
나:
“야! 왜 그래!”
A:
“정신 차려! 어떻게 된 거야!”
우리가 말을 걸어도 B는 “아파아!” 하고 외칠 뿐, 눈조차 마주치지 않았다.
대체 어떻게 된 거지?
나와 A는 뭐가 뭔지 전혀 알 수 없었다.
한번 어머니가 있는 곳으로 돌아가자, 조금 전과는 달리 조용한 목소리로 물었다.
B 어머니:
“그곳에서 무엇을 했는지 말해줘. 그래야 전부 알 수 있어. 어젯밤 그곳에서 뭘 했니?”
무엇을 듣고 싶어 하는지는 당연히 알고 있었다.
하지만 대답하려면 그것을 다시 떠올려야 했고, 그게 너무 고통스러워 제대로 말할 수 없었다.
사실 우리가 본 그것이 너무 강렬했기 때문에, 원인이 무엇인지는 완전히 뒤로 밀려나 있었다.
B의 어머니는 “무엇을 봤냐”가 아니라 “무엇을 했냐”고 물었다.
그 말은 정확히 그 점을 짚고 있는 것 같았다.
B의 어머니에게 그렇게 듣고, 우리는 어떻게든 어젯밤 일을 떠올리며 원인을 찾았다.
무엇을 봤느냐가 문제라면, 우리도 지금 B와 같은 꼴이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무엇을 했느냐로 봐도, 그것을 상대로 한 행동은 거의 같았다.
상자도 우리도 만졌고, 페트병 같은 것도 일단 우리도 만졌다.
남은 것은…… 이쑤시개.
둘 다 깨달았다.
이쑤시개였다.
그것은 B만 만졌고, 모양도 B가 틀어버렸다.
게다가 원래대로 돌려놓지 않았다.
우리는 그 사실을 B의 어머니에게 전했다.
그러자 그녀의 표정이 순식간에 변했고, 몸을 떨기 시작했다.
그리고 곧장 선반 서랍에서 어떤 종이를 꺼내 그것을 보며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나와 A는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한동안 어딘가와 통화한 뒤, 돌아온 B의 어머니는 떨리는 목소리로 우리에게 말했다.
B 어머니:
“그쪽으로 찾아가는 형태라면 바로 만나주신대. 그러니까 지금 당장 집에 돌아가 준비해둬. 너희 부모님께는 내가 말해둘게. 아무 말 안 해도 준비해주실 거야. 모레 다시 우리 집으로 와.”
의미를 알 수 없었다.
누구를 만나러 어디로 간다는 거지?
설명을 요구해도 얼버무릴 뿐, 우리는 곧바로 돌려보내졌다.
일단 둘 다 곧장 집으로 돌아갔더니, 아무것도 묻지 않고 “반드시 다녀와라”라는 말만 들었다.
의미를 전혀 모른 채, 이틀 뒤 나와 A는 B의 어머니와 셋이서 어떤 장소로 향했다.
B는 전날 이미 그곳으로 데려가졌다고 했다.
조금 먼가 보다 정도로 생각했는데, 마을은커녕 현 자체가 달랐다.
신칸센으로 몇 시간을 가고, 역에서 다시 차로 몇 시간을 더 갔다.
그림으로 그린 듯한 깊은 산속 마을까지 끌려갔다.
그 마을에서도 더 외진 곳에 있는 어느 저택으로 안내되었다.
크고 오래된 저택이었고, 별채와 창고까지 있는 아주 훌륭한 집이었다.
B의 어머니가 초인종을 누르자, 한 남자와 여자아이가 우리를 맞이했다.
남자 쪽은 그쪽 세계 사람처럼 험악한 분위기였고, 정장을 입고 있었다.
여자아이는 우리보다 조금 나이가 많은 정도였고, 흰 옷에 붉은 하카마, 말하자면 무녀 차림이었다.
인사를 할 때, 무녀의 삼촌이라는 그 남자는 평범하게 흔한 성을 댔다.
하지만 무녀는 “아오이 칸조?” 같은, 내가 듣기에는 알 수 없는 이름을 댔다.
이름을 댄다고 해도 일반적인 인식과는 전혀 다른 것 같았다.
잘은 모르겠지만, 요컨대 그녀의 집안 신분 같은 것은 일절 알 수 없다는 뜻인 듯했다.
실제로 우리는 그 집이나 그녀들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
일단 여기서는 보기 쉽게 그녀를 ‘아오이’라고 쓰겠다.
넓은 다다미방으로 안내된 뒤, 영문도 모른 채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삼촌:
“아드님은 지금 안정시키고 있습니다. 이 아이들이 함께 있었던 아이들입니까?”
B 어머니:
“네. 이 세 명이 그 장소에 간 것 같습니다.”
삼촌:
“그렇습니까. 너희들, 우리에게 말해줄 수 있겠나? 어디에 갔는지, 무엇을 했는지, 무엇을 봤는지, 가능한 한 자세히.”
갑자기 이야기를 하게 되어 당황했지만, 나와 A는 어떻게든 그날 밤의 일을 자세히 설명했다.
그런데 이쑤시개 이야기가 나오자마자, 남자가 갑자기 낮고 험악한 목소리로 말했다.
“야, 방금 뭐라고 했냐?”
우리는 더욱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고 혼란스러워졌다.
A:
“네, 네?”
삼촌:
“너희들, 설마 그걸 움직인 건 아니겠지!?”
그는 몸을 앞으로 내밀며 금방이라도 붙잡을 듯한 기세로 소리쳤다.
그러자 아오이가 그를 제지하고, 모기 소리처럼 가느다란 목소리로 말하기 시작했다.
아오이:
“상자 중앙에…… 작은 막대 같은 것들이 어떤 형태를 나타내도록 놓여 있었을 겁니다. 그것을 만졌습니까? 만져서 조금이라도 형태를 바꾸었습니까?”
나:
“아, 그게…… 움직여버렸습니다. 모양도 틀어졌던 것 같습니다.”
아오이:
“형태를 바꾼 사람이 누구인지 기억하십니까? 만졌는지 여부가 아닙니다. 형태를 바꾸었는지 여부입니다.”
나와 A는 서로 얼굴을 마주 본 뒤, B라고 말했다.
그러자 남자는 몸을 뒤로 빼고 한숨을 쉬며 B의 어머니에게 말했다.
삼촌:
“어머니, 안타깝지만 아드님은 이제 어떻게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저는 자세히 듣지 못했지만, 그 증상이라면 다른 원인도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설마 그것을 움직였을 줄은 몰랐습니다.”
“그럴 수가……”
그 뒤에도 하고 싶은 말이 있었겠지만, B의 어머니는 말을 삼킨 듯 잠시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우리도 같은 마음이었다.
B는 이제 어떻게 할 수 없다는 게 무슨 뜻이지?
대체 무슨 이야기인 거지?
묻고 싶었지만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우리 셋의 모습을 보고, 남자는 한숨을 섞어 이야기를 시작했다.
여기서야 비로소 우리가 본 것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다.
속칭은 “나리자라” 또는 “나리다라”.
옛날에는 “칸칸자라” 또는 “칸칸다라”라고 불렀다고 한다.
나리자라, 나리다라, 칸칸자라, 칸칸다라 등, 아는 사람의 연령이나 집안에 따라 부르는 이름은 여러 가지라고 했다.
현재 가장 많이 쓰이는 이름은 단순히 “다라”이고, 남자와 아오이 같은 특수한 집안에서는 “칸칸다라”라는 이름을 쓴다고 했다.
이제는 거의 신화나 전설에 가까운 이야기였다.
사람을 잡아먹는 거대한 뱀 때문에 고통받던 어느 마을의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은 대대로 신의 자식으로서 여러 힘을 이어받아온 어느 무녀 집안에 퇴치를 의뢰했다.
의뢰를 받은 그 집안은 특히 힘이 강했던 한 명의 무녀를 거대한 뱀 퇴치에 보냈다.
마을 사람들이 숨어서 지켜보는 가운데, 무녀는 거대한 뱀을 퇴치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맞섰다.
그러나 아주 작은 빈틈을 찔려, 거대한 뱀에게 하반신을 먹혀버렸다.
그래도 무녀는 마을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여러 술법을 사용하며 필사적으로 맞섰다.
그런데 하반신을 잃은 이상 이길 수 없다고 단정한 마을 사람들은, 어처구니없게도 거대한 뱀에게 이런 제안을 했다.
“무녀를 제물로 바치는 대신, 마을의 안전을 보장해달라.”
강한 힘을 가진 무녀를 꺼림칙하게 여기고 있던 거대한 뱀은 그것을 받아들였다.
그리고 먹기 쉽도록 마을 사람들에게 무녀의 팔을 잘라내게 했다.
팔다리를 잃은 달마 상태의 무녀를 거대한 뱀이 먹어치웠다.
그렇게 마을 사람들은 일시적인 평온을 얻었다.
나중에 밝혀진 바로는, 그것이 무녀 집안 사람들이 꾸민 계획이었다고 한다.
그때 무녀의 가족은 여섯 명이었다.
이변은 곧바로 일어났다.
거대한 뱀이 어느 날부터 모습을 보이지 않게 되었다.
더 이상 습격하는 존재가 없어진 마을에서, 사람들이 차례차례 죽어갔다.
마을 안에서, 산속에서, 숲속에서.
죽은 사람들은 모두 오른팔이나 왼팔 중 하나가 사라져 있었다.
열여덟 명이 죽었다.
그 안에는 무녀의 가족 여섯 명도 포함되어 있었다.
살아남은 사람은 네 명뿐이었다.
남자와 아오이가 번갈아 설명했다.
삼촌:
“이게 언제부터 어디서 전해졌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그 상자는 일정한 주기로 장소를 옮겨 공양되어 왔다. 그때그때 관리자는 달라진다.
상자에 가문 문장 같은 게 있었지? 그건 지금까지 공양 장소를 제공해온 집안들의 문장이다.
우리 같은 집안 사람들이 그것을 심사하는 모임이 있고, 거기서 정한다. 드물게 스스로 지원하는 바보도 있지만.”
관리자 이외의 사람에게는 칸칸다라에 관한 이야기가 일절 알려지지 않는다고 했다.
주변 주민들에게는 ‘사연이 있는 곳’이라는 것과, 만일의 사태가 벌어졌을 때 상담할 곳만 관리자가 알려준다고 했다.
전할 때에는 상담역, 즉 남자와 같은 집안의 사람이 입회한다.
그래서 그것만으로도 주민들은 그 사연의 의미를 이해한다는 것이다.
현재 상담역은 이 집이 아니지만, 긴급한 일이라 어제 이 집으로 연락이 돌았다고 했다.
아무래도 이틀 전 B의 어머니가 전화했던 곳은 다른 곳이었고, 그쪽에서 이야기를 들은 뒤 B를 데리고 이 집을 찾아왔다고 한다.
논의 끝에 이쪽에서 맡기로 했다는 듯했다.
B의 어머니는 우리가 그곳에 가 있던 동안 이미 그곳에 전화를 했고, 어느 정도 자세한 이야기를 들은 상태였던 것 같았다.
아오이:
“기본적으로 산이나 숲으로 옮겨집니다. 보셨겠지만, 여섯 그루의 나무와 여섯 개의 밧줄은 마을 사람들을, 여섯 개의 막대는 무녀의 가족을, 네 귀퉁이에 놓인 항아리는 살아남은 네 사람을 나타냅니다.
그리고 여섯 개의 막대가 이루는 형태야말로 무녀를 나타내는 것입니다.
왜 이런 형식이 취해지게 되었는지, 상자 자체에 관해서도 언제부터 그런 형태였는지는 저희 집안을 포함해 현재 전해지는 것 이상의 자세한 내용을 아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다만 가장 널리 전해지는 설로는, 살아남은 네 사람이 무녀 집안에서 원념을 달래기 위해 온갖 방법을 조사했고, 그 결과 생겨난 독자적인 형식이 아닐까 한다고 했다.
울타리에 관해서는 방울만이 형식에 따른 것이고, 밧줄이나 다른 것들은 당시 관리자가 설치한 것이라고 했다.
삼촌:
“우리 집안 사람 중에 칸칸다라를 쫓아낸 자가 과거 몇 명 있긴 했다. 하지만 그 전원이 2, 3년 안에 죽었다. 어느 날 갑자기 말이야.
일을 벌인 당사자도 대부분 살아남지 못했다. 그만큼 어려운 일이다.”
여기까지 이야기를 들어도, 우리는 완전히 따라가지 못했다.
그저 멍하니 있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사태는 다시 한 번 바뀌었다.
삼촌:
“어머니,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는 대충 아셨을 겁니다. 조금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막대를 움직이지만 않았다면 어떻게든 됐을 겁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어렵습니다.”
B 어머니:
“부탁드립니다. 어떻게든 해주실 수 없을까요. 제 책임입니다. 제발 부탁드립니다.”
B의 어머니는 물러서지 않았다.
조금도 그녀의 탓이라고 생각되지 않았는데도, 자신의 책임이라고 하며 고개를 숙이고 필사적으로 부탁했다.
하지만 울면서 매달리는 느낌은 아니었다.
무언가 각오한 듯한 표정이었다.
삼촌:
“어떻게든 해주고 싶은 마음은 우리도 같습니다. 하지만 막대를 움직인 데다 그것을 봐버렸다면……”
남자는 우리를 보며 말했다.
삼촌:
“너희도 봤겠지. 너희가 본 것이 거대한 뱀에게 먹혔다는 그 무녀다. 하반신도 봤겠지? 그래서 그 형태의 의미를 알았을 거다.”
“……네?”
나와 A는 그 말의 의미를 이해할 수 없었다.
하반신?
우리가 본 것은 상반신뿐이었을 텐데.
A:
“저기, 하반신이라는 건……? 저희는 상반신이라면 봤습니다만……”
그 말을 듣고 남자와 아오이가 놀랐다.
삼촌:
“이봐, 무슨 소리를 하는 거냐? 너희는 그 막대를 움직였잖아? 그렇다면 하반신을 봤어야 한다.”
아오이:
“여러분 앞에 나타난 그녀에게 하반신이 없었습니까? 그럼 팔은 몇 개였습니까?”
“팔은 여섯 개였습니다. 좌우 세 개씩이요. 하지만 하반신은 없었습니다.”
나와 A는 서로 확인하며 그렇게 대답했다.
그러자 남자는 갑자기 다시 몸을 앞으로 내밀고 우리에게 다가왔다.
삼촌:
“틀림없냐? 정말 하반신은 보지 않았단 말이냐?”
나:
“네, 네……”
남자는 다시 B의 어머니 쪽을 보고, 씨익 웃으며 말했다.
삼촌:
“어머니, 어떻게든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말에 B의 어머니도 우리도 숨을 삼키며 주목했다.
두 사람은 그 말의 의미를 설명해주었다.
아오이:
“무녀의 원념을 뒤집어쓰게 되는 행동은 두 가지입니다. 해서는 안 되는 것은, 무녀를 나타내는 그 형태를 바꾸는 일입니다. 보아서는 안 되는 것은, 그 형태가 나타내는 무녀의 모습입니다.”
삼촌:
“실제로는 막대를 움직인 시점에서 끝이다. 필연적으로 무녀의 모습을 보게 되기 때문이지. 그런데 어째서인지 너희는 그것을 보지 않았다. 움직인 본인 이외의 사람에게도 같은 모습으로 보일 터이니, 너희가 보지 않았다면 그 아이도 보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나:
“보지 않았다는 게 무슨 뜻입니까? 저희가 본 것은……”
아오이:
“무녀 본인인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칸칸다라는 아닙니다. 여러분의 목숨을 빼앗을 의지가 없었던 것이겠지요. 칸칸다라가 아니라 무녀로서 나타난 것입니다. 그날 밤의 일은 그녀에게 있어 장난 같은 것이었을 겁니다.”
무녀와 칸칸다라는 같은 존재이면서도 다른 존재라는 뜻인 듯했다.
삼촌:
“칸칸다라가 나타난 게 아니라면, 지금 그 아이를 괴롭히고 있는 것도 아오이가 말한 것처럼 장난 정도일 거다. 우리에게 맡겨준다면, 시간이 오래 걸리긴 하겠지만 어떻게든 해줄 수 있을 거다.”
긴박했던 공기가 처음으로 누그러진 것 같았다.
B가 살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충분했다.
그때 B의 어머니 표정은 정말 대단했다.
지난 며칠 동안 B를 얼마나 걱정했는지, 그 불안이 한꺼번에 풀린 듯한 미소였다.
그 모습을 보고 남자와 아오이도 분위기가 부드러워졌고, 갑자기 평범한 사람처럼 보였다.
삼촌:
“그 아이는 정식으로 우리가 맡겠습니다. 어머니께는 나중에 설명드리겠습니다. 너희 둘은 일단 아오이에게 정화 의식을 받고 돌아가라. 앞으로는 겁 없는 짓도 적당히 해라.”
그 뒤 B에 관해 조금 더 이야기한 뒤, B의 어머니는 남았고 우리는 정화 의식을 받은 뒤 돌아갔다.
이 집안의 규칙이라고 해서 B를 만나게 해주지는 않았고, 어떤 일을 했는지도 알 수 없었다.
전학 처리였는지, 그냥 재적 상태였는지는 모르지만, 그 이후로 B를 한 번도 보지 못했다.
뭐, 죽었다는 이야기는 없었고, 완전히 갱생해서 지금은 어딘가에서 제대로 살고 있다고 한다.
참고로 B의 아버지는 이 일련의 소동에 단 한 번도 얼굴을 비추지 않았다.
무슨 생각이었는지는 모르겠다.
나와 A도 비교적 금방 안정되었다.
이유는 여러 가지 있었지만, 가장 컸던 것은 역시 B의 어머니의 모습이었다.
작은 후일담도 있었고, 아마 가장 힘들었던 사람은 그녀였을 것이다.
어머니라는 존재가 어떤 것인지 생각하게 된 것 같았다.
그 뒤로 우리 집도, A의 집도 부모 쪽에서 조금씩 먼저 다가와 주기 시작했다.
그런 것도 있어서 자연스럽게 바보 같은 짓은 하지 않게 되었다.
일단 그 외에 알게 된 것은 이렇다.
특정한 날에 모여 있던 무녀들은 상담역이 된 집안의 사람들이었다.
칸칸다라는 위험하다는 점이 충분히 인식되어 있으면서도, 어떤 종류의 신과 비슷한 존재로 취급되고 있었다.
거대한 뱀이 산인지 숲인지의 신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1년에 한 번, 신악을 추거나 축문을 올린다고 했다.
또 우리가 숲에 들어간 뒤부터 소리가 들렸던 것은, 칸칸다라가 울타리 안에서 방목 비슷한 상태로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하지만 육각형과 상자의 그것이 봉인 같은 역할을 하고 있어서, 막대의 형태나 육각형을 무너뜨리지 않는 한 모습을 드러내는 일은 거의 없다고 한다.
공양 장소는 어떤 법칙에 의해 산이나 숲속의 한정된 일부가 지정되며, 아주 세밀한 숫자까지 계산해 범위를 정한다고 했다.
기본적으로 그 구역 밖으로는 나올 수 없지만, 울타리 같은 것으로 둘러싸여 있는 경우에는 우리가 본 것처럼 바깥쪽에 달라붙어 올 수도 있다고 한다.
알게 된 것은 이 정도였다.
우리가 살던 곳에서는 이미 다른 곳으로 옮겨진 것 같다.
두 번 다시 가고 싶지 않아 확인하지는 않았지만, 거의 1년쯤 지난 뒤 울타리 철거가 시작되었으니, 아마 지금은 다른 장소에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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