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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산역 긴 머리 여자 귀신 괴담

모아사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추천 1 비추천 0 댓글 0 조회수 189 작성일 2026-04-29 20:38:59 수정일 2026-04-29 20:38:59
전문 주소 https://moasa.co.kr/horror/38

당산역 긴 머리 여자 귀신 괴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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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쯤 전의 일이다. 지금도 당산역을 지날 때면 그날 밤의 공기와 시선이 먼저 떠오른다.


그때 나는 중학교 3학년이었다. 예고 진학을 준비하고 있었고, 성악 레슨을 받기 위해 봉천동 집에서 목동까지 자주 오갔다. 레슨을 봐주시던 분은 외숙모였다. 외숙모는 성악과 출신에 고등학교 음악 선생님이셨고, 나는 보통 저녁 5시나 6시쯤 목동 외숙모 댁에서 레슨을 시작해 늦어도 밤 9시 전에는 집에 돌아오곤 했다.


그런데 그날은 평소와 조금 달랐다. 레슨이 끝난 뒤 외숙모가 갑자기 외출할 일이 생겼고, 유치원생이던 사촌동생과 집을 잠깐 봐달라고 부탁하셨다. 금방 돌아오실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길어졌다. 결국 내가 외숙모 댁을 나선 건 밤 9시 반이 훌쩍 넘은 뒤였다.

 

 

 


외숙모 댁은 당산역에서 버스를 타고 조금 더 들어가야 하는 아파트였다. 그래서 나는 늘 버스를 타고 당산역까지 나온 뒤, 지하철을 타고 서울대입구역 쪽으로 돌아갔다.


버스에서 내려 당산역 개찰구를 지나 승강장으로 올라갔을 때, 이상하게도 주변이 너무 조용했다. 당산역 승강장은 지상에 있어서 보통 밤이라도 사람 한두 명쯤은 보이기 마련인데, 그날은 양쪽 승강장을 통틀어 사람 그림자 하나 보이지 않았다.


시간은 밤 10시쯤이었다.


나는 먼저 역 안에 있던 공중전화로 집에 전화를 걸었다. 엄마에게 외숙모 일이 늦어져 이제 당산역에 도착했다고 말한 뒤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승강장에 놓인 벤치 같은 의자에 앉아 워크맨 이어폰을 귀에 꽂고, 읽던 책을 꺼내 무릎 위에 펼쳤다.

 

 

 


열차가 오기만 기다리면 되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이상했다. 꽤 시간이 지난 것 같은데 열차도 오지 않고, 사람도 지나가지 않았다. 처음에는 평일 밤이라 그런가 보다 하고 넘겼다. 하지만 승강장 전체가 너무 고요했다. 철로 쪽에서 들려오는 바람 소리까지 낯설게 느껴질 정도였다.


그때였다.


내가 앉아 있던 곳에서 조금 떨어진 계단 쪽으로 누군가 올라오는 모습이 보였다. 여자였다.


그 여자는 검은색에 가까운 타이트한 바지 정장을 입고 있었다. 손에는 검붉은색 중간 크기의 쇼핑백을 들고 있었고, 허리까지 내려오는 긴 검은 머리를 목 뒤에서 커다란 핀으로 단정하게 고정하고 있었다.

 

 

 


나는 별생각 없이 다시 책으로 시선을 내렸다.


그런데 곧 그 여자가 내가 앉은 쪽으로 다가오는 기척이 느껴졌다. 승강장에는 빈 의자가 많았다. 굳이 내 옆에 앉을 이유가 없었다. 속으로는 조금 불편했다. 왜 하필 여기로 오는 걸까 싶었다.


잠시 뒤, 여자는 정말로 내 옆에 앉았다.

 

 

 


나는 애써 신경 쓰지 않으려고 책을 계속 보려 했다. 그런데 이상하게 몸이 굳었다. 그냥 옆에 사람이 앉았을 뿐인데, 어깨부터 등까지 차가운 기운이 훑고 지나가는 느낌이었다.


결국 나는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그 순간, 숨이 멎는 줄 알았다.


여자는 내 바로 옆에서 몸을 완전히 내 쪽으로 돌린 채, 내 얼굴을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얼굴과 얼굴 사이의 거리는 손바닥 하나도 채 되지 않았다. 눈은 크고 날카로웠다. 쌍꺼풀 없는 매서운 눈으로, 눈 한 번 깜빡이지 않고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겉모습만 보면 이상할 것은 없었다. 다리가 없거나, 피를 흘리거나, 영화 속 귀신처럼 끔찍한 모습도 아니었다. 멀쩡한 옷차림의 평범한 여자처럼 보였다.


그런데 몸이 먼저 알았다.


이건 사람이 아니라는 느낌.


머리로 이해한 것이 아니라, 본능이 먼저 반응했다.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비명을 지르고 싶어도 입이 열리지 않았다. 마치 뱀 앞에서 굳어버린 개구리처럼, 나는 꼼짝도 하지 못한 채 그 여자의 눈을 피하지도 못하고 있었다.

 

 


얼마나 그렇게 있었는지 모르겠다. 몇 초였는지, 몇 분이었는지도 기억나지 않는다. 시간 감각이 완전히 사라진 것 같았다.


그때, 여자가 올라왔던 계단 쪽에서 한 남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둥글둥글한 체격에 흰색 남방, 청바지를 입고 있었고 한 손에는 가죽 서류가방을 들고 있었다. 그는 승강장으로 올라와 주변을 두리번거리더니 내 쪽으로 걸어왔다.

 

 

 


그리고 나에게 물었다.


“저기요, 신림 가려면 여기서 타는 거 맞죠?”


나는 거의 반사적으로 “네”라고 대답했다. 그리고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그 남자가 줄 서는 곳으로 걸어가자, 나도 따라가 바로 옆 줄에 섰다.


그 남자가 그 순간에는 정말 구세주처럼 보였다.


하지만 안도감은 오래가지 않았다.

 

 

 


내가 줄 서는 곳에 서자, 그 여자도 천천히 일어났다. 그리고 다시 내 옆으로 다가왔다. 이번에도 얼굴을 바짝 들이대고, 아무 말 없이 나를 노려보기 시작했다.


나는 거의 기절 직전이었다.


그런데 더 무서웠던 건, 그 남자가 그 여자를 전혀 의식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바로 옆에서 누가 봐도 이상할 만큼 가까운 거리로 나를 노려보는 여자가 있었는데, 남자는 아무렇지도 않게 서 있었다.

 

 

 


오히려 그는 웃으며 말했다.


“열차가 되게 안 오네요.”


그 말투가 너무 평범해서 더 소름이 끼쳤다. 정말 저 사람 눈에는 이 여자가 보이지 않는 걸까. 아니면 보고도 못 본 척하는 걸까. 어느 쪽이든 나는 더 이상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잠시 뒤 드디어 열차가 들어왔다.


하지만 그 열차는 신도림까지만 가는 차였다. 원래라면 나도, 신림에 간다던 그 남자도 타면 안 되는 열차였다. 하지만 그 순간 나는 그런 걸 따질 정신이 없었다. 어떻게든 이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문이 열리자 나는 곧장 열차 안으로 발을 들이밀었다.


그러자 그 여자도 나를 따라 한 발을 안으로 들였다.


나는 순간적으로 생각했다.


‘그래, 차라리 네가 먼저 타고 가라.’


나는 일부러 발을 다시 뺐다. 그러자 여자도 똑같이 발을 뺐다. 그리고 다시 내 옆에 섰다. 시선은 여전히 내 얼굴에 꽂혀 있었다.


나는 그때 정말 끝났다고 생각했다.

 

 

 


그때 마침 역 안내방송이 흘러나왔다. 사당이나 잠실 방면으로 가는 승객은 건너편 승강장에서 타라는 내용이었다.


그러자 그 남자가 말했다.


“여기가 아닌가 보네요.”


남자는 몸을 돌려 계단 쪽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그 순간 내 머릿속에는 단 하나의 생각뿐이었다.


저 남자를 놓치면 안 된다.


나는 거의 미친 사람처럼 뛰었다. 계단을 두세 칸씩 건너뛰며 내려갔고, 다시 반대편 승강장으로 올라갔다. 숨이 턱 끝까지 차올랐지만 멈출 수 없었다. 다행히 여자가 따라오는 기척은 느껴지지 않았다.


건너편 승강장에 도착했을 때, 마침 집 방향으로 가는 열차가 들어와 있었다. 나는 그대로 열차 안으로 뛰어들어갔다.


문이 닫히기 전, 숨을 헐떡이며 창문 너머로 반대편 승강장을 바라봤다.

 

 

 


그 여자는 없었다.


정말 없었다.


내가 계단을 내려가고 반대편으로 올라와 열차에 타기까지 걸린 시간은 길어야 20초 남짓이었다. 내가 계단을 내려갈 때까지 여자가 따라오지 않았던 것은 분명했다. 그렇다면 사람이라면 적어도 반대편 창문에서 봤을 때, 계단 쪽으로 내려가는 뒷모습이라도 보여야 했다.


하지만 승강장에는 아무도 없었다.


마치 처음부터 그곳에 없었던 것처럼.


그날 이후 나는 레슨을 그만두었다. 당산역 근처에는 아예 가고 싶지 않았다. 시간이 많이 지난 지금은 학교 때문에 지하철을 타고 그 역을 지나갈 때도 있지만, 단 한 번도 당산역에서 내려본 적은 없다.

 

 

 


지금도 그날 밤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은 여자의 얼굴이 아니다.


눈이다.


깜빡이지도 않고, 말 한마디 없이, 내 바로 옆에서 나를 노려보던 그 눈.


그 시선을 떠올릴 때마다 아직도 등 뒤가 차갑게 식는다.

 

당산역 긴 머리 여자 귀신 괴담.png

 

 

 

 

 

이 이야기는 이후 “당산역 긴 머리 여자 귀신”이라는 이름으로 퍼져 나갔다.


인터넷 게시판에는 당산역에서 여자 귀신을 봤다는 짧은 목격담이 여럿 남았다. 한 글에서는 “2호선 당산역에 자주 출몰하는 여자 귀신이 있다”는 식으로 이야기가 소개되었고, 그중에는 계단을 물구나무서서 올라오는 긴 머리 여자, 승강장 의자 옆에서 뚫어지게 쳐다보는 여자에 관한 일화가 언급되어 있었다. 

 

 

 

 

 


댓글에도 비슷한 이야기가 이어졌다.


어떤 사람은 대학생이 음악을 들으며 서 있는데, 바로 옆에 창백한 여자가 서 있다가 열차가 들어오는 순간 갑자기 뛰어갔고, 열차가 지나간 뒤에는 사라졌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 또 다른 사람은 막차 시간대 신도림 방면 승강장 쪽에서 긴 머리로 얼굴을 가린 회색 얼굴의 여자가 자신을 바라보는 것을 봤다고 남겼다. 


물론 이것이 실제 사건인지, 괴담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만들어낸 도시전설인지는 확인할 수 없다.


공식적인 사건 기록이 있는 것도 아니고, 언론에 보도된 사고와 직접 연결된 이야기도 아니다. 당산역 괴담은 어디까지나 인터넷 목격담과 공포 라디오, 커뮤니티 댓글을 통해 전해진 도시괴담에 가깝다. 유튜브에도 “2호선 당산역 괴담”, “당산역 귀신 공포 라디오” 같은 제목의 영상들이 올라와 있으며, 대부분은 이런 목격담을 바탕으로 낭독하거나 각색한 콘텐츠다. 


그럼에도 이 괴담이 오래 기억되는 이유는 분명하다.

 

 


공간 자체가 무섭기 때문이다.


당산역은 평범한 지하철역이지만, 2호선 승강장이 지상에 있다는 점 때문에 밤이 되면 묘한 분위기를 만든다. 열차가 지나간 뒤 바람이 불고, 선로 너머로 도시의 불빛이 흔들리며, 승강장에 사람이 줄어들면 갑자기 고립된 장소처럼 느껴진다.


밝은 형광등 아래에 있어도 안전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을 때가 있다.


오히려 너무 밝아서, 보이지 말아야 할 것까지 보일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당산역 괴담이 무서운 이유는 잔인한 장면이 있어서가 아니다.


피가 흐르는 것도 아니고, 괴물이 나타나는 것도 아니다. 그저 평범한 여자가 옆에 앉는다. 그리고 말없이 당신을 바라본다.


그런데 그 여자가 다른 사람에게는 보이지 않는다.


그것만으로 충분히 무섭다.


늦은 밤 당산역 승강장에서 혼자 열차를 기다리게 된다면, 괜히 빈 의자들을 한 번 둘러보게 될지도 모른다.


누군가 계단을 올라오는 소리가 들리면, 무심코 고개를 돌리게 될지도 모른다.


그리고 만약 승강장에 빈자리가 많은데도 어떤 여자가 굳이 당신 옆에 앉는다면,


그 사람이 정말 지하철을 기다리는 승객인지,

아니면 오래전부터 그곳에 머물던 무언가인지,


확인하지 않는 편이 나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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