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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괴담회 시즌6 우리 공주 아빠가 대신 사 간 악몽

모아사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추천 1 비추천 0 댓글 0 조회수 173 작성일 2026-06-30 18:54:19 수정일 2026-06-30 18:54:19
전문 주소 https://moasa.co.kr/horror/202

나는 살면서 죽을 뻔한 적이 두 번이나 있었다.


한 번은 뉴스에도 나올 정도로 큰 사고였다. 그 일 때문에 1년 가까이 병원에 입원해 있었다. 의사도, 주변 사람들도 내가 살아 있는 게 기적이라고 했다.


그런데 나는 아직도 가끔 생각한다.


그 두 번 모두 내가 운이 좋아서 살아난 것이 아니라, 누군가 나를 살려 준 것이 아닐까 한다. 그리고 그 누군가는 아마도, 내가 세상에서 가장 사랑했던 아빠였을 것이다.


처음 그 일이 시작된 건 내가 고등학생이던 때였다.


그날은 정말 되는 일이 하나도 없는 날이었다. 모의고사를 망치는 바람에 학원에서 늦게까지 남아 공부를 해야 했다. 겨우 학원 밖으로 나왔을 때는 내가 타야 할 버스가 막 떠나 버린 뒤였다.


“아씨, 놓쳤네.”


짜증이 나서 아빠에게 전화를 하려고 휴대폰을 꺼냈다. 그런데 분명 충전해 두었던 휴대폰 배터리가 완전히 방전되어 있었다.


어쩔 수 없이 나는 정류장 의자에 앉아 다음 버스를 기다렸다. 그런데 조금 지나고 보니, 정류장에는 나 말고도 다른 학생이 하나 더 앉아 있었다.


처음에는 그냥 같은 학원 학생인가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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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자세히 보니 옷차림이 이상했다. 한여름인데도 긴소매 춘추복 교복을 입고 있었다. 운동화는 얼마나 오래 신었는지 다 낡아 있었다. 무엇보다 소매 사이와 치마 아래로 검푸른 멍 자국들이 가득 보였다.


내가 놀라서 그 아이를 바라보자, 아이는 황급히 소매를 끌어내렸다. 그리고 고개를 푹 숙였다.


그때 멀리서 익숙한 차 한 대가 다가왔다. 아빠였다.


“우리 공주, 많이 기다렸지?”


아빠는 걱정스러운 얼굴로 나를 차에 태웠다. 그런데 정류장에 혼자 남은 그 아이를 보더니 차창을 내렸다.


“학생, 버스 기다려? 버스 끊긴 것 같은데. 집이 어디야? 데려다줄까?”


하지만 그 아이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고개만 숙인 채 가만히 있을 뿐이었다.


괜히 이상한 기분이 들어 나는 아빠에게 말했다.


“아빠, 그냥 가자.”


아빠도 더 이상 묻지 않고 차를 출발시켰다. 나는 무심코 차창 밖으로 그 아이를 바라보았다.


그런데 그 순간, 그 아이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는 그대로 차도로 뛰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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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다급히 갓길에 차를 세우고 119에 전화를 걸었다. 나는 눈앞에서 벌어진 일을 믿을 수가 없었다. 너무 놀라서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다.


그날 밤, 나는 충격 때문인지 잠이 오지 않았다. 자꾸 무서운 생각이 들어서 딴생각이라도 하려고 만화책을 펼쳤다.


그런데 한참 책을 보고 있는데, 방 안이 너무 조용하다는 걸 느꼈다.


분명 선풍기도 돌아가고 있었다. 창밖에서는 차 지나가는 소리도 들려야 했다. 그런데 마치 세상의 모든 소리가 뚝 끊긴 것처럼 고요했다.


그 순간이었다.


내 얼굴 바로 앞에, 무언가가 거꾸로 매달린 듯 내려와 있었다.


창백한 얼굴. 멍든 피부. 그리고 낮에 정류장에서 봤던 그 여자아이.


나는 비명을 지르며 아빠를 불렀다.


“아빠! 나 귀신 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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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놀라서 내 방으로 뛰어왔다. 하지만 방 안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아빠는 그런 내가 귀엽다는 듯, 애써 웃음을 참으며 말했다.


“괜찮아. 아빠 여기 있잖아. 걱정 말고 자.”


아빠가 곁에 있다는 것만으로 나는 조금 안심이 됐다. 그렇게 겨우 다시 잠이 들었다.


다음 날, 학원 앞에서 만난 친구가 내게 말했다. 어젯밤 그 사고가 벌써 소문이 났다고 했다. 그 아이 이름은 수진이라고 했다.


친구 말로는 수진이네 집이 많이 이상했다고 한다. 부모에게 심하게 맞고 살았고, 결국 그날 학원이 끝난 뒤 차도로 뛰어들었다고 했다.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세상을 떠났다고 했다.


그날 이후부터 나는 밤이 무서워졌다.


수진이가 계속 내 앞에 나타났다.


어느 날은 내 귀 가까이에 바싹 붙어서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중얼거렸다. 또 어느 날은 이불 속에 있던 내 팔과 다리를 잡아당겼다.


잠을 자는 것조차 두려웠다. 눈을 감으면 또 그 아이가 나타날 것 같았다.

 

 

 


그렇게 며칠을 시달리던 어느 날이었다. 학원을 마치고 정류장에 앉아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친구와 메시지를 주고받는데 갑자기 한여름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몸이 추워졌다.


이상해서 옆자리를 돌아봤다.


그곳에 수진이가 앉아 있었다.


낡은 운동화. 긴소매 교복. 하얗다 못해 푸른 피부. 그리고 검푸른 멍 자국들.


나는 눈을 질끈 감았다.


‘이건 꿈이야. 이건 꿈이야.’


그런데 그때 수진이의 목소리가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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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너 데려갈 거야.”


나는 소리를 지르며 정신을 잃었다.


다시 눈을 떴을 때, 나는 집에 있었다. 아빠가 내 얼굴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유나야, 아빠 보여? 괜찮아?”


나는 울면서 아빠에게 모든 걸 털어놓았다. 그날 정류장에서 본 여자아이, 매일 밤 나타나는 꿈, 나를 괴롭히는 손길, 그리고 나를 데려가겠다는 말까지 전부 말했다.


아빠는 내 말을 한 번도 끊지 않고 끝까지 들어주었다. 그리고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조용히 말했다.


“우리 딸이 이렇게 힘들면 안 되지. 아빠가 그 꿈 살게.”


나는 무슨 말인지 몰라 아빠를 바라봤다.


“꿈을 산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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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아빠가 우리 유나 괴롭히는 그 꿈 사는 거야.”


아빠는 지갑에서 돈을 꺼내 내 손에 쥐여 주었다.


“이 돈으로 아빠가 우리 공주 꿈 사는 거니까, 앞으로는 괴롭히는 일 절대 없을 거야.”


정말 이상했다.


그날 이후, 나를 괴롭히던 악몽이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수진이도 더 이상 나타나지 않았다. 나는 다시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그런데 몇 달이 지나고부터 아빠가 조금 이상해졌다.


집에 들어오는 날이 줄어들었다. 일이 많다며 외박과 출장이 잦아졌다. 어쩌다 마주치는 날에도 내 얼굴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서둘러 집을 나섰다.


나는 서운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빠가 집에 왔다는 연락을 받고 신나게 집으로 뛰어 들어갔다. 그런데 집 안에서는 아빠와 엄마가 짐을 싸고 있었다.


“뭐야? 나 빼고 둘이 어디 놀러 가?”


나는 장난처럼 말했지만, 엄마의 표정은 굳어 있었다.


그날 나는 알게 됐다.


아빠는 출장을 간 것이 아니었다. 몸이 좋지 않아 병원 근처에 머물며 치료를 받고 있었던 것이다.


다행히 수술은 잘 끝났다. 나는 아빠가 빨리 회복하길 바라며 매일같이 병문안을 갔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병원 건너편에 아빠가 나와 있는 게 보였다. 나는 반가운 마음에 도로를 건너려고 했다.


그런데 아빠가 갑자기 다급하게 소리쳤다.


“유나야, 안 돼! 거기 있어! 차도로 오면 위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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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때 내 눈에 보였다.


도로 반대편에 교복 차림의 여자아이가 서 있었다. 낡은 운동화, 멍든 팔, 긴소매 교복.


수진이었다.


그런데 수진이가 천천히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봤을 때, 나는 숨이 멎는 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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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얼굴은 내 얼굴이었다.


내 얼굴을 한 수진이는 나를 보며 웃었다. 그리고 아빠를 향해 손짓하기 시작했다.


마치 자신이 진짜 유나인 것처럼.


아빠는 그 아이를 향해 달려가려 했다.


나는 미친 듯이 소리쳤다.


“아빠! 믿지 마! 나 여기 있어! 유나 여기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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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아빠는 내 목소리를 듣지 못한 것 같았다. 아빠는 딸을 구해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는 사람처럼 도로로 뛰어들었다.


그 순간, 내 눈앞이 새하얘졌다.


다시 눈을 떴을 때 나는 집 안방에 누워 있었다. 수술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쉬고 있던 아빠가 내 곁에 있었다.


꿈이었을까.


하지만 나는 그게 단순한 꿈이 아니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아빠의 병세는 조금씩 좋아지는 것처럼 보였다. 어느 날, 회복 중인데도 일을 하려는 아빠에게 내가 잔소리를 했다.


“아빠, 내가 회복하는 동안은 일하지 말랬잖아. 절대 안정이 필요하다고 했잖아.”


아빠는 웃으며 괜찮다고 했다. 나는 엄마한테 다 이르겠다고 장난스럽게 말했다.


그때 아빠가 문득 나를 불렀다.

 

 


“유나야.”


“응?”


“아빠 다 나으면, 우리 예전처럼 꽃 구경 갈까?”


나는 웃으며 대답했다.


“그래. 아빠 다 나으면 그때 꼭 꽃 보러 가자.”


그게 내가 기억하는 아빠의 마지막 웃는 얼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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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세상을 떠난 뒤, 49재를 하루 앞둔 날이었다. 나는 엄마와 함께 아빠의 짐을 정리하고 있었다.


그때 엄마가 낡은 일기장 하나를 건넸다.


“유나야, 이것도 같이 태워 줄래?”


그건 아빠의 일기장이었다.


표지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유나와 함께한 모든 계절.’


조심스럽게 일기장을 펼쳐 보았다. 그 안에는 나와 함께 벚꽃을 보러 간 날, 가족들과 보냈던 소소한 시간, 평범하지만 따뜻했던 추억들이 가득 적혀 있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내용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오늘도 그 애가 왔다.’


‘요즘은 유나의 얼굴을 하고 나타난다.’


‘밀어낼 수가 없다.’


‘점점 내 딸의 얼굴이 무서워진다.’


그리고 마지막에 가까운 페이지에는 이런 문장이 적혀 있었다.

 

 


‘제발, 유나만은 제발.’


‘차라리 나를 데려가라.’


‘유나는 내가 꼭 지킬 거다.’


나는 그 자리에서 일기장을 끌어안고 한참을 울었다.

 

 


아빠는 알고 있었던 것이다.


내가 더 이상 악몽을 꾸지 않게 된 이유도, 수진이가 내게 나타나지 않게 된 이유도, 모두 아빠가 대신 버티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빠는 자신이 죽어가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끝까지 나를 지켰다.


나는 두 번이나 죽을 뻔했다.


하지만 그때마다 나는 살아남았다.


그리고 이제는 안다.

 

 


그건 기적이 아니라, 아빠가 내게 남겨 준 마지막 사랑이었다는 걸.


지금도 가끔 하늘을 올려다보면 이런 생각이 든다.


아빠는 아직도 어디선가 나를 지켜보고 있다.


오늘따라 아빠가 너무 보고 싶다.

#심야괴담회 시즌6 우리공주 #심야괴담회 시즌6 우리공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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