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지산 귀목고개 귀신 괴담 1 , 산속에서 들려온 “같이 가요”의 정체, 경기도 가평 명지산 귀목고개에 전해지는 귀신 괴담. 산속에서 들려온 여자의 목소리와 소복 입은 여자의 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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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가평의 명지산에는 오래전부터 등산객들 사이에서 조용히 전해 내려오는 고개가 있었다. 이름은 귀목고개였다. 지금은 등산로로 알려져 있지만, 한때 이곳은 “밤이나 비 오는 날에는 마을 사람들도 잘 넘지 않았다”는 말이 붙을 만큼 묘한 장소로 회자되었다.
명지산은 경기도 가평군 북면·하면 일대에 있는 산으로, 숲나들e 100대 명산 정보에 따르면 높이는 1,252.3m이며 경기도에서 두 번째로 높은 산으로 소개된다. 산세가 깊고, 귀목고개와 귀목봉, 강씨봉고개 등으로 이어지는 서쪽 길은 교통이 불편해 찾는 사람이 적고 호젓한 편이라고 설명되어 있다. 바로 이런 깊은 산길의 분위기가 귀목고개 괴담을 더 음산하게 만들었다.
귀목고개 괴담의 핵심은 단순했다.
산속에서 들려오는 여자의 목소리였다.

“아저씨…… 같이 가요.”
처음에는 길을 잃은 등산객의 목소리처럼 들린다. 그래서 뒤돌아보면 아무도 없다. 조금 기다려도 사람은 나타나지 않는다. 다시 걸음을 옮기면, 이번에는 목소리가 앞쪽에서 들려온다. 뒤에서 들렸던 목소리가 어느새 앞에서 들리는 것이다. 오래된 온라인 괴담 게시글에는 1986년 12월 말 한 등산객이 명지산을 오르다 여자의 목소리를 듣고, 이후 하얀 소복을 입은 여자가 손짓하는 모습을 봤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게시글은 그 여자가 멀리 있는 듯하면서도 가까이 있는 것처럼 보였고, 도망치는 동안 뒤따라오는 발소리가 들렸지만 눈 위에는 자신의 발자국만 있었다고 적고 있다.
이 이야기가 더 유명해진 이유는 비슷한 체험담이 또 전해졌기 때문이었다. 산행 관련 기록과 지역 아카이브에는 1985년 12월, 월간 산의 박영래 기자와 이태영 씨가 귀목고개 부근을 지나던 중 여자의 목소리와 땅 밑에서 들리는 듯한 웅성거림을 들었다는 이야기가 소개되어 있다. 지역 기록에 따르면 당시 첫눈이 얇게 내려 있었고, 두 사람은 “여보세요”, “같이 가요”라는 여자의 목소리를 들었지만 사람의 모습은 보지 못했다고 한다. 이후 흐느끼는 소리와 땅속에서 여러 사람이 모여 있는 듯한 소리가 이어졌고, 두 사람은 귀목고개를 급히 넘어 마을로 내려왔다고 전해진다.
이 사연은 뒤에 방송과 유튜브 콘텐츠에서도 반복적으로 다뤄졌다. KBS 다큐 유튜브에는 1998년 방송분으로 소개된 “명지산 귀목고개 소복 입은 여성” 관련 영상이 올라와 있으며, MBC 심야괴담회에서도 2021년 3월 11일 “귀목 고개에서 귀신의 소리를 들은 박영래 씨”라는 클립이 공개되어 이 괴담이 다시 회자되었다.
괴담에서는 귀목고개의 원인을 6·25 전쟁 당시의 비극과 연결한다. 온라인 괴담 글에는 전쟁 중 많은 사람들이 이 고개에서 억울하게 죽었고, 그 뒤로 밤이나 비 오는 날이면 이상한 소리와 여자 목소리가 들린다는 식의 전승이 적혀 있다. 다만 이 부분은 괴담 속 구전 요소로 보는 것이 맞다. 실제 역사 자료로 확인된 사건이라기보다는, 산속 지형과 전쟁의 기억, 마을 사람들의 말이 섞이며 만들어진 이야기로 보인다.
흥미로운 점은 ‘귀목’이라는 이름 자체가 귀신과 직접 관련된 단어처럼 느껴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한 산행 블로그는 귀목고개라는 이름이 원래 느티나무를 뜻하는 ‘규목’에서 와전되었다는 설을 소개한다. 즉 이름 때문에 귀신 이야기가 생긴 것이 아니라, 귀신 이야기가 유명해진 뒤 이름까지 더 무섭게 해석된 셈이다.
귀목고개 괴담이 오래 살아남은 이유는 과장된 장면보다도 “있을 법한 공포”에 있다. 깊은 산, 흐린 날씨, 사람 없는 등산로, 멀리서 울리는 여자 목소리. 산에서는 바람 소리, 계곡물 소리, 짐승 소리, 낙엽 밟히는 소리도 사람의 말처럼 들릴 수 있다. 특히 해가 기울고 시야가 좁아지면, 방향감각이 흐려지고 작은 소리도 가까이에서 나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런데 귀목고개 괴담은 바로 그 틈을 파고든다.
처음에는 도움을 청하는 듯하다.
조금 지나면 따라오라고 한다.
그리고 끝내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귀목고개 귀신은 무작정 달려드는 원혼이 아니라, 산속에서 등산객을 멈춰 세우는 목소리에 가깝다. “같이 가요”라는 말은 평범하지만, 아무도 없는 눈길 위에서 들리면 그만큼 무서운 말도 없다.
현재 귀목고개는 실제 등산객들이 오가는 산행 코스다. 명지산과 귀목봉 일대는 산세가 깊고 코스가 길어 초보자에게 가볍지 않은 산행지로 분류된다. 숲나들e 자료에서도 명지산은 5시간 이상 걸리는 중급 산행지로 안내되며, 귀목고개를 거쳐 귀목봉과 강씨봉고개로 이어지는 긴 코스도 소개되어 있다. 괴담을 떠나서라도 야간 산행, 우천 산행, 단독 산행은 피하는 것이 좋다.
정리하면, 명지산 귀목고개 귀신은 가평의 깊은 산길, 전쟁의 기억, 오래된 산행 체험담, 방송 재현, 유튜브 괴담 콘텐츠가 겹치며 만들어진 한국형 산악 괴담이다. 실제 귀신의 존재를 증명할 수는 없지만, 귀목고개가 오랫동안 공포의 장소로 남은 이유는 분명하다.
그곳에는 사람이 보이지 않는데도, 누군가 부르는 이야기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목소리는 언제나 같은 말을 한다.
“아저씨…… 같이 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