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이야기는 경기도 고양시에 거주하는 35세 손진희 씨가 2017년 일본 오사카 여행 중 실제로 겪은 끔찍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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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인 2017년, 진희 씨 부부는 설레는 마음으로 일본 오사카 여행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여행의 첫 단추인 숙소를 예약하기 위해 인터넷을 뒤지던 진희 씨는 가성비가 엄청난 민박집 하나를 발견했다. 빌라에 있는 집 한 채를 통째로 빌려주는 곳이었는데, 하룻밤 가격이 일본 돈으로 단돈 3천 엔, 한화로 약 3만 원밖에 하지 않았다.
물론 저렴한 데는 이유가 있었다. 오사카 도심에서 멀리 떨어져 있었고, 사진으로 보기에도 건물이 꽤 낡고 허름해 보였다. 남편은 "여기는 너무 멀고 후미진 것 아니냐"며 걱정했지만, 진희 씨는 "어차피 밖에서 종일 돌아다니다가 잠만 잘 곳인데 4만 원도 안 하니 그냥 예약하자"며 남편을 설득했다.
그렇게 오사카에 도착한 부부는 첫날부터 진을 빼야 했다. 초행길인 데다 일본어도 서툴러 길을 헤매다 보니, 무려 반나절이나 걸려서야 간신히 숙소를 찾을 수 있었다. 실제로 마주한 숙소는 사진보다 훨씬 더 낡고 음산한 기운을 풍기고 있었다. 부부는 속으로 '하루에 3만 원짜리 방이 다 그렇지 뭐'라고 애써 위안하며 안으로 들어섰다.

숙소는 작은 거실 하나에 침실이 하나 딸린 구조였다. 집 안 곳곳에는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채워져 있었고, 거실 테이블 위에는 이전 투숙객들이 남기고 간 방명록이 펼쳐져 있었다. 진희 씨는 신기한 마음에 사진을 찍으며 집 안을 둘러보았다. 하지만 이내 이상한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가만히 살펴보니 집 안 곳곳에 엄청난 먼지가 쌓여 있었다. 청소를 안 한 지 몇 개월은 족히 넘어 보이는, 아주 오랫동안 아무도 찾지 않은 폐가 같은 수준의 먼지였다. 게다가 처음엔 잘 몰랐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집 안에서 불쾌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벽에 핀 새카만 곰팡이에서 나는 듯한 퀴퀴하고 눅눅하며 음침한 냄새였다.

진희 씨는 단순히 환기가 안 돼서 그런가 싶어 창문을 활짝 열어두었다. 그리고 집주인에게 '잘 도착했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일본어로 된 장문의 답장이 왔지만, 부부는 숙소 이용 시 흔히 보내는 주의사항이겠거니 생각하며 번역해보지 않은 채 밖으로 관광을 나섰다.
부부는 초밥도 먹고, 쇼핑도 하고, 화려한 야경까지 구경한 뒤 밤 11시가 다 되어서야 피곤한 몸을 이끌고 숙소로 돌아왔다.
그런데 현관문을 열자마자 숨이 턱 막혔다. 낮에 분명히 창문을 열어두고 나갔음에도 불구하고, 그 기분 나쁜 곰팡이 냄새가 집 안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그때였다. 진희 씨의 귓가에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다.
"잠깐만... 무슨 숨소리 같은 거 들리지 않아?"
남편도 숨을 죽이고 귀를 기울였다. 그 소리는 마치 동물이 낮게 울부짖는 듯한, 텅 빈 공간에서 웅웅거리며 메아리치는 기괴한 소리였다.
그 순간, '탁' 하는 소리와 함께 집 안의 모든 불이 꺼져버렸다.
칠흑 같은 어둠과 기분 나쁜 적막이 감돌았다. 놀란 남편이 벽을 더듬어 스위치를 찾아 계속 눌러보았지만 불은 들어오지 않았다. 정전이었다. 당황한 진희 씨는 어둠 속에서 휴대폰 불빛에 의지해 '일본 숙소 정전'이라고 검색을 해보았다.

검색 결과 중 누군가 올려놓은 게시물 하나가 눈에 띄었다.
[집에서 짐승 우는 것 같은 이상한 소리가 들리고 갑자기 정전이 된다면... 그건 귀신이 있다는 징조입니다.]
순간 등골이 서늘해졌지만, 하루 종일 걸어 다녀 너무 피곤했던 부부는 단순한 정전일 거라며 애써 불안감을 떨쳐냈다. 진희 씨는 남편에게 "시간도 늦었고 피곤하니 일단 씻고 자자"고 말했다.
진희 씨는 욕실에 따뜻한 물을 받아놓고 욕조에 몸을 담갔다. 굳어있던 몸이 녹으며 노곤해지는 찰나, 시야가 뿌옇게 흐려졌다. 수증기 때문에 거울에 김이 서린 것이었다. 진희 씨는 무심코 손을 뻗어 거울의 김을 스윽 닦아냈다.
그리고 거울을 본 순간, 진희 씨는 숨이 멎는 듯했다.
거울 속, 자신의 얼굴 옆으로 정체 모를 무언가가 희미하게 비치고 있었다. 핏기 없이 얇은 입술, 그리고 그 옆에 난 선명한 점 하나. 분명 어떤 여자의 하관이었다.

'설마... 내가 잘못 본 거겠지.'
진희 씨는 공포에 떨며 눈을 질끈 감았다가 다시 떴다. 하지만 거울 속의 그 입술은 여전히 진희 씨의 곁에 떠 있었다. 행여나 눈동자라도 마주칠까 봐 두려웠던 진희 씨는 숨소리조차 내지 못한 채 서둘러 욕실을 뛰쳐나왔다.
놀란 가슴을 부여잡고 남편을 깨우려 침실로 향했지만, 남편은 피곤에 지쳐 이미 이불을 머리끝까지 뒤집어쓴 채 세상모르고 잠들어 있었다. 당장이라도 이곳을 도망치고 싶었지만 밖은 너무 어두웠고 갈 곳도 없었다. 결국 아침이 밝자마자 나가야겠다고 다짐하며, 진희 씨도 남편 옆에 누워 억지로 눈을 감았다.
방 안은 서늘할 정도로 추웠다. 추위 때문인지 진희 씨의 입에서 자꾸만 마른기침이 새어 나왔다. "콜록, 콜록..."
그때, 옆에 누워있던 남편의 손이 이불 밖으로 쑥 나왔다. 남편의 손은 기침하는 진희 씨의 목을 다정하게 감싸 안았고, 볼을 쓰다듬더니, 이내 진희 씨의 손을 꼭 맞잡아 주었다.

그런데 남편의 손길이 이상하리만치 소름 끼치게 차가웠다. 마치 한겨울 밖에 오래 내놓은 얼음장 같았다. 하지만 진희 씨는 '방이 추워서 남편 손도 차가운가 보다. 자는 와중에도 나를 챙겨주네...'라고 생각하며, 그 서늘한 손길에 의지한 채 까무룩 잠이 들고 말았다.
다음 날 아침, 눈을 뜬 진희 씨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분명 어젯밤 자신의 목을 감싸 안아주던 남편이 침대에 없었던 것이다. 남편은 평소 누가 업어가도 모를 정도로 잠귀가 어두운 사람이었기에 먼저 일어났다는 것 자체가 이상했다.
황급히 방문을 열고 거실로 나간 진희 씨는 믿을 수 없는 광경을 목격했다. 남편이 어제 외출했던 옷차림 그대로, 거실 소파에 잔뜩 웅크린 채 잠들어 있는 것이 아닌가.
"자기야! 여기서 자고 있었어? 벌써 옷 다 입은 거야?"
진희 씨가 흔들어 깨우자, 부스스 일어난 남편은 황당한 대답을 내놓았다.
"어... 아니. 어제 당신 씻는 거 기다리다가 너무 피곤해서 나도 모르게 여기서 그냥 잠들어버렸어."
남편은 애당초 침실에는 들어가지도 않았던 것이다. 남편의 말에 진희 씨는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듯 멍해졌다.
"무슨 소리야... 자기가 어젯밤에 나 기침할 때 침대에서 내 목도 감싸주고, 얼굴도 만져주고, 손도 잡아줬잖아!"
진희 씨가 미친 듯이 소리치며 자신의 목과 볼, 그리고 손을 가리켰다. 그리고 그곳을 본 부부는 그 자리에서 얼어붙고 말았다.
남편이 만져주었다고 생각했던 진희 씨의 목과 뺨, 그리고 손목에는 사람의 손자국 모양으로 시퍼런 멍이 선명하게 찍혀 있었다.
더 이상 이곳에 1초도 머물 수 없다고 판단한 부부는 짐을 싸서 도망치듯 숙소를 빠져나왔다. 길거리로 나온 진희 씨는 화가 나고 무서운 마음에 집주인에게 "도대체 이 집이 어떻게 된 거냐, 환불해 달라"며 따지는 메시지를 보냈다.
그때, 진희 씨의 머릿속에 어제 입실하자마자 주인이 보냈던 일본어 장문 메시지가 스쳐 지나갔다. 부부는 다급히 번역기를 돌려 어제의 메시지를 확인했다.
그 메시지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입실 당일에도 환불이 가능합니다. 화장실은 되도록 문을 열어놓고 사용하십시오. 혼자 숙박할 경우에는 침대에 베개를 하나만 두십시오. 그리고... 갑자기 집 안의 불이 나갈 경우, 절대 집 안에 머물지 마십시오.]
그것은 단순한 안내 사항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경고문이었다.
충격에 빠져있던 찰나, 남편이 불현듯 무언가 떠오른 듯 어제 거실 테이블에서 찍었던 '방명록' 사진을 꺼내 들었다. 사진 속 일본어 글귀들을 번역기에 입력한 남편의 얼굴이 순식간에 새하얗게 질렸다.
번역된 방명록의 내용은 이러했다.
[정전이 된 이후로 이상한 사람들이 보입니다. 숙박료가 이렇게 싼 데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이 집에는 저희 말고 세 명이 더 있기 때문입니다. 소파에 한 명... 침대에 한 명... 그리고 화장실 거울 속에 한 명이 있습니다.]
부부가 겪었던 모든 일들은, 이미 그곳을 거쳐 간 수많은 투숙객들이 똑같이 목격하고 기록해 둔 끔찍한 진실이었다. 그날의 소름 끼치는 경험 이후, 진희 씨는 아무리 가격이 저렴하더라도 두 번 다시 가성비 숙소는 찾지 않는다고 한다.
심야 괴담회 오사카 민박집 위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