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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 보는 친구이야기 구월주공 아파트 빈집의 어린아이 귀신

모아사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추천 0 비추천 0 댓글 0 조회수 105 작성일 2026-07-08 10:42:29 수정일 2026-07-08 10:42:29
전문 주소 https://moasa.co.kr/horror/225

그때의 나는 귀신을 정말 보고 싶어 하는 사람이었다.


무섭다기보다는 궁금했다.

정말 귀신이라는 게 있는지, 사람이 죽으면 뭔가 남는 건지, 그런 존재를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는지 알고 싶었다.


내 친구 중에는 귀신을 본다는 놈이 하나 있었다.

처음에는 나도 반신반의했다. 그런데 그놈은 가끔 이상할 정도로 정확하게 무언가를 알아맞히곤 했다. 아무도 말하지 않은 집안 사정이나, 어떤 장소에 들어갔을 때 느껴지는 분위기 같은 것들을 아무렇지 않게 말하곤 했다.


그래서 나는 그 친구와 길을 걸을 때마다 귀찮을 정도로 물어봤다.


공사장 앞을 지나가면 물었다.


“야, 저기엔 귀신 있냐?”


빈집이 보이면 또 물었다.


“저기는? 저긴 어때?”


문 닫은 상가, 오래된 건물, 폐가처럼 보이는 집, 사람이 살지 않는 듯한 아파트 창문만 보면 나는 어김없이 물었다.


친구는 늘 같은 식으로 대답했다.


“없어.”


“없네.”


“없다.”


그 대답만 반복되다 보니 나중에는 내가 더 오기가 생겼다.

언젠가는 저놈 입에서 “있다”는 말이 나오겠지 싶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귀신 보는 친구이야기 구월주공 아파트 빈집의 어린아이 귀신


당시 구월주공 아파트가 재개발되기 전이었다.

그 아파트 단지는 굉장히 크고 오래되었다. 요즘처럼 깔끔한 아파트가 아니라 5층짜리 낡은 주공아파트였고, 예전에는 연탄을 때던 집들도 있었다. 그때만 해도 대부분 도시가스로 바뀌긴 했지만, 건물 자체에서는 오래된 냄새가 났다.


회색빛 외벽은 군데군데 벗겨져 있었고, 복도 난간은 녹이 슬어 있었다.

어떤 집은 창문에 신문지가 붙어 있었고, 어떤 집은 커튼도 없이 안이 훤히 보였다. 단지 전체가 묘하게 낡고 조용했다.


그 친구와 나는 그 아파트 단지를 지나가고 있었다.


그때 내 눈에 한 집이 들어왔다.


4층쯤 되는 호수였다.

창문 유리가 깨져 있었고, 안쪽은 어둡게 비어 있었다. 낮인데도 그 집만 유난히 빛이 잘 들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다른 집들은 그래도 사람이 사는 기척이 있었는데, 그 집은 완전히 버려진 것 같았다.


나는 바로 친구 팔을 툭 쳤다.


“야, 저긴 어때?”


친구는 대답하지 않았다.


평소 같으면 바로 “없어”라고 했을 놈이, 그 집을 한참 올려다보기만 했다.


나는 괜히 신이 나서 다시 물었다.


“있어? 있어?”


친구가 잠깐 침묵하더니 말했다.


“그런 것 같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속으로 환호했다.

드디어 찾았다고 생각했다. 내가 그렇게 보고 싶어 하던 귀신이 저 집에 있다는 것이었다.


나는 곧바로 친구 팔을 잡아끌었다.


“가자. 들어가 보자.”


친구는 질색했다.


“부질없는 짓 하지 마라.”


하지만 나는 이미 흥분한 상태였다.

귀신이 있다는 말을 듣고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친구는 끌려가면서도 계속 중얼거렸다.


“가 봐야 너 못 본다.”


“괜히 건드리지 마라.”


“진짜 피곤해진다.”


나는 그런 말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우리는 그 깨진 유리창이 보이는 집 앞까지 올라갔다.

현관문 앞에 서는 순간 살짝 긴장되었다. 혹시 문이 잠겨 있으면 괜히 올라온 꼴이 될 것 같았다.


그런데 문손잡이를 돌려보니 문이 열렸다.


잠겨 있지 않았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낡은 냄새가 확 풍겼다.

집 안은 완전히 쓰레기장이었다. 이사 가면서 버리고 간 듯한 낡은 장판 조각, 부서진 가구, 빈 병, 오래된 신문지, 먼지 쌓인 옷가지 같은 것들이 여기저기 널려 있었다.

 

2.png


하지만 생각보다 무섭지는 않았다.


오후였고, 깨진 창문 사이로 빛도 들어왔다.

방 안은 을씨년스럽긴 했지만, 귀신이 튀어나올 것 같은 분위기는 아니었다. 그냥 오래 비어 있던 집, 버려진 집, 그 정도였다.


나는 집 안을 둘러보며 친구에게 물었다.


“귀신 있는 거 맞아?”


친구가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어린 여자애 한 명 있어.”


나는 순간 숨을 삼켰다.


“어디?”


“저쪽.”


친구는 방 안쪽을 턱으로 가리켰다.


나는 그쪽을 뚫어져라 바라봤다.

하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낡은 벽지, 먼지 낀 바닥, 찢어진 장판뿐이었다.


“안 보이는데?”


친구가 나를 한심하다는 듯 쳐다봤다.


“보이겠냐, 미친 새끼야.”


그 말에 나는 김이 빠졌다.

기껏 귀신이 있다는 집까지 들어왔는데, 정작 내 눈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나는 괜히 헛고생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 됐다. 나가자.”


나는 현관 쪽으로 몸을 돌렸다.


그런데 친구가 갑자기 내 앞을 막아섰다.


“잠깐.”


“왜?”


“조금 더 있다 나가자.”


“뭐?”


“기다려.”


나는 짜증이 났다.


“귀신도 안 보이는데 뭘 기다려?”


친구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잔말 말고 기다려.”


그 표정이 평소와 달랐다.

장난치는 얼굴도 아니었고, 겁을 주려는 얼굴도 아니었다. 뭔가를 살피는 사람처럼 조용히 굳어 있었다.


나는 더 이상 따지지 못하고 그 집 안에 남아 있었다.


그렇게 우리는 40분 정도를 그 흉흉한 빈집 안에서 보냈다.

딱히 할 것도 없었다. 나는 핸드폰을 꺼내 문자나 했다. 그때는 요즘 스마트폰이 아니라 녹색 액정이 들어오는 구형 폰이었다.


친구와 쓸데없는 얘기도 했다.

학교 얘기, 아는 사람 얘기, 별 의미 없는 농담 같은 것들.


하지만 이상하게도 친구는 계속 창문 쪽을 의식하고 있었다.

나는 그때도 몰랐다. 그냥 저놈이 괜히 분위기 잡는다고 생각했다.


한참 뒤, 친구가 드디어 말했다.


“이제 나가자.”


나는 어이가 없었다.


“뭐야, 이 새끼…”


우리는 빈집을 나와 계단을 내려갔다.

밖으로 나오니 이상하게 공기가 달랐다. 아까는 그냥 낡은 아파트 단지라고만 느꼈는데, 그 집에서 나오고 나니 주변이 더 조용하게 느껴졌다.


나는 투덜거리며 걸었다.


“아무것도 못 봤잖아.”


친구는 한동안 말이 없었다.


그러다 단지를 벗어날 때쯤, 친구가 입을 열었다.


“아까 그 집 창밖에 있었어.”


나는 고개를 돌렸다.


“뭐가?”


친구가 담담하게 말했다.


“그 꼬마애 엄마랑 아빠.”


순간 나는 걸음을 멈췄다.


“뭐?”


친구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계속 걸었다.


“그 어린 여자애 부모가 창밖에서 너를 엄청 노려보고 있었어.”


나는 등골이 서늘해졌다.


“진짜?”


“응.”


“왜 그걸 지금 말해?”


친구가 나를 흘끗 보더니 말했다.


“그때 말했으면 네가 좋아서 바로 나가자고 했을 거 아니야.”


나는 아무 말도 못 했다.


친구는 계속 말했다.


“근데 바로 나갔으면 걔네 부모가 오해했을 거야. 네가 자기 딸한테 무슨 짓 하려는 줄 알고.”


나는 그제야 아까 친구가 왜 나가지 못하게 막았는지 알 것 같았다.


그 빈집 안에는 어린 여자아이 귀신이 있었고, 그 집 밖에는 그 아이의 부모가 있었다.

그들은 우리가 그 집에 들어가는 걸 보고 있었다.

특히 내가 딸에게 해코지하려는 사람처럼 보였던 모양이었다.

 

3.png


친구는 일부러 시간을 끈 것이었다.

우리가 그냥 호기심으로 들어온 것뿐이고, 아무 짓도 하지 않는다는 걸 보여주려고.


친구가 마지막으로 말했다.


“귀신 만만하게 보지 마라. 잘못 붙으면 진짜 피곤해진다.”


나는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다.


그날 결국 나는 귀신을 보지 못했다.

그래서 아쉬웠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못 본 게 다행이었을지도 모른다.

#귀신 보는 친구이야기 #공포#괴담#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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