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괴담회 시즌 6 원망 | 너 때문이야. 죽음을 부르는 꿈 > 공포

본문 바로가기

공포

마이홈
쪽지
맞팔친구
팔로워
팔로잉
스크랩
TOP
DOWN


 

공포 채널

♪ MP3 45%

심야괴담회 시즌 6 원망 | 너 때문이야. 죽음을 부르는 꿈

모아사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추천 0 비추천 0 댓글 0 조회수 162 작성일 2026-06-26 12:43:42 수정일 2026-06-26 12:43:42
전문 주소 https://moasa.co.kr/horror/187

 

군 입대를 앞두고 있던 때였다.

 

심야괴담회 시즌 6 원망 너 때문이야. 죽음을 부르는 꿈.png


그때 나는 인생에서 가장 끔찍한 한 달을 보냈다.

지금도 그 시기를 떠올리면 가슴 한가운데가 서늘하게 내려앉는다.

 

1.png


한 달 사이에 장례식을 세 번이나 갔다.

처음엔 우연이라고 생각했다.

두 번째도 믿기지 않았지만, 억지로 그렇게 넘기려 했다.

하지만 세 번째가 되었을 때, 나는 더 이상 우연이라는 말을 믿을 수 없었다.


모든 일은 여자친구 현경이와 떠난 백일 기념 여행에서 시작됐다.


현경이가 말했다.


“민준아, 우리 여수 갈까?”


나는 당연히 좋다고 했다.

여수는 내가 나고 자란 곳이었다. 어릴 때부터 익숙한 동네였고, 어디가 좋은지, 어디가 조용한지, 어디를 가면 분위기가 괜찮은지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숙소도 내가 골랐다.

바닷가와 멀지 않은 펜션이었다. 사진으로 봤을 때도 괜찮아 보였고, 실제로 도착했을 때도 꽤 마음에 들었다.


현경이는 신이 난 듯 신발을 벗자마자 여기저기 둘러보기 시작했다.


“와, 집 되게 좋다. 진짜 좋다.”


나도 괜히 뿌듯했다.

백일 기념 여행이었고, 군대 가기 전 현경이와 제대로 보내는 마지막 여행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더 좋은 기억으로 남기고 싶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욕실 쪽에서 현경이의 비명소리가 들렸다.

 

 

 


나는 놀라서 달려갔다.


“왜 그래? 무슨 일이야?”


현경이는 욕실 앞에서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 있었다.

나는 그녀의 시선을 따라 욕실 안을 들여다봤다.


그 순간 나도 몸이 굳어버렸다.


욕실 거울에 시커먼 것들이 빼곡하게 붙어 있었다.

처음엔 먼지나 얼룩인 줄 알았다. 그런데 가까이서 보니 아니었다.

 

3.png


벌레 사체였다.


한두 마리가 아니었다.

수십 마리도 아니었다.

수백 마리처럼 보였다.


거울 전체에 눌어붙은 것처럼 죽은 벌레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었다.

현경이는 울 것 같은 얼굴로 나를 바라봤고, 나는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했다.


“괜찮아. 내가 치울게. 놀라지 마.”


솔직히 나도 너무 찝찝했다.

주인집에 당장 항의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하지만 오늘은 좋은 날이었다. 괜히 분위기를 망치고 싶지 않았다.


나는 욕실 안으로 들어가 벌레 사체를 닦아냈다.

거울을 닦는 동안에도 이상하게 기분이 좋지 않았다.

마치 누군가가 그 거울 안쪽에서 나를 바라보고 있는 것 같았다.

 

 


그래도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현경이를 안심시키고 싶었다.


저녁을 먹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우리는 피곤했는지 금방 잠이 들었다.


얼마나 잤을까.


한기가 느껴졌다.

몸이 으슬으슬했다.


눈을 떴을 때 방 안은 어두웠고, 창문 쪽 커튼이 희미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나는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자기 전에 분명히 창문을 닫았던 것 같았기 때문이다.


몸을 일으켜 창문을 닫으려는 순간이었다.

 

4.png


방 안 어둠 속에 여자가 서 있었다.


처음엔 헛것을 본 줄 알았다.

잠이 덜 깨서 그런 거라고 생각했다.


나는 눈을 질끈 감았다가 다시 떴다.


하지만 여자는 그대로 있었다.

 

 


얼굴은 피범벅이었다.

살점이 떨어져 나간 것처럼 얼굴의 형태가 온전하지 않았다.

젖은 머리카락이 얼굴에 들러붙어 있었고, 그 사이로 보이는 눈이 나를 똑바로 바라보고 있었다.


그 여자가 천천히 손을 들었다.


어딘가를 가리키고 있었다.

 


나는 그녀의 손끝을 따라 시선을 돌렸다.

그곳에는 처음 보는 중년 남자의 영정사진이 놓여 있었다.

7.png


나는 숨이 막혔다.


‘저 사진이 왜 여기 있지?’


그때였다.


여자가 어느새 내 앞까지 다가와 있었다.

코앞에서 썩은 냄새 같은 것이 훅 끼쳐왔다.


 

8.png

그리고 그 여자가 말했다.


“너 때문이야.”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너 때문에 다 죽는 거야.”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목소리도 나오지 않았다.


여자의 입이 찢어지듯 벌어졌다.


“내가 다 죽일 거야.”


그 순간 나는 비명을 지르며 눈을 떴다.


현경이가 놀라서 나를 흔들고 있었다.


“왜 그래? 땀을 왜 이렇게 흘려?”


나는 숨을 몰아쉬었다.

온몸이 땀으로 젖어 있었다.

 

 


“아니야. 그냥 꿈이야. 악몽 꿨어.”


그렇게 말하면서도 마음이 진정되지 않았다.

너무 생생했다.

그 여자의 얼굴, 목소리, 그리고 영정사진까지 전부 꿈이라고 하기엔 너무 또렷했다.

 

 

 


그때 현경이 휴대폰이 울렸다.


현경이는 전화를 받더니 점점 표정이 굳어갔다.


“엄마? 왜? 무슨 일이야?”


잠시 후 현경이가 울음을 터뜨렸다.


현경이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연락이었다.

갑작스러운 교통사고였다고 했다.

 

 


우리는 정신없이 짐을 챙겨 장례식장으로 향했다.


빈소에 도착해 영정사진을 보는 순간, 나는 그 자리에서 주저앉을 뻔했다.


전날 밤 꿈에서 본 바로 그 남자였다.

 

9.png


나는 현경이 아버지를 실제로 뵌 적이 없었다.

사진으로 본 적도 없었다.

그런데 꿈속 영정사진에 있던 남자가 그대로 빈소에 걸려 있었다.


그때부터 불안이 시작됐다.


꿈속의 여자가 했던 말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너 때문이야.”

“너 때문에 다 죽는 거야.”

“내가 다 죽일 거야.”


현경이 아버지의 장례를 치르고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였다.


 

 

나는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다.

같이 일하던 지선 누나와 퇴근하던 길이었다.


횡단보도 앞에서 신호를 기다리고 있는데, 반대편에서 이상한 것이 보였다.

사람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했다.


지선 누나는 내 옆에서 현경이 안부를 물었다.


“현경 씨는 좀 어때? 많이 힘들 텐데.”


나는 대답을 하면서도 반대편에서 다가오는 그것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점점 가까워졌다.

 

 


그러다 순간, 심장이 내려앉았다.


그 여자였다.


여수 펜션에서 꿈속에 나타났던 그 여자.

얼굴 살점이 떨어져 나가고, 피범벅이 된 그 여자가 도로 건너편에서 나를 보고 있었다.

 

11.png


그 여자가 입을 열었다.

 

12.png


“너 때문이야.”


나는 숨을 삼켰다.


“너 때문에 다 죽어.”


여자의 목소리가 점점 커졌다.


“너 때문이야. 너 때문이야. 너 때문이야.”


순간 눈이 번쩍 떠졌다.


또 꿈이었다.


 

 

 

나는 침대 위에서 벌떡 일어나 앉았다.

가슴이 미친 듯이 뛰고 있었다.


이번엔 지선 누나가 나왔다.

꿈속에서 그 여자가 나타났고, 지선 누나가 내 옆에 있었다.


혹시 지선 누나에게 무슨 일이 생기는 건 아닐까.


나는 곧바로 누나에게 전화를 걸었다.


“누나, 별일 없죠?”


지선 누나는 잠이 덜 깬 목소리로 웃었다.


“아침부터 무슨 일이야?”


나는 솔직하게 말했다.


“이상한 꿈을 꿨어요. 근데 누나도 나와서요. 괜히 불길해서…”


누나는 장난스럽게 말했다.


“야, 아침부터 꿈 얘기하니까 괜히 무섭잖아. 알았어. 오늘 조심할게.”


그 말을 듣고도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13.png


다음 날, 아르바이트 갈 준비를 하고 있는데 문자가 왔다.

지선 누나와 관련된 부고 문자였다.


나는 처음엔 잘못 본 줄 알았다.


문자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부고.

이지선.

본인상.


손이 떨렸다.

 

 


누나는 그날 새벽 갑자기 쓰러졌고, 발견됐을 때는 이미 숨을 거둔 상태였다고 했다.


나는 멍하니 휴대폰 화면만 바라봤다.

현경이 아버지에 이어 지선 누나까지.


꿈에 나온 사람이 죽었다.


그때부터 내 일상은 조금씩 무너졌다.

어디서 누가 죽었다는 말만 들어도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잠드는 것이 무서웠다.

꿈을 꾸는 것이 무서웠다.


며칠 뒤, 내가 일하는 카페에 친구들이 찾아왔다.


내 군 입대를 앞두고 친구들과 여행을 가기로 했던 약속이 있었다.

두 달 전부터 잡아둔 일정이었다.


친구 하나가 말했다.

 

 


“민준아, 텐트 네가 챙길 거지?”


나는 순간 멍해졌다.


“무슨 텐트?”


친구들이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


“야, 너 군대 가기 전에 우리 놀러 가기로 했잖아. 내일.”


그제야 기억이 났다.

하지만 나는 도저히 갈 수 없었다.


“미안한데… 나 요즘 안 좋은 일이 좀 있어서. 다음에 가자.”


친구들은 처음엔 의아해했지만, 내가 심각한 표정으로 말하자 더 이상 캐묻지 않았다.

그들은 알겠다고 했다.

 

 

 


나는 정말로 여행이 취소된 줄 알았다.


그런데 다음 날, 깜빡 잠이 들었다가 전화벨 소리에 눈을 떴다.

친구에게 영상통화가 걸려왔다.


전화를 받자 친구들이 신나게 떠드는 모습이 보였다.


“야, 김민준! 잤냐?”


나는 순간 화가 치밀었다.

 

14.png


“야, 내가 가지 말자고 했잖아.”


친구는 대수롭지 않게 웃었다.


“뭘 그렇게까지 화를 내냐. 숙소 환불도 안 되는데. 그냥 우리끼리 왔지.”


화면 속 친구들은 텐트를 치고 있었다.

다들 웃고 떠들고 있었다.


나는 불안했다.


이상하게 가슴이 답답했다.


그때 화면 너머로 바람 소리가 거칠게 들렸다.

누군가가 소리쳤다.


“야, 이거 왜 설치가 안 되냐?”


친구들이 웃으며 장난을 치고 있었다.


그 순간,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너 때문이야.”


나는 얼어붙었다.

 

15.png


화면 속 친구들 뒤쪽에 그 여자가 서 있었다.

피범벅이 된 얼굴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내가 죽일 거야.”


나는 소리를 질렀다.


“안 돼! 안 돼!”


그리고 눈을 떴다.


또 꿈이었다.


나는 미친 사람처럼 친구들에게 전화를 걸었다.

한 명, 두 명, 세 명, 네 명.


아무도 받지 않았다.

 

 

 


그날 친구들은 내가 가지 말자고 했던 여행을 결국 갔고, 돌아오는 길에 커브길에서 사고가 났다고 했다.

차가 크게 사고를 당했고, 내 절친 네 명은 모두 세상을 떠났다.


나는 완전히 무너졌다.


현경이 아버지.

지선 누나.

그리고 친구 네 명.


모두 내가 꿈에서 본 뒤 죽었다.

 

 


나는 더 이상 잠을 잘 수 없었다.

내가 잠들면 누군가 또 죽을 것 같았다.

꿈속 여자가 또 나타나서 누군가를 지목할 것 같았다.

 

 

 


며칠을 버텼다.


눈을 감는 것조차 무서웠다.

커피를 마시고, 찬물로 세수를 하고, 밤새 방 안을 서성거렸다.


하지만 사람은 결국 잠을 이기지 못했다.


언제 잠들었는지도 모르게 나는 선잠에 빠졌다.


그리고 또 그 여자가 나타났다.


“너 때문이야.”


이번엔 끝없이 반복했다.

 

 

 


“너 때문이라고.”

“너 때문에 다 죽는 거야.”

“내가 다 죽일 거야.”

“죽어.”

“죽으라니까.”

“너 때문이야.”


나는 꿈속에서 울부짖었다.


“내가 뭘 잘못했는데? 대체 뭐가 나 때문인데?”


여자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피로 젖은 얼굴로 나를 바라보며 웃었다.


나는 이러다 정말 미쳐버릴 것 같았다.

 

 

 


결국 무속인을 찾아갔다.


그곳에 들어가자마자 무속인은 나를 보더니 얼굴을 굳혔다.


“왜 이제야 왔어?”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무속인은 마치 다른 목소리를 내듯 말했다.


“왜 이제야 왔냐고. 도와달라고 했잖아. 내가 도와달라고 했잖아.”


순간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무속인은 말했다.

 

 

 


나를 간절히 원망하는 사람이 있다고 했다.

살아 있을 때 내 도움이 절실했던 사람이라고 했다.

그런데 내가 그 부탁을 외면했고, 그 사람은 그걸 잊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나는 그 말을 듣는 순간, 잊고 있던 전화 한 통을 떠올렸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로 올라온 뒤 연락이 뜸해진 첫사랑, 은수에게서 걸려온 전화였다.


그날 나는 아르바이트 중이었다.

바쁘고 정신이 없었다.


전화기 너머 은수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17.png


“민준아… 민준아 맞지?”


나는 놀라서 물었다.

 

 

 


“은수야? 무슨 일이야?”


은수는 울먹이며 말했다.


“나 좀 도와줄 수 있어? 제발… 제발 한 번만 도와줘.”


하지만 나는 그때 일을 하고 있었다.

주문이 밀려 있었고, 사장님 눈치도 보였다.

 

 

 


나는 미안하다고 했다.

조금 있다가 다시 전화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전화를 끊었다.


아르바이트가 끝난 뒤 다시 은수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몇 번을 걸어도 받지 않았다.

 

 


그 뒤로 은수와 연락이 끊겼다.


나는 그 일을 잊고 살았다.

아니, 잊으려고 했던 것 같다.


무속인의 말을 들은 뒤 나는 은수의 소식을 수소문했다.

그리고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다.

 

 


은수의 아버지 사업이 크게 실패했고, 집안 형편이 엉망이 됐다고 했다.

돈을 벌기 위해 은수는 좋지 않은 곳까지 들어가게 됐다고 했다.

그곳에서 돈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거의 갇히다시피 지냈다고 했다.

 

 

 


그러다 겨우 몰래 빠져나왔다고 했다.

도망치던 중 오토바이 사고를 당했고, 그대로 세상을 떠났다고 했다.


얼굴 형태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심한 사고였다고 했다.


그제야 꿈속의 여자가 왜 그런 얼굴을 하고 있었는지 알 것 같았다.


피범벅이 된 얼굴.

살점이 떨어져 나간 모습.

나를 알아보면서도, 내가 그녀를 알아보지 못했던 그 눈빛.


그 여자는 은수였다.

 

 


은수는 마지막으로 나에게 도와달라고 했었다.

나는 그 전화를 끊었다.

물론 일부러 외면하려던 것은 아니었다.

정말 나중에 다시 연락하려고 했다.


하지만 은수에게 그 ‘나중’은 없었다.


내가 끊은 전화가 은수에게는 마지막 희망이었을지도 모른다.

 

 


은수는 나를 원망했던 걸까.

도와달라는 부탁을 외면한 나를.

죽은 뒤 꿈에 나타났는데도 알아보지 못한 나를.

그리고 아무 일 없다는 듯 살아가던 나를.


나는 그날 이후 은수의 명복을 빌었다.

매일 후회했다.

 

 


하지만 이상한 일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친구들이 죽고 난 뒤, 나는 일대를 했다.

정신이 온전하지 않았다.

잠도 못 자고, 밥도 제대로 먹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할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었다.


할머니는 평소 크게 아픈 곳도 없으셨다.

그런데 스스로 안 좋은 선택을 하셨다고 했다.


그 말은 내게 또 다른 충격이었다.

 

 


나 때문에 또 누군가 죽은 것 같았다.

이번엔 내 가족이었다.


나중에 무속인은 이런 말을 했다.


“네 할머니가 도와주고 계셨어.”


그 말을 듣고 나는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혹시 할머니가 모든 걸 안고 가신 건 아닐까.

손자인 나를 지키려고, 은수의 원망을 대신 막아주신 건 아닐까.

 

 

 


할머니가 돌아가신 뒤로는 더 이상 그런 악몽을 꾸지 않았다.

은수가 꿈에 나타난 적도 없었다.

누군가가 죽을 거라는 예고 같은 꿈도 더 이상 없었다.


그래서 나는 지금도 생각한다.


할머니가 나를 살려주신 거라고.

나를 대신해서 그 원망을 안고 가신 거라고.


나는 지금 한 가정의 가장이 되어 살아가고 있다.

겉으로 보기엔 평범하게 사는 것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가끔 밤이 깊어지면, 그때의 목소리가 다시 귓가에 맴돈다.


“너 때문이야.”


나는 은수를 잊지 못한다.

그 마지막 전화를 잊지 못한다.

 

 


그때 내가 전화를 끊지 않았다면.

조금만 더 이야기를 들어줬다면.

그녀가 어디 있는지 물어봤다면.

바로 달려갔다면.


그랬다면 모든 것이 달라졌을까.


나는 아직도 그 답을 모른다.


다만 한 가지는 안다.

 

 

 


사람의 원망은 정말 무섭다.

죽음보다 더 깊고, 꿈보다 더 끈질기고, 시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는 것이 원망이었다.


 

그리고 나는 평생 그 원망을 기억하며 살아갈 것이다.

#심야괴담회 시즌 원망 #심야괴담회 시즌 원망#심야괴담회#시즌#원망#때문이야#죽음을#부르는
댓글 참여 0

후원하기

사이트 운영에 도움이 됩니다.

복사되었습니다.
게시판 전체검색
상담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