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6 その1 sage 2008/01/17(木) 21:36:23 ID:U3a23e/90
이건 내가 14살 때 겪은 이야기다.
겨울방학 때, N현에 있는 삼촌의 별장에 놀러 가게 됐다. 삼촌이라고 해도 당시에는 아직 30대였다.
원래는 여자친구와 함께 가고 싶었던 모양인데, 최근에 헤어지는 바람에 나를 데려가기로 한 듯했다. 어릴 때부터 삼촌과는 사이가 좋았기 때문에, 나는 기쁜 마음으로 따라가기로 했다.
삼촌도 나와 같은 동네에 살고 있었다. 이른 아침, 삼촌이 차로 우리 집까지 데리러 왔고, 우리는 그대로 출발했다.
삼촌은 꽤 멋을 아는 사람이었다. 예전부터 여러 가지 놀이, 아웃도어, 음악 같은 걸 알려줬고, 나는 그런 삼촌을 존경하고 있었다.
차로 편도 8시간이나 걸리는 긴 여행이었지만, 차 안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음악을 듣고, 중간중간 쉬면서 다른 곳에 들르기도 해서 정말 즐거웠다.
마침내 목적지 근처에 도착했다. 우리는 슈퍼에서 저녁 식재료를 샀다. 그리고 꽤 험한 산길을 올라 별장으로 향했다.
별장은 그리 크지는 않았지만, 나무로 지어진 세련된 로지였다. 숨겨진 아지트 같은 느낌이 있었다.
조금 아래쪽 땅에는 다른 별장 두세 채가 보였다. 하지만 사람은 와 있지 않은 것 같았다.
저녁은 마당에서 바비큐였다. 그냥 평범하게 싼 고기였지만, 역시 숯불에 구워 먹으니 맛있게 느껴졌다. 곱창이나 해산물, 채소도 구웠고, 정말 배가 터질 만큼 먹었다. 흰밥도 반합으로 지었는데, 최고의 저녁이었다.

식사 후에는 벽난로가 있는 방으로 가서 TV를 보거나, 플레이스테이션, 슈퍼패미컴, 패미컴으로 놀았다.
야한 비디오 같은 것도 보여줬는데, 당시 나는 동정이었기 때문에 꽤 충격을 받았다.
심야가 되자 무서운 이야기로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삼촌은 이런 쪽에도 능숙해서, 정말 무서웠다. 기회가 있으면 그때 들은 이야기도 쓰고 싶다.
그때 문득, 삼촌이 무언가 떠올랐다는 듯이 중얼거렸다.
“뒤산에는 절대 들어가지 마라.”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곳은 현지 사람들도 거의 들어가지 않는 산이라고 했다. 송이버섯 같은 것이 난다고는 하지만 말이다.
관계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근처 별장의 사장도 예전에 그 뒤산에서 목을 매달아 죽었다고 했다.
그런 기분 나쁜 이야기를 들으면 절대 들어갈 리 없잖아.
그때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렇게 새벽 5시쯤까지 실컷 놀고 나서야, 우리는 각자 잠들기로 했다.
방 안으로 들어오는 햇빛 때문에 눈이 떠졌다.
시간은 이미 12시가 넘은 뒤였다. 목이 말라 1층으로 물을 마시러 내려갔다.
도중에 삼촌 방을 들여다보니, 삼촌은 코를 골며 아직 자고 있었다.
춥기는 했지만 정말 기분 좋은 아침이었다. 역시 산의 공기는 도시와 전혀 달랐다.
나는 내 방으로 돌아가 베란다로 나갔다. 그리고 의자에 앉았다.
풍경은 마침 뒤산 쪽을 향하고 있었다.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한 산처럼 보였다.
그때 문득, 방 안에 망원경이 있다는 게 떠올랐다. 자연 풍경을 보고 싶어진 나는 망원경을 베란다로 가져왔다.
성능도 좋고 비싼 물건답게, 정말 먼 풍경도 선명하게 보였다.

마을은 아득히 멀리 보였지만, 주변 산은 나무에 앉아 있는 새까지 보일 정도였다. 나는 감탄했다.
30분 정도 정신없이 들여다보고 있었을까.
마침 뒤산의 나무들을 보고 있던 중, 시야 안에 움직이는 것이 들어왔다.
사람?
그렇게 보였다.
등이 보였다. 머리는 반들반들했다. 온몸을 계속 흔들고 있었다.
현지 사람인가?
춤을 추는 건가?
손에는 낫을 들고 있었다.



하지만 이상한 점은, 한겨울인데도 완전히 벌거벗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런 축제라도 있는 건가?
하지만 보이는 건 한 명뿐이었다.
머릿속이 혼란스러워졌다. 여러 생각이 떠올랐다.
그것은 등을 이쪽으로 향하고 있었기 때문에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그 움직임을 보고, 어째서인지 나는 산카이주쿠를 떠올렸다.
‘더 이상 보면 안 된다.’
본능적으로 그렇게 느꼈다.
사람이긴 하겠지만, 뭔가 이상한 사람일 것이다. 기분 나빴다.
하지만 호기심이 이기고 말았다.
나는 망원경의 줌을 최대치로 올렸다.
반들반들한 뒤통수. 색은 하얬다.
소름이 돋은 그 순간, 그것이 춤을 추면서 천천히 뒤돌아봤다.
아마도 사람이라고 할 수 있는 얼굴 형태는 하고 있었다. 코도 있고 입도 있었다.
하지만 눈썹이 없었다.
그리고 눈이 미간 한가운데에 하나만 붙어 있었다.
세로로.
몸이 떨렸다.
하나뿐인 눈.
기형의 위험한 사람.
그것과 망원경 렌즈 너머로 눈이 마주쳤다.
입이 비뚤어져 있었다.
웃고 있었다.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눈이 마주친 순간, 나는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어쨌든 죽고 싶었다.
비정상적일 정도의 우울감 같은 감정이 밀려왔다.
죽고 싶다.
죽고 싶다.
반쯤 미친 상태로 방 안을 뛰어다니고 있자, 삼촌이 뛰어 들어왔다.
“왜 그래!?”
“괴물!”
“뭐?”
“망원경! 뒤산!”
삼촌이 망원경을 들여다봤다.
“~~~~~~읏!”

삼촌은 말도 되지 않는 신음소리를 내며 머리를 감싸 쥐었다.
콧물을 흘리며 울고 있었다.
조금 전보다 겨우 진정된 내가 물었다.
“저거 뭐야!”
“○○코… ○○코…”
삼촌은 헤어진 여자친구의 이름을 부르며 흐느껴 울었다.
이건 정말 위험하다고 생각한 나는, 태어나 처음으로 사람 얼굴을 손바닥으로 세게 때렸다.
삼촌의 몸이 잘게 떨렸다.
10초, 20초.
삼촌이 나를 바라봤다.
“사시.”
“사시?”
“잘 들어. 내 방 책상 서랍에 선글라스가 있다. 네 것도 있으니까 가져와.”
“왜……”
“됐으니까 가져와!”
나는 시키는 대로 선글라스를 가져와 삼촌에게 건넸다.
삼촌은 떨리는 손으로 선글라스를 쓰고 다시 망원경을 들여다봤다.
한동안 망원경을 움직였다.
“윽.”
삼촌이 신음하더니 나를 손짓으로 불렀다.
“선글라스 쓰고 봐봐.”
나는 겁에 질린 채 선글라스를 쓰고 망원경을 들여다봤다.

선글라스 너머라 흐릿했지만, 나무들 사이에 있는 그것과 눈이 마주쳤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불안감이 다시 엄습했다. 하지만 아까만큼은 아니었다.
그래도 심장 박동은 비정상적으로 빨랐다.
아니, 그것보다 문제는 위치였다.
아까 있던 장소가 아니었다.
그것은 흐느적흐느적 이상한 춤 같은 움직임을 하면서 이동하고 있었다.
시선만은 똑바로 이쪽을 향한 채.
산을 내려오고 있었다.
설마 이쪽으로 오고 있는 건가?
“○○, 너 오줌 나올 것 같냐?”
“뭐? 이런 때에 무슨……”
“나올 것 같으면 식당에 빈 페트병 있으니까 거기에 오줌 담아 와.”
그 말을 하고 삼촌은 1층으로 내려갔다.
이런 상황에서 나올 리가 없어서 멍하니 서 있었더니, 몇 분 뒤 삼촌이 노란 오줌이 든 페트병을 들고 돌아왔다.
“마려워지면 이 안에 넣어.”
그렇게 말하며 삼촌은 또 하나의 빈 페트병을 내밀었다.
“아니, 그러니까 저게 뭔데?”
“산에 있는 것… 산의 아이… 모르겠다. 다만 내가 어릴 때 아버지와 산에 캠핑을 자주 갔거든. 물론 저 뒤산은 아니고. 산에서는 별별 이상한 일이 일어나니까.
밤에 텐트 밖에서 사람 말소리가 들리는데, 나가 보면 아무도 없는 일도 있었다. 그럴 때 오줌 같은 걸 뿌리면 신기하게도 뚝 멈추곤 했어.”
삼촌은 그렇게 말하고 다시 망원경을 들여다봤다.
“그윽.”
괴로운 듯 신음하면서도 그것을 관찰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저놈 말이야. 시속 몇 킬로미터인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천천히 천천히 움직이고 있어. 중간에 안 보이게 됐지만… 틀림없이 이 로지로 오고 있는 것 같다.”
“그럼 빨리 차 타고 돌아가자.”
“아마 소용없을 거다. 저놈의 관심을 우리에게서 돌리지 않는 한… 아마 어디까지든 쫓아올 거야. 이건 일종의 저주다. 사악한 시선이라고 쓰고 사시라고 읽는다.”
“아까 말한 그거구나… 그런데 왜 그렇게 자세히 알아?”
“내가 일 때문에 북유럽의 어떤 도시에 잠시 머물렀을 때… 아니, 우리가 살아남으면 이야기해줄게.”
“살아남으면이라니… 저놈이 올 때까지 여기 있으려고?”
“아니. 맞서 싸우는 거다.”
나는 절대 이곳에 틀어박혀 있는 편이 낫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삼촌의 생각은 달랐다.
저것이 로지까지 오기 전에 어떻게든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저렇게 무서운 놈에게 갈 바에는 차라리 도망치는 게 낫다고 생각했지만, 삼촌은 예전부터 언제나 믿음직한 사람이었다.
나는 삼촌을 존경했고, 따르기로 했다.
우리는 각자 선글라스, 페트병, 가벼운 식량이 든 배낭, 손에 들 수 있는 쌍안경, 나무 배트, 손전등 등을 챙기고 뒤산으로 들어갔다.
어두워지기 전에 어떻게든 하자는 게 삼촌의 생각이었다.
과연 그것의 시선을 견딜 수 있을까?
망원경 너머가 아니라, 선글라스가 있다고 해도 가까이서 그것을 견딜 수 있을까?
온갖 불안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뒤산이라고 해도 꽤 넓었다.
우리는 쌍안경을 사용하며 그것을 찾아다녔다.
삼촌 말로는, 그것은 우리를 목표로 이동하고 있을 테니 언젠가는 마주치게 될 거라는 생각이었다.
너무 깊이 들어갔다가 해가 지면 위험했기 때문에, 로지에서 500미터 정도 나아간 약간 트인 장소에서 매복하기로 했다.
“관심만 돌리면 돼. 관심만……”
“어떻게?”
“내 생각에는 우선 어떻게든 저놈에게 가까이 가야 한다. 하지만 절대로 똑바로 보면 안 돼. 비스듬히 봐라. 무슨 말인지 알겠지? 눈길을 피하고, 시야 바깥으로 위치를 파악해.
그리고 모아둔 오줌을 끼얹는다. 그래도 안 되면… 잘 들어라. 진지하게 하는 말이다. 우리 물건을 보여준다.”
“뭐?”
“사시는 더러운 것을 싫어해. 똥오줌이나 성기 같은 것 말이야. 그러니까 죽일 수는 없어도, 그것으로 저놈을 쫓아낼 수 있다면 우리는 살 수 있을 거다.”
“그래도 안 되면?”
“도망쳐야지. 곧장 차로.”
나와 삼촌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공포와 불안 속에서 바위 위에 가만히 앉아 기다렸다.
쌍안경을 번갈아 보면서.
시간은 4시를 넘기고 있었다.
“형, 일어나.”
내가 10살 때 사고로 죽은, 한 살 아래 남동생의 목소리가 들렸다.
“형, 일어나. 학교 지각해.”
시끄러워.
3분만 더 자게 해줘.
“형, 안 일어나면 죽어버린다고!”
나는 번쩍 정신이 들었다.
잠들었다고?
말도 안 된다.
그 공포와 긴장감 속에서?
재워진 건가?
옆의 삼촌을 봤다.
자고 있었다.
나는 급히 삼촌을 깨웠다. 삼촌은 벌떡 일어났다.
손목시계를 봤다.
5시 반.
주변은 거의 어둠에 잠기려 하고 있었다.
식은땀이 흘렀다.
“○○, 들리냐?”
“어?”
“소리… 노래?”
신경을 집중해 귀를 기울이자, 오른쪽 앞 몇 미터쯤 되는 수풀에서 소리가 들렸다.
점점 이쪽으로 가까워지고 있었다.
민요 같은 가락이었다. 무슨 말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기분 나쁘게 높은 목소리였다.
공포 때문에 머리가 이상해질 것 같았다.
그 목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세상 모든 것이 싫어졌다.
“잘 들어! 발밑만 비춰!”
삼촌이 외쳤다.
나는 그것이 나오려는 수풀 아래쪽을 손전등으로 비췄다.

발이 보였다.
털 하나 없이 이상하게 하얬다.
그것은 온몸을 비틀거리며 가까이 다가오고 있었다.
그 노래는 정말로 기괴했다.
순간, 내 사고가 끊겼다.
“아아악!”
“히익!”
그것이 허리를 낮추더니 네 발로 기었다.

그리고 발을 비추던 손전등 빛의 위치로 얼굴을 가져왔다.
똑바로 보고 말았다.
낮과 같은 감정이 밀려왔다.
죽고 싶다.
죽고 싶다.
죽고 싶다.
이런 얼굴을 보느니 죽는 게 낫다.
삼촌도 페트병을 엎어버리고, 엉엉 울고 있었다.
떨어진 손전등이 그것의 몸을 비췄다.
그것은 뜻 모를 끔찍한 노래를 부르며, 네 발로 갓 태어난 망아지 같은 움직임을 하며 다가왔다.
오른손에는 녹슨 낫을 들고 있었다.
차라리 혀를 깨물고 죽어버릴까 생각한 그 순간이었다.
“따르르르르릉.”
삼촌의 휴대폰이 울렸다.
울고 있던 삼촌은 어째서인지 멍한 상태가 되더니, 패딩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 바라봤다.
이런 때에 뭐 하는 거야.
이제 곧 죽을 텐데.
나는 어둑한 빛 속에서 멍하니 삼촌을 바라봤다.
휴대폰은 아직 울리고 있었다.
따르르릉.
삼촌은 휴대폰을 바라본 채였다.
그것이 내 쪽으로 왔다.
나는 공포로 오줌을 지리고 있었다.
죽는다.
그때 삼촌이 엄청난 포효를 내지르며, 땅에 떨어진 손전등을 집어 들었다.
그리고 재빨리 내 쪽으로 달려와, 내 페트병을 손에 들었다.
“이쪽 보지 마! 내가 저놈 얼굴을 비출 테니까 눈 감아!”
나는 정신없이 땅을 굴렀다.
선글라스도 벗겨졌고, 머리를 감싸 쥐고 눈을 감았다.
여기서부터는 나중에 삼촌에게 들은 이야기다.
먼저 그것의 얼굴을 비추고, 시야 바깥으로 위치를 파악한다.
조금 더러운 이야기지만, 내 페트병에 입을 대고 오줌을 입에 머금었다.
손전등으로 그것의 얼굴을 비춘 채, 몸을 낮추고, 그것의 얼굴에 오줌을 뿜는 순간 눈을 감았다.
안개처럼 뿜었다.
그것이 말의 울음소리 같은 비명을 질렀다.
다시 입에 머금고 뿜었다.
또 뿜었다.
그것의 눈에.
눈에.
아까보다 한층 더 높은 비명이 들렸다.
하지만 아직 거기에 있었다.
초조해진 삼촌은 바지와 속옷까지 벗고, 자기 가랑이를 손전등으로 비췄다고 한다.
아마 그것은 그것을 봤을 것이다.
말은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엄청난 저주 같은 원망의 말을 토해내더니 휙 등을 돌렸다.
나는 그때부터 고개를 들고 있었다.
삼촌의 손전등이 그것의 등을 비추고 있었다.
무엇이 가장 무서웠냐면, 그것은 물러날 때조차 기분 나쁜 노래를 부르고, 몸을 비틀며, 천천히 천천히 이동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마치 지팡이를 짚은 노인의 걸음 속도처럼.
우리들은 그것이 보이지 않게 될 때까지 계속 손전등으로 등을 비추며 바라봤다.
언제 뒤돌아볼지 모른다는 공포를 견디면서.
영원처럼 느껴지는 고통과 공포의 시간이 지나고, 이윽고 그것의 모습은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우리는 로지로 돌아갈 때까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묵묵히 걸었다.
안으로 들어가자 삼촌은 모든 문이 잠겼는지 확인하고 커피를 끓였다.
커피를 마시며, 겨우 입을 열었다.
“그걸로 삼촌이 말한 관심이 다른 데로 간 거야?”
“음… 아마도. 솔직히 그때 내 물건은 처참할 정도로 오그라들어 있었지만.”
삼촌은 쓴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잠시 뒤, 사시에 대해 조금씩 이야기해주기 시작했다.
삼촌은 일 때문에 배를 타고 해외에 나가는 일이 많았다.
자세한 일은 말할 수 없지만, 이른바 기술자였다.
삼촌이 북유럽의 어느 도시에 머무르던 어느 날이었다.
현지에서 친해진, 통역도 가능한 기술자 동료 남자가 재미있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했다.
삼촌은 사람이 없는 골목으로 끌려갔다.
스트립 같은 것인가 싶었는데, 골목 뒤편의 지저분하고 작은 집으로 안내되었다.
삼촌은 안으로 들어가고 놀랐다.
겉보기에는 초라했지만, 집 안은 완전히 달랐다.
한눈에 고급품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 융단.
항아리.
귀금속 같은 것들.
좋은 향 냄새도 풍기고 있었다.
영문을 모른 채 삼촌이 주변을 둘러보고 있자, 안쪽 작은 방으로 안내되었다.
그곳에는 촛불이 켜진 가운데, 겉보기에는 60대 정도의 남자가 앉아 있었다.
하지만 이상한 점은, 밤이고 집 안인데도 선글라스를 쓰고 있었다는 것이다.
현지 남자에 따르면, 그는 “사시”의 소유자라고 했다.
사시란 세계 여러 지역에 퍼져 있는 민간전승이자 미신 중 하나로, 악의를 품고 상대를 노려보는 것만으로 피해자에게 저주를 걸 수 있다고 한다.
이블 아이, 사악한 눈, 마안이라고도 불린다.
사시의 힘에 따라서는 사람이 병에 걸려 쇠약해지고, 결국 죽음에 이르는 일도 있다고 한다.
삼촌은 장난 반쯤으로 설명을 듣고 있었다.
이 남자도 그런 기묘한 마술사나 손재주꾼 같은 부류일 거라고 생각했다.
앉아 있던 남자가 현지 남자에게 귓속말을 했다.
현지 남자는 말했다.
“믿지 않는 것 같으니, 조금만 힘을 체험하게 해주겠답니다.”
삼촌은 그것도 재미있는 경험이라고 생각해 승낙했다.
남자가 다시 현지 남자에게 귓속말을 했다.
현지 남자가 말했다.
“지금부터 당신을 묶겠습니다. 오해하지 마십시오. 그만큼 그의 힘이 강하기 때문입니다. 당신은 날뛰게 될 겁니다. 그는 아주 잠깐, 자신의 눈으로 당신의 눈을 바라볼 뿐입니다. 하는 일은 그것뿐입니다.”
삼촌은 아마 눈에 무서워 보이는 장치라도 해놓은 것이겠거니 생각했다고 한다.
정말 눈이 흉하게 망가져 있을 수도 있고, 컬러렌즈일 수도 있었다.
혹은 향에 환각제 같은 효과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묶이는 것은 꺼림칙했지만, 현지 친구가 정말 믿을 만한 사람이었기 때문에 응했다.
의자에 묶인 삼촌에게 남자가 다가왔다.
친구는 뒤돌아 있었다.
남자는 조용히 선글라스를 벗었다.
그리고 삼촌을 내려다봤다.
“정말로 말이야. 오늘 그놈을 봤을 때와 똑같이 됐어.”
삼촌은 커피잔을 테이블에 내려놓으며 중얼거렸다.
“보는 순간 죽고 싶어져. 눈동자는 아무렇지도 않은 평범한 눈동자인데 말이야. 어쨌든 세상 모든 것이 싫어진다. 바라본 건 겨우 1~2초 정도였지만. 암시라든가, 최면이라든가, 그런 수준의 이야기가 아니었다고 생각해.”
친구가 말하기를, 그 사시의 남자는 돈만 충분히 받으면 살인도 한다고 했다.
현지 마피아들의 항쟁에도 이용되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삼촌이 귀국하기 약 1주일 전, 그 사시의 남자가 죽었다고 한다.
자기가 속한 조직의 체면을 망가뜨리는 일을 했기 때문에 말살당했다는 것이다.
그 남자는 매춘굴에서 의자에 묶인 채 죽어 있었다.
바닥에는 똥오줌이 흩뿌려져 있었다고 한다.
남자는 엄청난 힘으로 밧줄을 끊고, 자신의 두 눈알을 파내고 죽어 있었다고 했다.
“아까도 말했듯이, 사시는 부정한 것을 싫어해. 오물에 뒤덮인 채 스트립이나 성행위라도 강제로 보게 된 걸지도 모르지.”
나는 한마디도 할 기력이 없이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아까 그 괴물도 사시를 가진 존재였던 걸까.
내 생각을 읽은 듯이 삼촌은 말을 이었다.
“저놈이 정말 괴물이었는지, 아니면 그런 식으로 길러진 인간이었는지는 모르겠다. 다만 도망치기만 해서는 안 될 것 같았어. 그래서 죽을 각오로 맞섰다.
갓파도 인간의 침을 싫어한다고 하잖아. 의외로 불경이나 부적보다, 인간의 몸에서 나오는 것들이 저런 존재에게 더 효과가 있을지도 몰라.”
나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동생의 꿈을 떠올렸다.
그리고 말했다.
동생이 도와준 게 아닐까 하고.
나는 울고 있었다.
삼촌은 진지하게 듣고 있었다.
1분 정도 아무 말도 하지 않더니, 이윽고 입을 열었다.
“그럴 수도 있겠지. ○○는 너보다 야무진 아이였으니까.
내 휴대폰 울린 거 기억하지? 그거 말이야, 헤어진 여자친구한테서 온 전화였어.
그런데 이 산 주변에서는 휴대폰이 터질 리가 없어.
봐라. 지금도 안테나가 하나도 안 서 있잖아?
그러니까 그런 일도 있을 수 있겠지.
지금 당장 산을 내려가서 돌아가자.
이 로지도 팔아버릴 거야.
빨리 그녀에게도 전화하고 싶고.”
삼촌은 쑥스러운 듯 웃더니, 커피를 다 마시고 자리에서 일어났다.